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8년 홈런 더비 우승자 브라이스 하퍼.
[스포티비뉴스=신원철 기자] 9일(한국 시간) 열릴 메이저리그 올스타 홈런 더비에는 홈런왕이 없다. 31개로 홈런 선두인 크리스티안 옐리치(밀워키)가 등 통증으로 빠졌다. 

그런데 부상이 아니라 다른 이유로 홈런 더비 참가를 주저하는 홈런 타자들이 적지 않다. 이른바 '홈런 더비의 저주'를 두려워해서다. 그들은 홈런 더비에 참가하고 나면 스윙이 무너져 후반기를 망칠까봐 두려워한다. 

아담 존스(샌프란시스코)는 미국 디애슬레틱과 인터뷰에서 홈런 더비와 경기 전 타격 훈련에서 하는 스윙이 전혀 다르다고 말했다. 

"홈런 더비에 나가면 200번은 스윙해야 하잖아. 그런데 보통 경기 전 타격 훈련 때는 한 라운드에 딱 6번만 친다고. 결과는 생각하지 않고 '좋은 스윙'에 중점을 두고 말야."

그런데 디애슬레틱 이노 사리스 기자는 "후반기 홈런 페이스가 주춤한 것만으로 홈런 더비의 저주가 실존한다고 볼 수 없다"고 주장했다. 

▲ 2017년 홈런 더비 우승자 애런 저지(왼쪽)
전반기 폭발력이 후반기까지 이어지지 않는 것은 반드시 홈런 더비 때문이 아니라, '평균 회귀'에 따른 자연스러운 결과라는 뜻이다. 그는 이 주장을 입증하기 위해 시즌 전 기대치와 최종 성적을 비교했다. 

카를로스 곤잘레스(컵스) 처럼 후반기 들어 눈에 띄게 성적이 하락한 케이스가 없지는 않았다. 그러나 반대로 더 나아진 선수들도 많았다. 2017년 지안카를로 스탠튼은 후반기 홈런 페이스가 기대 이상이었다. 2016년 로빈슨 카노, 2013년 데이비드 라이트도 홈런 더비 참가 후 예상보다 많은 홈런을 날렸다. 

이 방식으로 전체 홈런 더비 참가자의 '기대 타석당 홈런'과 '실제 타석당 홈런'을 비교한 결과 0.11% 차이가 났다. 평균적으로 263타석에 12홈런을 칠 것으로 기대됐는데, 실제로는 263타석에서 11홈런을 기록했다. 소수점 아래 두 자릿수까지 보면 차이는 더 줄어든다. 기대치는 11.76개, 실제로는 11.47개였다. 

사리스 기자는 "홈런 더비의 저주는 없다. 물론 그건 아주 지치는 일이고, 큰 행사다"라며 선수들이 힘들게 느낄 수는 있겠지만 통계적으로 '저주'를 증명할 수는 없다고 했다. 

존스는 또 이런 말도 했다. "이건 레이업이 아니라 슬램덩크 콘테스트 같은 거지. 우리는 매일 쉬지 않잖아." 사리스 기자는 "선수들은 하루의 노력에 일년을 망치는 약한 존재가 아니"라고 정리했다. 

▲ 2016년 홈런 더비 우승자 지안카를로 스탠튼.
한편 올해 홈런 더비에는 블라디미르 게레로 주니어(토론토, 8개), 맷 채프먼(오클랜드, 21개), 작 피더슨(다저스, 20개), 알렉스 브레그먼(휴스턴, 23개), 카를로스 산타나(클리블랜드, 19개), 피트 알론소(메츠, 29개), 로날드 아쿠나 주니어(애틀랜타, 21개), 조시 벨(피츠버그, 27개)이 출전한다. 옐리치는 홈런 더비 참가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지만 부상으로 출전이 불발됐다.  

스포티비뉴스=신원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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