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승 후보 맞나' 잉글랜드 또 망신…57위 슬로베니아에 0-0 무승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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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김건일 기자] 초호화 군단으로 불리며 우승 후보 1순위로 꼽히는 잉글랜드가 또 체면을 구겼다.
잉글랜드는 26일 오전 4시(한국시간) 독일 쾰른에 위치한 쾰른스타디움에서 열린 유럽축구연맹(UEFA) 유럽축구선수권대회(유로2024) C조 조별리그 3차전(최종전)에서 슬로베니아와 0-0으로 비겼다.
승점 5점으로 C조 1위를 확정짓고 16강 토너먼트 진출권을 따냈지만 우승후보 답지않은 경기력에 혹평이 쏟아지고 있다.
잉글랜드는 최전방에 해리 케인을 두고 필 포든-주드 벨링엄-부카요 사카가 한 칸 뒤에서 화력을 지원했다. 데클란 라이스와 코너 갤러거가 허리 라인에서 공격과 수비를 조율했고, 키어런 트리피어-마크 게히-존 스톤스-카일 워커가 포백에서 뛰었다. 골키퍼 장갑은 조던 픽포드가 꼈다.
슬로베니아는 투톱으로 잉글랜드전을 준비했다. 베냐민 세슈코와 안드라시 슈포라르가 잉글랜드 골망을 조준했고, 얀 믈라카르-티미 엘슈니크-아담 그네즈다 체린-페타르 스토야노비치 조합이 미드필더 라인을 구성했다. 수비는 에릭 얀자-야카 비욜-바냐 드르쿠시치-잔 카르니치니크였고, 골문은 얀 오블락이 지켰다.
잉글랜드는 전반 초반 슬로베니아에 기회를 허용, 위기를 이겨낸 뒤 분위기를 만들었다. 필 포든과 부카요 사카가 양 측면에서 부지런히 움직이며 기회를 창출했다. 전반 20분엔 한 차례 골망을 흔들기도 했다. 필 포든이 왼쪽 측면에서 뒷공간을 파고든 이후 사카에게 찔렀고, 사카가 득점하며 포효했다. 하지만 오프사이드로 선언돼 득점으로 인정되지 않았다.
잉글랜드는 득점 취소 이후에도 흐름을 주도했다. 전반 31분 케인이 골문 앞에서 강력한 슈팅을 시도했는데 골키퍼 정면이었다. 케인을 중심으로 주도권을 잡고 흔들었지만, 좀처럼 슬로베니아 수비 조직력을 무너트리지 못했다.
'고구마 공격력'을 이어가던 중 필 포든이 먼거리 프리킥으로 슬로베니아 골망을 직접 노렸다. 위협적인 왼발 프리킥이었지만 얀 오블락 골키퍼 선방에 막혀 아쉬움을 토로했다. 답답한 전반전 이후 사우스게이트 감독은 후반 시작과 동시에 갤러거를 빼고 마이누를 투입하면서 중원에 변화를 가져갔다.
후반전에도 잉글랜드는 득점을 위해 분투했다. 답답했던 케인이 1.5선을 넘어 2선까지 내려와 볼을 잡았고 허리에서 볼을 뿌렸다. 레알 마드리드에서 최고의 시즌을 보냈던 주드 벨링엄에게 연결하려고 했지만 여의치 않았다.
답답한 공격력은 반복됐고 좀처럼 슬로베니아 수비를 공략하지 못했다. 후반 13분엔 세트피스에서 공격 포인트를 올리려고 했다. 전반전 골망을 흔들었던 사카가 감각적인 바이시클 킥으로 슈팅했지만 골키퍼 선방에 막혔다.
사우스게이트 감독은 사카를 빼고 팔머를 투입해 공격에 변화를 줬다. 슬로베니아도 세슈코를 빼고 일리치치를 들여보냈다. 양 팀은 후반 막판에 다가서면서 연달아 선수들을 투입해 기회를 엿봤다.
후반 추가 시간까지 결승골을 향한 공방전이 계속됐다. 하지만 득점은 없었고 0-0 무승부로 승점 1점씩 나눠가지게 됐다.
경기가 끝나고 케인은 "토너먼트 시작 전 조별리그 1위를 차지하는 것이 우리 목표였다"며 "오늘은 다른 경기들보다 잘했다고 생각한다. 결정짓지 못했을뿐이다. 경기에 뛴 선수들은 정말 잘했고 높은 경기력을 유지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린 과거에 녹아웃 스테이지에서 한 단계 발전했다"며 "앞으로 어려운 도전이 될 것이다. 우린 계속 밀어붙일 수 있는 충분한 능력을 갖고 있다"고 자신했다.
수비수 존 스톤스는 "우리가 골을 넣지 못하거나 기회를 잡지 못한 것에 대한 팬들의 불만을 이해할 수 있지만 우린 모든 것을 쏟아부었고 결코 쉬운 경기가 아니었다"며 "우린 우리가 통제할 수 있는 것에 집중해야 하고 스스로와 우리가 더 나아질 수 있는 부분에 대해 가혹해야 한다. 우리가 원했던 결과는 아니었지만 조 1위를 차지해서 기쁘다"고 말했다.
이번 대회에서 잉글랜드는 강력한 우승 후보로 꼽히는 만큼 떨어진 경기력에 비판받고 있다. 지난 경기에서 한 수 아래로 평가받는 덴마크를 상대로 1-1로 비긴 것이 치명적이었다. 영국 더선은 이날 경기가 끝나고 "잉글랜드가 16강 진출 기회를 날려버렸다"며 "정체성 위기를 겪고 있는 잉글랜드 팀이다. 동그란 구먹에 네모난 말뚝이 너무 많고, 너무 많은 유명 선수들이 슈팅을 날리지 못하고 있다. 유럽 챔피언이 되기엔 백 만 마일 떨어져 있는 것처럼 보인다"고 지적했다.
덴마크와 경기가 끝나고 가레스 사우스게이트 잉글랜드 대표팀 감독은 "우리가 충분히 상대에게 압박을 가하지 못하고 있다. 우리의 현재 몸 상태로는 그렇게 하는 데 한계가 있다. 예선에서 했던 것처럼 강한 압박을 가할 수 없다"라고 했다. 이어 "우리는 볼 키핑도 잘하지 못하고 있다. 간단하다. 우리는 공을 더 잘 소유하고, 컨트롤을 해야 한다. 그렇다면 수비는 덜하게 될 것이고, 더 많은 자신감을 얻게 될 것이다"라고 했다.
은퇴 이후 해설가와 패널 등으로 활발한 방송 활동을 펼치고 있는 리네커는 한 술 더떠 잉글랜드 대표팀 경기력을 욕설로 깎아내렸다.
그러자 케인이 발끈하는 일도 있었다. 케인은 리네커의 비판에 난 어떤 선수든, 특히 유니폼을 입고 잉글랜드를 위해 뛰는 것이 어떤 것인지 아는 선수에게 무례하고 굴고 싶지 않다. 어쩌면 그들이 이제 알아야 할지도 모른다. 지금은 그들이 하는 말에 귀를 기울이지 않는 것이 매우 어렵다. 특히 경험이 많지 않거나 환경이 익숙하지 않은 선수들에게 더욱 그렇다"고 입을 열었다.
이어 "그래서 난 항상 그들에게 책임감이 있다고 느낀다. 솔직하고 의견을 말해야 한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전 잉글랜드 국가대표팀 선수라는 책임감도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계속해서 "결론은 우리가 오랫동안 국가대표팀에서 아무것도 이루지 못했다는 것이다. 많은 전직 선수들이 그 안에 있었다. 그들은 이런 메이저 대회에서 뛰는 것이 힘들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잉글랜드 국가대표팀에서 뛰는 것은 힘들다"며 "난 어떤 선수도 존중하지 않은 적이 없다. 내가 말하고 싶은 것은 (선수들은) 유니폼을 입는 의미가 어떤 것인지 인지하고 그들(선배들)의 말을 듣는 것이다. 얼마나 많은지 모르겠지만 젊은 선수 중 많은 이들이 그렇다. 우리 모두 메이저 대회에서 우승하고 싶어한다. 그들도 우리가 메이저 대회에서 우승하기를 원한다고 확신한다. 그들이 할 수 있는 한 도움을 주고 선수들에게 자신감을 주는 것이 (비판보다) 훨씬 더 좋은 방법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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