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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 저지를 줄 알았다"…윤여정, 끝내 빛 발한 55년 도전[종합]

작성일: 2021.04.30 10:27 심언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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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큐멘터리 윤여정' 방송화면 캡처
[스포티비뉴스=심언경 기자] 배우 윤여정의 도전이 끝내 빛났다. 윤여정의 오랜 동료들은 그의 아카데미 여우조연상 수상을 진심으로 축하하며, 함께했던 시간을 되돌아봤다.

지난 29일 방송된 KBS1 '다큐멘터리 윤여정'에서는 한국 배우 최초 아카데미상 수상, 전 세계 여우조연상 42관왕이라는 기록을 세운 윤여정의 55년 연기 인생을 조명했다.

윤여정은 1966년 TBC 공채탤런트 3기로 데뷔했다. 이후 영화 36편, 드라마 100편에 출연해 대중과 만났다. 그간 윤여정과 함께한 동료는 셀 수 없이 많을 터. 그 중 윤여정과 인연이 깊은 김영옥, 강부자, 김고은, 노희경 작가, 김초희 감독, 명필름 심재명 대표, 정진우 감독 등이 나서서 윤여정의 저력을 증명했다.

윤여정의 아카데미상 수상은 모두의 기쁨이었다. 김고은은 "환호를 질렀다. 내 가족의 일처럼 많이 기뻤다"고 회상했고, 한예리는 "이미 놀라운 배우였고 훌륭한 배우였다. 이제 알아서 그들이 안타까운 거다"고 얘기했다. 강부자는 "일 저지를 줄 알았다"고 거듭 말했다.

한예리는 '미나리'에서 만난 윤여정에 대해 "전형적인 할머니가 아닌 '순자라는 사람을 연기하고 있구나'가 두드러지게 보였다. 선생님은 늘 그렇게 연기하셨다. 누구나 연기할 수 있는 여성이 아닌, 본인만의 유니크함을 보여주셨다. 그 부분을 외신 기자들, 해외 관객들이 높이 평가해준 게 아닐까"라고 전했다.

강부자는 윤여정이 '미나리'로 주목받은 후 나눈 대화를 공개하기도 했다. 강부자는 "'언니. 인터뷰가 너무 많아서 정신이 없어'라고 해서 '정신 없어야지. 지금 네가 보통 아이냐. 온통 네 얘기로 휩싸였다'고 말했다. 그러니까 '식혜 위 밥풀이다. 그 인기는 하루아침에 없어지는 거'라고 하더라"고 얘기했다.

김고은은 "(윤여정이) 이런 결과를 예상하고 '미나리'를 선택하지 않았을 거다. '한번 해보지, 뭐' 이런 느낌이셨을 텐데, 저는 그렇게 (윤여정이) 선택한 영화를 보고 가장 큰 영감을 받는다. 두려움 없이 직진하는 선생님의 모습이 (영감을 준다)"고 말했다.

데뷔 초 윤여정을 옆에서 지켜봤던 이순재는 "상당히 명쾌하고 밝았다. 말 시키면 말 대답도 잘 했다. 심부름도 많이 시켰다"고 운을 뗐다. 이어 "미녀 배우 계열은 아니었다. 안은숙 배우가 히로인이니까 늘 하녀 역할을 했다. 그게 안타까워서 빨리 기회를 잡아서 제 몫을 했으면 하는 바람이었다. 과감하게 MBC로 넘어가서 '장희빈'을 통해 저력을 분출했다"고 밝혔다.

박근형은 당시 '장희빈'에서 숙종 역을 맡았고, 장희빈으로 분한 윤여정과 호흡을 맞췄다. 박근형은 "너무 잘했다. 여자가 주인공인 사극인데 사악함, 사랑, 애절함이 다 들어있었다. 인기가 하늘을 찌를 듯했다"고 얘기했다.

윤여정은 1971년 영화 '화녀'로 배우로서 정점을 찍었으나, 1973년 결혼을 택하면서 미국으로 떠났다. 하지만 윤여정의 결혼 생활은 순탄치 못했고, 결국 1985년 서른아홉이 돼서 한국으로 돌아왔다.

박근형은 "안타까웠고 너무 속이 상했다. 탁한 음성이며 생활에 찌든 것 같은 모습으로 재등장했다""고 말했고, 강부자는 "'언니, 나 소녀가장이야. 난 벌어야 돼' 늘 그렇게 이야기를 했다"고 전했다.

윤여정의 복귀는 쉽지 않았다. 당시 이혼은 여배우에게 치명적인 약점으로 작용했다. 또한 윤여정은 잇따라 직장 생활을 하고 독립성과 자기 주장이 강한 배역을 맡으며 비호감 배우로 전락했다.

이에 노희경 작가는 "김수현 선생님의 드라마에서 지적인 역할들을 많이 하셨다. '연기가 호감이 있지 않네'라는 얘기를 들으셨던 것 같다. 방송국으로 전화해서 항의할 때 그런 배우를 왜 쓰냐는 말도 들었다"고 밝혔다.

그럼에도 윤여정은 늘 도전하는 배우였다. 윤여정은 2003년 약 10년 만의 영화로 '바람난 가족'을 택해 파격적인 캐릭터를 선보였다. 심재명 대표는 "젊고 실험적이고 모험을 두려워하지 않는 영화인들과 인연을 이어가는 모습을 보면서 사람과 작품을 선택하는 데에 있어서 두려움이 없으시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2016년 '계춘할망'을 함께한 김고은도 윤여정의 추진력을 높이 샀다. 김고은은 "한국은 나이가 중요한 나라다. 나이 때문에 도전하고 싶은데 주저하게 되는 것도 많고 나이가 주는 압박이 많은 나라임에도 불구하고, 선생님은 '그게 무슨 상관이야' 하면서 막 헤쳐나가시는 것 같다. 그 자체가 주는 영감이나 힘이 크다. 제가 더 다양한 꿈을 꿀 수 있게 하고 더 시야를 넓혀주시는 것 같다"고 얘기했다.

스포티비뉴스=심언경 기자 notglasses@spotv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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