▲ 두산 베어스 함덕주 ⓒ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잠실, 김민경 기자] 두산 베어스는 3시즌 연속 시즌 도중 클로저를 교체했다. 

김태형 두산 감독은 30일 잠실 삼성 라이온즈전에 앞서 당분간 함덕주 대신 권혁을 마무리 투수로 기용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함덕주가 최근 마운드에서 자신감을 잃어 더는 힘내라고 위로하며 몰아붙이기 힘든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페이스가 괜찮은 베테랑 좌완 권혁의 경험을 믿고 결단을 내렸다.

함덕주는 마무리 투수로서 2번째 시즌을 맞이하면서 의욕이 대단했다. 지난해 구단 좌완 역대 최다인 27세이브를 챙기자 올해는 30세이브를 목표로 구슬땀을 흘렸다. 함덕주는 올 시즌 24경기에서 세이브 15개를 챙기면서 목표의 절반을 채웠다.

그러나 최근 페이스가 주춤했다. 지난 16일 2군행 통보를 받기 전 2경기에서 4타자를 상대하면서 아웃카운트를 하나도 잡지 못했다. 열흘을 채우고 1군에 복귀한 함덕주는 26일 한화전 1⅓이닝 무실점, 28일 삼성전 1이닝 무실점을 기록하며 2경기 연속 세이브를 챙겼다. 페이스를 되찾았나 싶었는데, 29일 삼성전은 ⅓이닝 2실점(1자책점)으로 흔들리며 블론 세이브를 기록했다.

한 번 더 믿고 갈 수도 있었다. 하지만 마운드 위에서 최근 함덕주가 보여준 자신감 없는 표정이 김 감독을 움직였다. 김 감독은 "공 자체는 괜찮은데 심리적인 게 크다. 앞으로 아웃카운트 부담을 덜 주려 한다"며 선수를 배려한 결정이었다고 밝혔다. 

김 감독은 권혁을 마무리 투수로 지목하면서 '당분간'이라는 수식어를 붙였다. 함덕주가 셋업맨으로 다시 안정감을 보여주면 언제든 30세이브 도전을 이어 갈 수 있다는 뜻이었다.

앞선 2시즌은 내려놓은 마무리 보직을 되찾은 선수가 없었다. 2017년은 이용찬에서 김강률로 바뀌었다. 이용찬은 그해 68경기에서 71⅔이닝을 던지면서 22세이브를 챙기는동안 평균자책점 4.40에 그쳤다. 김강률은 후반기에 페이스를 끌어올리며 추격조에서 필승조로 자리를 옮겼고, 끝내 마무리 보직까지 꿰찼다. 후반기 34경기 5승 7세이브 44⅓이닝 평균자책점 1.42로 맹활약했다. 

이용찬은 마무리 보직을 김강률에게 내준 뒤 선택의 기로에 섰다. 2018년 시즌을 앞두고 선발 전환 제안을 받았다. 물러설 곳이 없던 이용찬은 6시즌 만에 선발 복귀를 결정하고 착실히 준비했다. 지난해 25경기 15승 3패 144이닝 평균자책점 3.63으로 호투하며 단숨에 국내 에이스로 자리를 잡았다. 이용찬은 지난 설움을 잊고 선발로 자리를 굳히고 있다.

김강률은 지난 시즌 초반까지 마무리로 활약하다 6세이브를 끝으로 함덕주에게 보직을 넘겨줬다. 전반기 38경기 41⅓이닝 평균자책점이 5.23으로 안정감이 떨어져 어쩔 수 없는 변화였다. 김강률은 후반기부터 필승조로 활약하다 한국시리즈를 앞두고 아킬레스건을 다쳐 지금까지 재활하고 있다. 조만간 2군에서 경기를 뛰고 7월에는 1군에 합류하길 기대하고 있다.      

이용찬과 김강률은 되찾지 못한 마무리 보직을 함덕주는 다시 꿰찰 수 있을까. 김 감독은 일단 함덕주가 심리적 안정을 찾을 때까지 지켜보겠다고 했다. 함덕주가 마무리로 돌아올 준비가 될 때까지 권혁이 버텨주길 바랄 뿐이다. 7월에 김강률이 가세할 때까지 안정을 찾지 못하면 또 한번 변화의 바람이 불지도 모른다.

스포티비뉴스=잠실, 김민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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