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명보로 해라, 김정배와 상의하라”…이임생 폭로에 경찰 수사 ‘진짜 결정권자’ 찾기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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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조용운 기자] 홍명보 전 축구대표팀 감독 선임 과정 비리 의혹을 수사 중인 경찰이 당시 대한축구협회 수뇌부를 향해 한 걸음 더 들어갔다.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단 금융범죄수사대는 26일 김정배 전 상근부회장과 윤덕여 전 국가대표 전력강화위원을 불러 2024년 홍명보 전 감독 선임 과정 전반을 확인했다. 두 사람이 피의자 또는 참고인 가운데 어떤 신분으로 조사를 받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김정배 전 부회장은 당시 축구협회 부회장단 가운데 유일한 상근직이었다. 문화체육관광부 차관 출신으로 축구협회 실무를 총괄했던 만큼 홍명보 전 감독의 내정 발표부터 계약 체결까지 후속 절차에 관여한 인물로 알려져 있다. 윤덕여 전 위원은 홍명보 전 감독을 최종 후보로 좁혀가는 과정에 참여했다.
경찰이 두 사람을 동시에 부른 배경에는 최근 법원에 제출된 이임생 전 축구협회 기술이사 측 서면이 자리하고 있다. 이임생 전 이사는 자신이 홍명보 전 감독을 독자적으로 선택해 선임 절차를 밀어붙인 것이 아니라는 취지의 주장을 내놨다.
당시 홍명보 전 감독은 울산HD의 허락을 전제로 대표팀 감독직을 맡겠다는 의사를 전달했고, 이를 정몽규 전 회장에게 보고했다는 게 이임생 전 이사 측 설명이다. 이후 정몽규 전 회장이 "그러면 홍명보 감독으로 해라. 자세한 건 김정배 부회장과 상의하라"는 취지로 지시했다고 주장했다.
이후 움직임도 구체적으로 소명했다. 이임생 전 이사는 김정배 전 부회장에게 정몽규 전 회장의 지시를 전달했다. 그러자 김정배 전 부회장은 정몽규 전 회장과 소통을 마쳤다는 취지로 답한 뒤 홍명보 전 감독 내정 발표와 계약, 선임 보고서 작성 등을 진행하도록 지시했다는 것이 이임생 전 이사 측의 기억이다.
경찰 수사는 그동안 홍명보 전 감독을 사령탑 최종후보 1순위로 삼은 데 맞췄던 초점을 '최종 결정은 누가 내렸느냐'로 옮겨가고 있다. 전강위의 정상적인 논의와 추천을 거친 선임이 아니라고 판단하고, 축구협회 최고위층의 의중이 직접 작용했는지를 살펴보겠다는 전언이다.
문체부는 이미 2024년 감사에서 정몽규 전 회장과 김정배 전 부회장, 이임생 전 이사가 감독 선임 과정에 부적절하게 개입했다고 판단한 바 있다. 또, 축구협회 노조 역시 2024년 성명서에서 "홍명보 전 감독 선임 과정의 총책임자는 김정배 전 부회장이었다"며 "10차 전강위가 끝나고 정해성 위원장이 사퇴한 직후 이임생 전 이사에게 협상 권한이 있다며 그의 등을 떠민 것도 바로 김정배 전 부회장으로 알려졌다"고 알린 바 있다.
경찰은 이 감사 결과와 관계자들의 진술, 축구협회 사무실과 축구회관 압수수색을 통해 확보한 자료를 함께 들여다보고 있다. 특히 정몽규 전 회장과 이임생 전 이사의 휴대전화 및 전자기기, 전력강화위원과 이사회 관계자들의 노트북 등이 확보된 것으로 알려진 만큼 당시 의사결정 과정이 어느 선까지 연결돼 있었는지가 수사의 중요한 단서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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