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절한 우승 꿈, 아시아 정상 꿈꾸며 웃음 대신 투혼-원팀으로 뭉쳤다[U-15 소프트볼 아시안컵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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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평택, 이성필 기자] "왜들 이렇게 조용해. 소리 질러!"
소프트볼에 헌신 중인 이상현 감독의 구수한 경상도 억양의 말에 "나이스볼!"을 외치는 소녀들의 목소리가 경기장에 울려 퍼졌다. 관중 한 명 없이 이따금 산책하는 주민들이 궁금증에 잠시 그물망 밖에서 지켜보는 것 외에는 철저한 그들만의 싸움이자 리그였다.
8일 오전 경기도 평택시의 이충레포츠공원 소프트볼장, 검게 그을린 소녀들이 가슴에는 '코리아(KOREA)'가 새겨진 유니폼을 입고 구슬땀을 흘리고 있었다.
이들은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KBSA)가 구성, 선발한 15세 이하(U-15) 소프트볼대표팀, 오는 12일 중국 웨이하이에서 열리는 '제3회 U-15 소프트볼 아시안컵' 대비 훈련이었다.
인천 송도에 숙소를 두고 송도 LNG 소프트볼장과 평택을 오가는 강행군이었다. 이유가 있었다. 소프트볼은 마운드가 솟아 있지 않아야 한다. 수도권 내에서 훈련과 실전을 병행하는 소프트볼장 찾기는 하늘의 별 따기보다 더 어렵다. 아침 식사 후 곧바로 버스에 올라 평택까지 1시간 40분여를 와서 하루 두 번의 훈련을 짜임새 있게 하고 가야 한다.
이날은 아예 두 번을 한 번으로 통합했다. 소프트볼의 대가 이 감독의 결단이었다. 성장기 소녀들의 생체 리듬까지 고려한 결과였다. KBSA가 전담 트레이너까지 배치해 선수들의 몸을 세심하게 챙기는 중이다.
이 감독은 "(대표팀과는) 2년 정도 공백이 있었다. 당시 소속팀에 집중하려고 8년 하던 것을 자진해 사퇴했고 올해 다시 여러 화두도 있고 그래서 다시 부임하게 됐다"라며 오랜 노하우로 얻은 결과임을 알렸다.
냉정하게 따져 소프트볼의 저변은 인구 감소로 얇아지고 있다. 그나마 과거에는 여러 종목을 경험하던 선수들이 소프트볼의 매력에 빠져 입문했지만, 최근에는 사정이 다르다. 그나마 학교에서 클럽스포츠로 소프트볼을 즐기고 이들 중에 '될성부른 떡잎'들을 찾아 대표팀에 올리는, 지도자의 눈이 현미경처럼 밝아야 하는 구조다.
현실을 잘 파악한 이 감독은 "선수층이 두껍지는 않아 기량의 편차가 있기는 하다. 그렇지만, MZ세대들 아닌가. 감수성 예민할 때 세태가 바뀌면서 또 좋은 점이 있다. 이 종목 자체가 팀 스포츠지만, 개인 스포츠에 가깝다"라며 재미를 느끼는 요인이 개인 능력이 상황에 따라 극대화할 수 있다는 것을 강조했다.
타석에 들어가면 그 누구도 도와주지 못하고 홀로 판단하는 것은 야구와 똑같다. 다만, 개인이 판단해 공격, 수비하는 것은 조금 다르다. 공수 전환이 완전히 다른 선수로 가능하다는 이점이 있어 그렇다.
소프트볼은 국제 대회가 점점 많아지고 규모도 커지는 중이다. 대표팀은 9일까지 훈련하고 10일 웨이하이로 출국해 12일 인도, 중국과 하루 두 경기의 강행군을 벌인다. 13일에도 필리핀, 홍콩과 연전이다. 쉽게 소화하기 어려운 일정이다.
이후 15일 일본, 싱가포르, 16일 대만전이 기다린다. 예선 순위에 따라 1-2위가 결승전으로 금메달을 가리고 3-4위가 동메달결정전을 한다. 메달권 진입이 가장 순수한 목표다.
기대를 거는 것은 기존 U-15 선수들 외에 한국리틀야구연맹 소속의 박채현(김해리틀), 김예원(기장리틀)과 한국여자여구연맹 소속의 김아인(천안주니어야구단)이 합류했다는 점이다. 야구로 다져진 기본기라면 충분히 기대를 걸 수 있다.
특히 재미교포가 4명이나 합류해 기대치는 더 커졌다. 안혜영, 조유주, 조윤주, 최민주가 그렇다. 이들은 미국에서 방과 후 스포츠 활동으로 소프트볼을 접했지만, 실력은 성인 수준에 가깝다.
KBSA 관계자는 "이들은 어제 미국에서 합류했다. 동료들과도 격의 없이 지낸다"라며 한민족의 핏줄이라 어울리는 것은 전혀 문제가 없다고 설명했다.
이들의 합류로 인해 이 감독은 내심 메달권, 특히 한 번도 없었던 우승을 노래했다. 일본, 대만, 싱가포르라는 만만치 않은 상대가 있지만, 메달을 목에 걸고 돌아오려면 반드시 이겨야 하는 상대다.
이 감독은 "(이전 세 번과 비교해) 욕심이 나지 않는다면 거짓말이다. 기대되면서도 부담스러운 것도 있지만, 그래도 즐기는 편이다. 이 나이대 선수들은 성적도 중요하지만, 즐기면서 해야 한다. 국가대표니까 그에 맞는 경기를 보여주면 하는 바람이 있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자신감을 충전한 이유는 분명하다. 재미교포 4명의 존재감이 생각 이상으로 컸기 때문이다. 도대체 이들의 실력은 어느 정도일까.
②편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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