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UFC 185에서 챔피언에 오른 하파엘 도스 안요스가 가족, 코치진과 기념촬영하는 모습 ⓒGettyImages
[SPOTV NEWS=이교덕 기자] "UFC 게임을 사줬는데, 아들들이 물었다. 왜 나는 여기(게임 속)에 없냐고. 데이나 화이트, 로렌조 퍼티타. 나 세계랭킹 3위야. 나 좀 도와줘."

지난해 11월 하파엘 도스 안요스(30, 브라질)가 SNS 트위터를 통해 외친 말이다. 그는 라이트급 상위랭커인데도 인지도가 낮다는 이유로 UFC 게임에 캐릭터가 없었다. 지난해 12월 네이트 디아즈에 승리하고 타이틀 도전권을 따낸 뒤에야 업데이트를 통해 겨우 게임 속으로 들어갈 수 있었다.

그리고 2개월 뒤인 지난 15일(한국시간) UFC 185에서 도스 안요스는 두 아들에게 UFC 게임보다 더 값진 선물을 안겼다. 게임 속 캐릭터보다 더 빈틈없고 완벽한 슈퍼맨 아빠의 모습을 선사했다.

앤서니 페티스를 5라운드 내내 몰아붙여 판정승을 거두고 UFC 라이트급 챔피언에 등극했다. 6년 4개월 동안 옥타곤에서 17전(12승 5패)을 치른 끝에 타이틀전에 겨우 다다른 '거북이' 파이터의 드라마 같은 업셋이었다.

도스 안요스는 19일 미국 종합격투기 뉴스사이트 'MMA파이팅'과 인터뷰에서 아빠가 해야 할 일을 다 했다는 듯 뿌듯해 했다. "작은 아들은 벨트에 대한 이야기를 멈추지 않는다. 계속 벨트를 보고 싶어 한다. 큰 아들과 학교 친구들은 내 경기에 완전히 빠져있다. 너무 행복할 뿐이다. 임무를 완수했다(Mission accomplished)"며 웃었다.

타이틀전 승리를 "가치를 매길 수 없는 일"이라고 표현한 그는 "UFC 챔피언이 돼 벨트를 두르고 내 아이들, 아내와 함께 옥타곤에 선 순간은 너무 소중했다. 마치 영화 같았다. 사실 타이틀전에 나선다는 것만으로 이미 행복했다. 어떤 압박감도 없었다"고 밝혔다.

준비된 전략대로였다. 도스 안요스는 페티스가 압박에 약할 것이라고 예상하고 시작부터 거칠게 몰아쳤는데 딱 맞아떨어졌다. "어제 페티스 전 영상을 봤다. 대단한 경기였다"며 "내가 챔피언이 될 것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강하게 때릴 것이고, 전진할 것이다. 계속 압박하면 승리할 것'이라고 되뇌이고 있었다. 모든 게 완벽하게 맞아 들어갔다"고 돌아봤다.

도스 안요스는 첫 레프트 스트레이트가 페티스의 오른쪽 눈에 정확히 적중된 것과 1라운드 종반 테이크다운에 성공한 것이 승리를 가져오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고 분석했다.

그는 "라운드 사이에 코너에서 쉬면서 반대편을 봤다. 페티스가 눈 때문에 불편해 하고 있더라. 그것이 승리의 열쇠였다. 계속 압박을 가해야 했다. 첫 번째 펀치가 들어갔을 때 흐름이 완전히 바뀌었다", "1라운드 끝나기 전 테이크다운을 성공하고 '이제 두 가지 무기가 생겼다'고 생각했다. 일단 타격에 데미지를 입으면 페티스는 테이크다운에 대한 경계가 느슨해질 것이라고 봤다. 내 전략은 대놓고 테이크다운을 노리는 것이 아니었다"고 말했다.

그는 5라운드 동안 90회 유효타로 54회 유효타의 페티스보다 크게 앞섰다. 테이크다운은 9번이나 성공했지만, 단 한 번도 테이크다운을 내주진 않았다.

도스 안요스는 경기 3~4주 전 무릎에 부상을 입었다. 상태가 악화될까봐 레슬링과 그래플링 훈련을 하지 않았고, 공개훈련에선 킥도 차지 않았다. 실제 경기에서도 인대가 상한 오른쪽 다리는 많이 쓰지 않았다.

"부상이 경기 중 문제를 일으키진 않았다. 그런데 오른발 킥을 차는 건 두려웠다. 단 몇 차례만 오른발 킥을 찼고, 강한 왼발로 미들킥을 자주 시도했다"면서 "킥이 페티스 팔꿈치에 여러 차례 걸려 발이 조금 부었다. 괜찮아질 것이다. MRI를 찍고 몸 상태를 확인해야 한다"고 밝혔다.

도스 안요스는 휴식이 필요하다. 가족들과 시간을 보내고 싶어 한다. "11개월에 다섯 번 경기에 출전했다. 루스탐 카빌로프와 경기가 취소됐으니, 훈련캠프는 여섯 번 소화해야 했다. 내 몸은 여기저기 멍든 상태"라면서 "부상이 잦은 체질은 아닌데 지난달 이전과 다른 느낌의 무릎부상을 입었다. 가족들과 시간을 갖고 싶다. 바로 다음 경기를 잡고 싶진 않다"고 했다.

1차 타이틀 방어전 시기는 올해 하반기가 될 전망이다. 도전자는 오는 5월 24일 UFC 187에서 격돌하는 하빕 누르마고메도프와 도널드 세로니의 경기 승자가 될 가능성이 매우 크다. 도스 안요스는 "어느 누가 올라오든 준비할 것"이라면서도 "과거 내가 패했기 때문에 누르마고메도프와 관계를 청산하고 싶다. 다른 시대가 시작됐다. 모든 건 바뀌었다. 이번에 맞붙는다면 분명 다른 경기가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 '난처한 아빠' 데이나 화이트
하파엘 도스 안요스와 달리 데이나 화이트는 지난 15일 진땀을 흘렸다. 아들이 경기를 보기 위해 경기장에 함께했는데, 메인이벤트가 끝나자마자 울음을 터트렸다. 그는 앤서니 페티스의 열렬한 팬이었다. 폭스스포츠와 인터뷰에서 "아들이 락커룸에서 울고 있다"고 난처한 듯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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