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의 전성기' 맞은 박하선 "이런 행복을 위해 힘들었나봐요"[인터뷰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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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하선이 요즘 '핫'하다. 최근 tvN 드라마 '산후조리원'의 육아 고수였던 그녀는 카카오TV '며느라기'의 초보 며느리로 활약하며 뜨거운 공감을 얻는 중. JTBC '서울엔 우리집이 없다'로 예능에 고정 출연하면서 SBS 파워FM '씨네타운'의 DJ로도 활약 중이다. 제 2의 전성기란 말이 이런 걸까. 동시에 아내이자 며느리이며 두 돌을 넘긴 딸의 엄마이기도 한 그녀. 눈코 뜰 새 없이 바쁘지만 미소가 가시지 않는 모습이다.
결혼과 출산 이후 한동안 활동이 뜸했던 박하선은 슬럼프의 어려움을 고백하기도. 하지만 지난해 채널A 드라마 '평일 오후 세시의 연인'으로 주목받으며 제대로 기지개를 켰다. 그리고 산후조리원을 배경으로 출산과 육아의 현실을 씩씩하게 그린 드라마 '산후조리원'으로 '인생 캐릭터'라는 평가까지 받으며 맘껏 활약했다. 웹툰으로도 사랑받은 '며느라기'로도 맞춤형 같은 찰떡 캐릭터를 소화 중이다.
코로나19 확산 탓에 서면으로 진행된 인터뷰였지만, 또래 여성들의 삶과 애환을 어루만지며 그녀가 얻은 기쁨과 위안이 고스란히 전해졌다. 그녀는 "아직도 보여드리지 못한 게 많다"며 글자 너머에 웃음을 실어 보냈다.

"인생 캐릭터를 만나 정말 행복한 한 달이었고, 조은정을 떠나보내기가 무척 아쉽다. 좋은 평을 많이 받은 작품이라 오래 기억에 남을 것 같다. 대본, 연출, 배우, 제작진 모두 완벽한 작품에 함께 해서 영광이었다. 너무 아쉬워서 시즌 2를 꼭 했으면 좋겠다. 함께 열광적으로 호흡하고 지지해준 시청자 여러분께도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혹독했던 슬럼프를 겪고 2020년 거푸 주목받는 기분이 어떤가.
"너무 감사하다. 작년에 너무 힘들었는데 올해 보상받는 기분이었다. 이런 행복감을 주기 위해 힘들었던 시기가 있었던 것 같기도 하다. 이 작품을 할 수 있게 도와준 가족들에게도 너무 감사하다."
-'조은정'의 가장 큰 매력은 어떤 점이었나.
"우아하고 도도하면서도 웃기고 짠하고 귀엽고 슬프고. 여러 가지 매력과 인간적인 모습이 있는 정말 복합적이고 버라이어티한 캐릭터다. 이 정도로 많은 모습을 보여드리고 연기할 수 있을지 몰랐다. 그래서 촬영하는 내내 너무 행복하고 즐거웠다. 인생 캐릭터였다."
-캐릭터를 소화하기 위해 특별히 준비하거나, 연기에 중점을 둔 부분이 있다면?
"대본에 '풀메이크업에 진주 귀걸이를 한'이라는 지문이 있을 정도로 비현실적인 인물로, 데뷔 이래 처음으로 꾸밀 수 있는 캐릭터였다. 조리원 복장 안에서 최대한 캐릭터 컨셉을 보여주기 위해 명품 스카프, 개인 소장 헤어밴드, 제가 썼던 아대, 수면양말, 내복 등을 사비로 구입해 활용했다. 그리고 그동안 해보지 않았던 새로운 느낌의 캐릭터여서 '나는 여왕벌이다', '나는 최고다' 생각하며 연기했다."
-그 중에서도 직접 챙겨서 가장 보람찼던 소품이나 의상은?
"은정이의 경우는 뭔가 과시욕에 허세도 있는, 보여주고 싶어하는 캐릭터라 기본 가제 손수건으로 목을 감지는 않을 것 같아서 고가의 스카프를 사비로 저 또한 처음으로 구입해 봤다. 또 제가 원래 사용하던 아대를 쓰려고 했었는데 너무 낡아서, 예쁜 스포츠 아대(노랑, 핫핑크)를 더 사기도 했고, 수면양말, 내복도 집에 있는 것 중에 예쁜 걸로 준비해 입었다. 20대부터 모아왔던, 세계 각국에서 사 온 헤어 밴드, 아대, 내복, 수면양말 같은 개인소장품들을 직접 활용했다."

"이런 못된 역할(?), 얄미운 역할도 잘 할 수 있었는데 그간 기회가 없었다. 그 동안 못했던 역할에 대한 염원을 담아서 연기했다. 혹여나 다른 어떤 캐릭터와 겹칠까 걱정도 했었지만, 그러지 않아서 다행이었다. ‘인생캐’라는 말이 나와서 너무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도전’을 한 거고, 여태껏 해 보지 않았던 캐릭터여서 겁도 났었지만, 하고 난 후에는 ‘안 했으면 어쩔 뻔 했나’ 싶을 정도로 너무 좋았다. 얄밉다가 군림하다가 융화도 됐다가, 또 때로는 약한 엄마처럼 보였다가 굉장히 다채로운 캐릭터였다. 이런 반응들이 너무 재미있었고, 마지막 촬영을 하기 싫을 정도로 스스로 조은정에 대한 애착이 강했다."
-시청자로서도 박하선이 신나게 연기한 것 같은 기분이 들더라. 춤 추고 즐거워하는 대목에서는 오랜만에 '하이킥' 생각도 났다.
"사실 코믹 연기가 많이 고팠다. 주변 사람들을 웃기는 것도 좋아한다. ‘하이킥! 짧은 다리의 역습’과 ‘혼술남녀’ 에서도 코믹연기를 했었지만 코미디를 하면 정극이 그립고, 정극을 하면 코미디가 그립더라. ‘평일 오후 세시의 연인’이 많이 정적이고 무거운 작품이어서 끝나고 밝은 걸로 돌아오고 싶었는데 정말 밝게 다시 하게 되어 너무 좋았다."
-가장 기억에 남는 시청자 반응은?
"초반에 '얄밉다', '박하선이 저런 연기도 잘하네'라는 반응에 쾌재를 불렀다. 그리고 점점 후반으로 갈수록 '짠하다', '공감 가서 미워할 수가 없다'라며 은정을 이해하고 지지해주는 분들의 댓글을 보며 즐겁고, 감사했다."
-명장면, 명대사를 꼽는다면?
"매 장면들이 레전드이지만, 6화에서 베이비시터를 두고 현진과 경쟁하는 장면을 빼놓을 수 없을 것 같다. 특히 바주카포가 강렬했다. 연기하면서도 카타르시스를 느낄 만큼, 이런 광기 어린 연기를 언제 또 해볼 수 있을까 하며, 그동안 봤던 모든 비이성적인 캐릭터들을 떠올리며 연기했다.
명대사는 마지막 8화에서 은정이 자책하는 현진에게 하는 '제일 중요한 건 결국 나예요'라는 말이 작품의 메시지이기도 해서 마음에 가장 와닿았다. 내가 행복해야 아이도 행복할 수 있다는 걸 많은 분들이 아셨으면 좋겠다. 모든 분들을 응원한다."
-박하선의 산후조리원 생활을 돌이켜보면 어땠나? '산후조리원'이 더 공감됐는지?
"드라마가 리얼하게 잘 담아낸 것 같다. 저도 조동(조리원 동기)이 있었고, 지금도 연락을 한다. 단톡을 얼마 전에도 했는데, 이 분들과는 전우애같은게 있고, 실제로도 굉장히 힘이 된다. 애를 키울수록 정보싸움인데 그런 점에 있어서 너무 든든하고 고맙고 힘이 된다. 그래서 캐릭터 구축을 할 때 저의 실제 조동 모임에서 영감을 얻기도 했다. 조동 모임 중에 한 분이 시크하게 책을 추천해 주는 등 굉장히 프로페셔널 하셨는데 이 분과 함께, 둘째 맘이라 여유 있고 항상 웃으며 인사하시는 분이 두 분이 계셨다. 그 두 분께 직접 말씀을 드리고 두 분의 캐릭터를 섞어서 캐릭터를 구축했다. 제게 굉장히 도움이 됐던 분들이시다."
-남편들의 이야기가 비중있게 다뤄졌다는 점에서도 특별한 드라마였다. 남편 류수영의 반응은 어땠나?
"드라마 상에서 예쁘게 나오다 보니 더 좋아해 주더라. ‘이러다 집 앞에 줄 서는 거 아냐?’라고 농담을 건네기도 했다."
-엄마가 행복해야 한다는 이야기는 엄마 말고 평범한 많은 여성, 시청자들에게 주는 메시지같기도 했다. 박하선에게는 어떻게 다가왔는지.
"저는 개인적으로 엄마의 행복도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엄마다. 드라마에서 ‘나만 쓰레기야, 나만 이래?’라는 대사가 있는데 저도 초보 엄마였고 잘 몰랐던 시절이 있었다. 그래서 더 짠했고 그런 은정이에게 그렇게까지 애쓰지 않아도 되는데 라고 말해주고 싶었다. 엄마는 아이의 옆에 있어주기만 하면 된다고 생각한다. 존재 자체로 좋은 엄마이고 귀중한 사람이라고 말해주고 싶다."

"제가 재미있으면 보는 분들도 재미있을 거라는 확신이 있었다. ‘며느라기’는 원작의 팬이었고, 제가 실제로 산후조리에 있을 때 웹툰을 접했었다. 저의 ‘조동(조리원 동기)’ 친구들이 추천해줘서 보게 됐었는데 당시에 너무 재미있게 봐서 책까지 샀다. 과하지 않게, 깔끔하고 적당히 고부갈등이나 가족간의 문제를 다루고 있는 작품이라 너무 좋았다. 제가 먼저 작품을 하고 싶다고 러브콜을 했을 정도로 열정도 있었고 너무 연기 해 보고 싶은 작품이었다. 또 웹툰의 이야기들이 실사화되는 걸 보고 싶었다. 이전에도 강풀의 원작 ‘바보’, ‘아파트’라던가, ‘동이’, ‘인현왕후’와 같은 작품에 출연한 전력이 있기 때문에 원작이 있을 때의 재미를 잘 알고, 저 또한 설득되는 매력이 있더라. 그래서 제가 연기를 할 때 표현할 수 있는 부분이 더 풍부해지는 부분이 있다."
-'평일 오후 2시의 연인'에서 시작해 최근들어 박하선이 동년배 또래 여성들의 마음을 연이어 대변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드는 기쁨과 책임감이 있나.
"'산후조리원'은 출산, 육아의 바이블이고, 며느라기는 시월드의 바이블이라고 생각한다. 전 정말 결혼 전에 이 작품들을 봤으면 너무 도움이 됐을 것 같더라. 드라마의 순기능을 하고 있는 대표적인 2작품이 아닐까 싶고, 제가 출연할 수 있어서 너무 자랑스럽다.
'평일 오후 세시의 연인' 이후부터 작품을 통해 제 얘기를 하는 게 두렵지 않더라. 예전에는 진짜 나를 숨기고자 했다면, 이제는 저에겐 여러 모습들이 있는데 거칠 것 없이 다 보여줘야겠다라는 배우로서의 사명감 같은 게 생겼다. '나를 보여줘도 사랑 받을 수 있구나'란 생각을 하게 됐고, 두려움이 많이 극복된 것 같다. 그저 지금은 제 나름대로 할 수 있는 최선의 선택을 하고 있고, 그게 다행히도 좋은 선택이 되어 너무 감사하다. 사실 예전에 비해 선택지는 많지 않지만, 좋은 작품들을 만날 수 있어서 천운이라 생각하고, 이 시기를 못 잊을 거 같다."
-연말 계획, 그리고 2021년의 계획은?
"드라마를 끝내고 스케줄 여유가 많아서 가족들과 시간을 많이 보내려고 한다. 작품할 때 운동을 못했는데 운동도 열심히 하고 싶다.
차기작은 아직 개봉하지 않은 영화가 있는데, 아동 학대를 다룬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에서 좋은 평가를 받은 ‘고백’과 산후 우울증에 대한 이야기를 담은 ‘첫 번째 아이’다. 두 작품 모두 많은 분들이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인 만큼 개봉을 기대해 주셨으면 좋겠다. ‘청년경찰’ 이후로 공백이 길었던 만큼 영화적으로도 좋은 모습 많이 보여드리고 싶다.
요즘에는 너무 행복하고 감사하며 일을 즐기고 있다. 칭찬 받고 있을 때, 연기를 꾸준히 하고 있을 때가 감이 제일 좋은 데 지금이 그 때라고 생각해서 계속 연기를 하고 싶고 저의 또 다른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 전 아직도 보여드리지 않은 게 너무 많다.(웃음)"

스포티비뉴스=김현록 기자 roky@spotv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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