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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SIDE] '날개 잃은' 전북의 추락, 분위기 추스르고 버텨야 산다

작성일: 2017.05.04 06:30 유현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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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패배 뒤 고개를 떨군 전북 현대 선수들 ⓒ한국프로축구연맹
[스포티비뉴스=전주, 유현태 기자] “임기응변식 전술의 한계가 드러났다.” 측면 요원 부재가 전북 현대의 패인이었다.

전북 현대는 3일 ‘옛 전주성’ 전주종합경기장에서 열린 KEB하나은행 K리그 클래식 2017 9라운드 제주 유나이티드와 경기에서 0-4로 대패했다. 최강희 감독이 “개인적으로 충격”이라고 표현할 정도의 완패였다. 리그에서 2연패했고 선두를 제주에 내줬다.

● 측면 요원 부재, 부상+경고 누적

시작부터 삐걱거렸다. 전북은 선발 명단 꾸리는 데 애를 먹었다. K리그에서 가장 두꺼운 스쿼드를 보유했지만 오른쪽 수비수가 부족했다. 이용은 발목을 다쳤고 최철순은 경고 누적이었다. 어린 오른쪽 수비수 박원재(33번)가 있었지만 리그 2위 제주와 경기에 쓰기엔 위험 부담이 컸다. 왼쪽 수비수 김진수도 경고 누적으로 결장했다. 대신 출전한 박원재(19번)는 공격력에선 김진수에 비해 부족했다.

중앙 수비수 김민재를 측면 수비로 돌린 것은 일리 있는 선택이었다. 김민재는 중앙 수비수 치곤 빠른 발과 기술을 갖췄다. 김민재는 경기 초반 적극적으로 공격을 펼쳤다. 전반 5분 만에 첫 크로스를 시도했다. 1분 뒤엔 제주 왼쪽 수비수 정운을 몸싸움에서 제압하면서 측면을 돌파하기도 했다. 측면 수비에서도 큰 실수는 없었다. 임시로 나선 것 치곤 나쁘지 않았다.

그러나 원래 오른쪽에서 활약하는 최철순, 이용과 견주긴 어려웠다. 

전북은 측면 공격수들이 대거 이탈해 윙백들이 공격을 담당했다. 주도권을 쥐고 있을 때 양쪽 윙백은 공격수처럼 전진한다. 김민재의 시도는 높이 살만했지만 효과는 크지 않았다. 전반전이 뒤로 흐를수록 김민재도 측면 공략 대신 페널티박스 안까지 들어가 직접 공격에 가담했다.

전반 12분 제주 마르셀로에게 실점하면서 경기는 전북에 어렵게 흘렀다. 제주는 수비에 무게를 두고 안정적으로 경기 운영을 해 빈틈을 찾기 어려웠다.

최 감독도 경기 뒤 '김민재 시프트'를 두고 "악수였다고 할 수도 있다. 선수는 괜찮다고 했지만 포지션 변화에 스트레스를 받은 것 같다"고 설명했다.

● 측면 강화했지만, 역습에 무너졌다

후반전 시작과 함께 최강희 감독도 변화를 시도했다. 조성환을 빼고 에델을 투입해 미드필드에 배치하고 정혁을 오른쪽 윙백으로 돌렸다. 김민재는 원래 포지션인 중앙 수비로 옮겼다. 측면 공격을 살려보려는 의도였다. 

그러나 의도는 후반 시작 직후 산산조각이 났다. 후반 3분 권순형의 정확한 프리킥을 마르셀로가 머리에 맞췄고 홍정남 골키퍼의 키를 넘어 골문 구석으로 빨려 들었다. 1골의 리드가 2골로 늘면서 제주는 수비를 더욱 견고하게 하고 역습을 노렸다.

전북은 공세를 강화했지만 제주의 경기 전략 변화에 고전했다. 후반 9분 마그노에게 얻어맞은 쐐기 골은 역습의 전형이었다. 권순형이 페널티박스에서 김보경의 공을 빼앗아 역습에 나섰다. 권순형-이창민-마그노로 패스를 이어 가며 전북의 높아진 수비 뒤 공간을 완벽히 공략했다. 마그노의 슛은 크로스바를 맞고 골문으로 빨려들었다.

후반 15분 전북은 에두와 김신욱을 빼고 이동국과 이승기를 투입해 공세를 강화했다. 이승기와 에델이 측면 공격수로 배치되고 포백 형태로 전환됐다. 다시 김민재가 오른쪽 수비로 갔다. 측면 공격을 강화하면서 공격에 활기가 도는 듯했지만 골문은 좀처럼 열리지 않았다. 제주 수비수들의 집중력은 뛰어났고 전북 선수들의 슛은 번번이 수비 몸을 때렸다. 골문으로 향할 땐 김호준 골키퍼가 환상적인 선방까지 펼쳤다. 

31분 황일수의 도움을 받은 멘디에게 실점하면서 전북은 버틸 힘을 잃었다. 


● 분위기 추스르고, 일단 버텨라

'날개'를 잃은 전북이 드디어 무너졌다. 최 감독은 "2009년 이후로 홈에서 완패, 대패를 했던 기억이 없다. 홈에선 늘 우리 경기를 하자고 했다. 사이드 요원들이 대거 빠져 우리 경기를 하지 못했다"면서 "임기응변 전술이 한계를 드러냈다"고 전술적 패배와 함께 선수 구성의 어려움을 토로했다.

전북은 이번 시즌 주로 김신욱의 포스트 플레이를 활용한 단순한 공격을 펼쳤다. 스리백으로 전환하고 윙백을 공격적으로 쓰는 강수도 뒀다. 어느 정도 효과는 봤다. 김신욱이 워낙 전방에서 강하게 버텨줬고, 김보경이 이끄는 중원은 단연 K리그에서도 최고라 꼽을 만했다. 측면 수비수들이 크로스로 공격을 지원하면서 나름대로 짜임새가 있었다.

우선, 과제는 정신적으로 추스르는 것이다. 광주FC전에 이은 2연패다. 경기 내용에서도 완패였다. 선수들도 경기를 마친 뒤 고개를 떨구고 경기장을 떠났다. 최 감독도 “분명히 개인적으로도 충격이다. 빨리 추스르는 것이 중요하다. 충격을 없애는 것이 지도자 역량”이라며 위기를 넘겠다고 말했다. 

두 번째 과제는 일단 버티는 것이다. 임기응변의 한계를 봤다지만, 당장 부상 선수들이 복귀하는 것은 아니다. 지금까지 해왔던 것처럼 일단 '맞춤 전략'을 다시 꺼내들어야 한다. 최 감독은 "선두권 싸움에서 멀어지지 않으면 기회가 있으니 부상 선수들이 복귀하는 시점에서 반등을 노리겠다"고 했다. 경고 누적으로 빠졌던 최철순과 김진수가 돌아온다는 것이 위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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