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거즈 대역사 탄생하나, 임창용-유동훈, 그리고 이 선수… FA 가격도 폭등 조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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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올 시즌 KIA의 마무리 보직은 임자가 세 번이나 바뀌는 진통을 겪었다. 개막 마무리 정해영이 부진하자 성영탁이 뒤를 이었고, 성영탁이 전반기 막판 부진하자 집단 마무리로 가다 이의리가 바턴을 이어 받았다.
그런 이의리마저 완주에 실패하고 보직을 내놓자 다시 집단 마무리 체제로 전환했다. 위기의 KIA를 구한 것은 오랜 기간 팀의 7·8회를 지켰던 전상현(30·KIA)이다. 순위 싸움이 치열했던 시즌 막판 가장 중요한 순간에 연투와 멀티이닝을 마다하지 않으며 수호신이 된 전상현은, 포스트시즌 돌입을 전후해 이범호 KIA 감독으로부터 ‘마무리 공인 인증’을 받았다.
10월 내내 실점을 모르는 전상현은 준플레이오프 1·2차전에 모두 등판해 연이틀 세이브를 기록했다. 17일 광주에서 열린 1차전에서는 1⅓이닝 무실점, 18일 같은 장소에서 열린 2차전에서는 1⅓이닝 무피안타 3탈삼진 무실점으로 이틀 연속 세이브를 수확했다. 평생 자기 것이 아닌 것 같았던 ‘포스트시즌 세이브’를, 한 번 풀리자 연이틀 경력에 새겨 넣었다.
그냥 얻은 세이브도 아니었다. 모두 팀이 경기 막판 쫓긴 8회 2사 후 주자 있는 상황에 등판해 상대 추격을 잠재우고 세이브를 챙겼다. 터프 세이브였다. 17일에는 스스로도 “컨디션이 좋지 않았다”고 했지만 관록으로 LG 타선을 막았고, 18일에는 8회 결정적인 위기 상황에서 팀을 구하며 9회까지 내달렸다.
전상현은 스스로 마무리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겸손해 한다. 지금도 언제든지 나갈 수 있다는 생각을 가지고 경기를 준비한다고 했다. 하지만 이범호 감독은 전상현을 마지막까지 아끼다 가장 결정적인 세이브 상황에 낼 정도로 큰 신뢰를 보여주고 있다. 그리고 전상현은 이틀 연속 멀티이닝에 하이 레버리지 상황을 모조리 이겨내면서 그 믿음에 보답했다.
KBO리그 역사에서 가장 화려한 포스트시즌 역사를 자랑하는 팀 중 하나인 KIA다. 그런 타이거즈 프랜차이즈에서도 포스트시즌 연속 경기 세이브는 생각보다 사례를 찾기 쉽지 않다. 1997년 임창용이 한국시리즈 3·4차전, 2009년 유동훈이 한국시리즈 1·2차전에 기록한 바 있고, 가장 근래에는 2017년 김세현이 한국시리즈 3·4차전에 연속 경기 세이브를 수확한 바 있다.
한국시리즈가 아닌 무대에서는 전상현이 처음이다. 만약 3차전까지 세이브를 기록한다면 타이거즈의 화려한 스타 레전드들도 하지 못한 일을 한다. 물론 세이브라는 것이 상황적 요소가 받쳐줘야 하지만, 지금까지 경기 양상을 봤을 때 또 찾아올 가능성도 충분하다.
전상현의 분전은 단순히 개인의 활약과 팀의 승리 마무리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모든 사람으로 하여금 가슴을 뛰게 하는 요소가 있다. 동료들이 볼 때도 그렇다. 전상현이 고생을 한다는 것을 모두가 알기에, 동료 불펜 투수들도 더 책임감을 가지고 나간다고 했다. 불펜을 묶는 구심점 몫도 하는 것이다. 무형적인 큰 자산이다.
팀 후배이자, 전상현을 롤모델로 삼는 성영탁은 “그런 마음(전상현의 몫을 덜어주고 싶다는 마음)이 크기는 하다”면서 “오늘도 상현이 형이 멀티이닝을 던지는 것을 보고 솔직히 진짜 대단하다는 생각밖에 안 들었다. 몇 년 동안 꾸준하게 던지는 것도 그렇고, 중요한 상황에서 뭔가 딱 막을 것 같은 그런 느낌이 있다. 상현이 형이 뛰어 나가면 나는 ‘끝났다’는 그런 생각이 든다”고 선배에 대한 존경심을 드러냈다.
KIA가 포스트시즌에서 어느 위치까지 올라갈지는 알 수 없지만, 시즌 막판 활약으로 내년 마무리 경쟁에서 절대 우위를 차지한 채 2027년 개막을 맞을 전상현이다. 지금까지는 마무리 앞에서 판을 깔아주는 조연적 성격이 있었다면, 이제는 불펜의 주연으로 화려하게 꽃을 피울 준비를 마쳐가고 있다. 그만한 자격이 있다는 것은 올해 성적으로 충분히 증명하고 있다.
이제 생애 첫 프리에이전트(FA) 자격을 얻을 시기가 얼마 남지 않았기에 기막힌 타이밍에서 점프를 하는 셈도 된다. 전상현은 오랜 기간 큰 부상 없이 꾸준하게 자기 성적을 냈고, 경험 하나는 이제 또래의 어떤 불펜 투수들에게도 뒤지지 않는다. 여기에 성공적인 마무리 경력까지 추가하면 시장가의 폭등은 어느 정도 예상할 수 있다. 지금 던지는 공은 팀을 위한 측면이 가장 크지만, 자신의 미래를 위한 하나의 포석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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