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재영 ⓒ 한희재 기자

[스포티비뉴스=조영준 기자] '쌍둥이 자매' 이재영(20, 흥국생명)과 이다영(20, 현대건설)이 올 시즌 한층 성장한 경기력으로 코트에 새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인천 흥국생명 스파이더스는 11일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열린 2016~2017시즌 NH농협 프로 배구 V리그 여자부 2라운드 경기에서 화성 IBK기업은행 알토스를 풀세트 접전 끝에 3-2(25-20 26-28 31-29 28-30 15-10)로 이겼다.

이 경기에서 이재영은 29점을 올리며 팀 승리에 이바지했다. 흥국생명의 외국인 선수 타비 러브는 두 팀 최다인 45점을 기록했다. 점수는 러브가 더 많이 올렸지만 이재영은 승부처에서 알토란 같은 결정타를 때리며 해결사 소임을 해냈다.

전날 경북 김천시에서 열린 현대건설과 도로공사와 경기에서는 이다영이 맹활약했다. 현대건설 세터인 이다영은 안정된 토스는 물론 블로킹 득점으로 팀 승리의 일등 공신이 됐다.

이재영은 "어제 (이)다영이에게 경기에서 이겨 축하한다는 문자를 보냈다. 다영이도 이번 경기에서 내가 잘할 거라고 답장해 줬다"며 우애를 자랑했다.

이재영과 이다영은 선명여고 시절부터 한국 여자 배구의 미래를 이끌 재목으로 평가 받았다. 이들은 2014년 국가 대표로 나란히 뽑혔다. 어린 시절 굵직한 국제 무대에서 경험을 쌓은 이재영과 이다영은 프로 무대에 함께 데뷔했다.

이재영은 2014~2015 신인 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1순위로 흥국생명 유니폼을 입었다. 레프트 공격수인 그는 178cm로 그리 큰 키는 아니지만 높은 점프력이 장점이다. 이다영은 현대건설 백업 세터다. 주전 염혜선(25)이 흔들리거나 상황이 안 좋을 때 코트에 나서는 이다영은 올 시즌 출전 시간이 길어졌다.

이재영은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 출전됐다. 그러나 이다영은 리우데자네이루행 비행기에 오르지 못했다. 이재영은 올림픽 경험이 성장의 밑거름이 됐다. 최종 멤버에서 탈락한 이다영은 좋은 자극이 됐다.

▲ 이다영 ⓒ KOVO 제공

이들은 올 시즌 한층 성장한 기량으로 소속 팀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그동안 이재영은 단발머리를 유지했고 이다영은 긴 머리를 묶고 코트에 나섰다. 헤어스타일이 쌍둥이 자매를 구별하는 좋은 방법이었다.

그러나 최근 이다영이 긴 머리를 싹둑 잘랐다. 이재영은 "다영이가 마음을 잡는다는 각오로 머리를 잘랐다. 그런데 단발로 머리를 다듬이니까 나와 더 닮아 보인다"고 웃으며 말했다.

스스로 단발머리가 어울린다고 밝힌 이재영은 "나도 머리를 길러 봤다. 그런데 나만의 스타일이 없었다. 단발머리를 휘날리며 강하게 볼을 때리는 것이 좋고 팬들도 이 점을 원한다"고 설명했다.

포지션이 다른 만큼 이재영과 이다영의 경기 스타일은 다르다. 이재영은 "나는 힘차게 경기하는 것을 좋아한다. 다영이는 예쁘게 경기하려고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돈독한 우애로 서로를 격려하고 있는 이들은 코트에서 만나면 선의의 경쟁자가 된다. 지난달 21일 이들은 올 시즌 처음 코트에서 만났다. 결과는 흥국생명의 3-0 완승이었다.

흥국생명과 현대건설의 2라운드 경기는 오는 20일 열린다. 쌍둥이 자매의 성장은 흥국생명과 현대건설 전력에 힘을 불어넣는다. 한 걸음 나아가 이들의 발전은 한국 여자 배구의 앞날도 밝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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