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김건일 기자] 토트넘의 프로 대회 마지막 우승은 2007-08시즌 칼링컵(리그컵. 잉글랜드의 우승은 더 오래됐다. 1966년 자국에서 열렸던 월드컵이 메이저 대회 마지막 우승이다.

해리 케인(27)은 2009년 토트넘과 프로 계약을 맺은 뒤 2013년부터 토트넘에서 뛰고 있고, 삼사자 군단엔 2015년 3월 데뷔했다.

그래서 케인에게 우승은 다른 사람 이야기다. 조던 헨더슨, 카일 워커 등 잉글랜드 대표팀에서 함께 뛰는 선수들이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리고, 리오넬 메시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등이 발롱도르를 휩쓸 때 케인은 조연조차 되지 못했다. 아스널 등 프리미어리그 내 토트넘 라이벌 팬들은 "케인은 우승이 아우디컵뿐"이라며 토트넘을 조롱했다.

케인의 인내심은 2020-21 시즌을 앞두고 폭발했다. "토트넘을 사랑하지만 팀이 발전할 여지가 보이지 않는다면 떠날 수 있다"고 SNS 라이브 방송으로 이야기했다.

해당 시즌 토트넘은 카라바오컵 결승전에서 준우승에 그쳤고, 리그에서도 7위에 머물렀다.

그러자 케인은 토트넘에 이적을 공식 요구했다. 그만큼 케인은 우승이 간절했다.

케인은 유로 2020에서 독을 품었다. 첫 유로 대회 우승 트로피를 필요로 했던 잉글랜드 역시 케인에게 주장 완장을 맡겼다.

케인이 이끈 잉글랜드는 유로 2020에서 16강전 독일, 8강전 우크라이나, 준결승전 덴마크를 차례로 꺾고 유로 대회 첫 결승에 섰다. 게다가 결승전 장소는 영국 축구의 성지 웸블리. 잉글랜드는 55년 만에 우승 희망을, 케인은 데뷔 첫 우승을 꿈꿨다.

그러나 12일(한국시간) 웸블리에서 케인의 바람은 물거품이 됐다. 1-0으로 앞서가다가 후반 21분 동점골을 허용하고 승부 차기 끝에 2-3으로 졌다.

2016-17시즌 프리미어리그 준우승, 2018-19시즌 UEFA 챔피언스리그 준우승, 2020-21시즌 카라바오컵 준우승, 그리고 잉글랜드 대표팀으로 출전한 유로2020에서도 준우승이다.

지난달 맨체스터시티가 토트넘에 공식 영입 제안을 했을 때 케인은 유로2020이 끝나고 거취를 결정하겠다고 답했다. 현지 언론들은 유로2020에서 우승 갈증을 씻는다면 토트넘에 남을 확률이 높아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변수는 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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