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박대현 기자] 모두가 '운'이라고 얘기했다. 운이 좋고 발이 빨라 시즌 타율 3할을 거뒀다고 말했다. 0.380에 이르는 BABIP(인플레이 타구 비율)가 다음 시즌에 발목을 잡을 것으로 봤다. 지난해 빅리그 데뷔 후 처음으로 규정 타석을 채우고 3할을 기록했으나 그에 걸맞은 평가를 받지 못했다. 로렌조 케인(29, 캔자스시티 로열스)은 올 시즌 대부분 전문가의 비관적 예상을 깨뜨리며 펄펄 날았다. 비결은 '타구 질 향상'이었다.

올 시즌 케인은 140경기에 나서 타율 0.307(551타수 169안타) 16홈런 72타점 28도루 OPS 0.838을 수확했다. 거의 모든 타격 지표에서 지난해보다 괄목할 만한 성장을 보였다. 예전보다 타석에서 인내심을 갖고 공을 보기 시작했다. BB%(볼넷 비율)는 지난 시즌 4.8%에서 올해 6.1%로 늘었다. K%(타석당 삼진 비율)는 21.5%에서 5.3% 포인트나 줄인 16.2%로 끌어내렸다. 덕택에 좀처럼 3할대 초반을 벗어나지 못했던 출루율이 0.361로 껑충 뛰었다.

배팅 파워 증감과 관련된 ISO(순장타율), Hard%(강한 타구 비율), LD%(라인드라이브 비율), HR/FB, FB%(뜬공 비율)가 모두 늘었다. 이 중 Hard%와 LD%는 타구 질 향상과 연관성을 띤다. 케인의 Hard%는 지난해 21.6%에서 31.9%로 크게 올랐다. LD%는 22.8%에서 23.2%로 증가했다. 강한 타구, 라인드라이브는 기본적으로 비거리가 길고 뜬공이나 땅볼에 비해 안타로 이어질 확률이 높다. 상대 내야진의 수비력이 약하다면 확률은 더 높아진다.

한 타자가 평균 수준 선수와 비교해 얼마나 더 팀 득점에 이바지했나를 보이는 WRAA에서 케인은 지난 시즌보다 14.9 오른 22.7을 수확했다. Off(공격 기여도)도 11.2에서 26.2로 큰 폭으로 올랐다. 올 시즌 그의 BABIP는 0.347였다. BABIP가 3푼3리나 떨어졌지만 오히려 성적은 상승했다. 지난해 3할 타자 명단에 이름을 올린 건 운이 아니었다. 케인은 올해 아메리칸리그 MVP 선정 투표에서 3위를 차지했다. 소속팀은 30년 만에 월드시리즈 우승을 이뤘다. 눈에 보이는 성과를 보여 주면서 세간의 비평을 잠재웠다.

[사진] 로렌조 케인 ⓒ Gettyimag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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