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트에 구토할 수는 없으니" 메디컬 타임 요청했다…그만큼 승리가 간절했다 [올림픽 NO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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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이민재 기자] 태극전사 맞대결에서 김원호(삼성생명)-정나은(화순군청) 조가 웃었다.
세계랭킹 8위 김원호-정나은은 1일(한국시간) 프랑스 파리 포르트드라샤펠 경기장에서 열린 2024 파리 올림픽 배드민턴 혼합복식 준결승전에서 세계 2위 서승재(삼성생명)-채유정(인천국제공항) 조를 2-1(21-16 20-22 23-21)로 꺾었다.
이로써 김원호-정나은은 첫 올림픽 출전에서 결승전에 오르며 은메달을 확보했다. 서승재-채유정은 동메달 결정전으로 향한다.
한국 배드민턴은 은메달 확보만으로도 2008 베이징 대회(금메달 1개·은메달 1개·동메달 1개) 이후 최고 성적을 냈다.
한국 배드민턴은 2012 런던, 2016 리우데자네이루, 2020 도쿄까지 3개 대회 연속 동메달 1개에 그쳤다. 혼합복식 메달은 2008 베이징 대회 이용대-이효정의 금메달 이후 처음이다.
무려 1시간 17분 동안 한 치의 양보도 없는 명품 대결이 이어졌다. 대표팀 한솥밥을 먹고 있고, 국제대회에서도 5번이나 만나봤던 사이라 너무 잘 알고 있어 치열한 싸움이 전개됐다.
먼저 환호한 쪽은 김원호-정나은이었다. 이들은 패기를 앞세워 첫 게임을 21-16으로 이겼다. 서승재-채유정도 노련미를 바탕으로 2게임을 가져가며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김원호-정나은이 만만치 않은 힘을 보여주는 데 밀리지 않고 듀스 끝에 게임스코어 1-1을 만들었다.
혈투는 마지막 3게임에서 더욱 뜨거워졌다. 어느 팀도 쉽사리 앞서나가지 못하는 그림이었다. 초반에는 서승재-채유정 조가 10-5로 점수 차를 벌려 경험의 힘이 빛나는 듯했다. 그런데 김원호-정나은이 내리 5점을 따내면서 10-10 동점을 만들어 한 점 차 승부로 접어들었다.
1시간이 넘는 싸움이었기에 경기 막바지 김원호가 구토를 하기까지 했다. 여러 통증을 호소하며 남은 시간 뛰는 것도 버거워 보였는데 정나은의 배려와 헌신 속에 어렵게 발을 움직였다. 결국 21-21 듀스 상황에서 김원호가 내리 2점을 더 가져오면서 23-21 혈투에 마침표를 찍었다.
결승 진출을 이루고도 마냥 웃지 못했다. 경기 후 공동취재구역(믹스트존)에서 만난 김원호는 "우리보다 한 수 위의 실력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해서, 할 수 있는 게 조금 더 파이팅 있고 활기차게 뛰려고 했다"며 "좀 부담을 줄 수 있어서 첫 세트를 가져올 수 있었고, 나머지는 나은이가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잘 이끌어준 것 같다"라고 돌아봤다.
김원호는 파트너인 정나은에게 많은 고마움을 표했다. 특히 3세트 막바지 5점 차로 밀릴 때 "그때 집중력을 좀 잃었을 때였다. 나은이가 정신을 차리고 있었고, 나를 좀 잡아줘서 다시 집중하게 됐다"라고 설명했다.
3게임 16-13 상황에서 메디컬 타임을 요청하고 구토를 한기도 했다. 그는 "헛구역질이 나오길래 한 번만 그러는 건 줄 알았는데 자칫하다가 코트에다가 토를 할 것 같아서 봉지에다가 하게 됐다"며 "코트 안에서 이렇게까지 티를 낸 건 처음인 것 같다. 그때 아예 배터리가 끝난 상태였다. 나은이한테 맡기겠다고 얘기했고, 내가 할 수 있는 건 없었다"라고 돌아봤다.
결국 구토까지 하면서 정신력을 집중한 김원호-정나은은 상대 전적 5전 전패로 밀리다가 올림픽 결승 길목에서 첫 승을 따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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