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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 은메달리스트, 4명의 생명 살리고 하늘로 떠난 천사

작성일: 2024.12.31 05:05 김원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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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생전 건강하던 모습의 박순자 씨(위 사진)과 하키 선수로 활약하던 당시의 모습. 제공|한국장기조직기증원
▲ 생전 건강하던 모습의 박순자 씨(위 사진)과 하키 선수로 활약하던 당시의 모습. 제공|한국장기조직기증원

[스포티비뉴스=김원겸 기자]한국장기조직기증원은 지난 11월 30일 올림픽 은메달리스트 출신 박순자(58세) 씨가 뇌사장기기증으로 4명의 생명을 살리고 하늘의 천사가 되어 떠났다고 30일 밝혔다.

고 박순자 씨는 지난 9월부터 두통으로 치료를 받던 중 11월 21일 저녁 집 근처 수영장에서 쓰러져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의식을 회복하지 못하고 뇌사상태에 빠졌다. 박씨는 생전 자신의 장기를 기증하고 싶다는 이야기를 남겼고, 박씨 가족들은 그 뜻을 지켜주고자 뇌사장기기증에 동의해 심장과 폐장(다장기 동시 이식), 간장, 신장(좌, 우)을 기증해 4명에게 새 생명을 선물했다.

박 씨는 생전 TV를 통해 기증자가 적어 이식을 받지 못해 죽는 사람들이 있다는 사실에 안타까워하며, "내가 죽게 된다면 누군가의 생명을 살리는 기증을 하고 싶다"고 가족과 주변에 자주 이야기했다. 가족들은 박 씨의 상태가 점점 더 나빠지는 것을 보며, 생명나눔을 실천하고자 했던 박 씨의 의지를 따르고자 기증을 결심했다.

경기도 평택에서 2남 3녀 중 막내로 태어난 박 씨는 활동적이고 운동을 좋아하며, 어려움이 있는 사람이 보이면 먼저 다가가 어려움에 공감하고 도움을 주는 따뜻한 사람이었다고 한다.

중학교 시절 육상선수로 활약하다 고등학교 때 하키로 전향해 86년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땄고, 88년 서울 올림픽에서는 은메달을 땄다. 최근까지도 매주 등산을 다녔고, 수영과 마라톤, 사이클도 즐겨하여 2024년 한강 철인3종경기와 서울평화마라톤 10km도 완주했다.

한국장기조직기증원에 따르면 박 씨는 여자하키 국가대표 은퇴 후 생활가전 유지보수 팀장으로 근무했다. 퇴직을 준비하며 건강한 신체로 사회복지사와 요양보호사처럼 어려운 사람을 돕는 일을 하고 싶어했다. 또한, 매월 불우이웃 후원을 해왔으며 봉사와 나눔에도 꾸준한 활동을 했다.

고인의 아들 김태호 씨는 "엄마, 나 키우느라 고생 많았고, 아들 취업했다고 같이 기뻐하던 모습이 눈에 선해요. 함께 좋은 시간 많이 보내고 싶었는데 그러지 못 한 것이 너무 아쉬워요. 엄마는 매일 사랑한다고 말해줬는데 나는 그러지 못한 거 같아서 미안해요. 엄마 많이 사랑해요. 그리고 고마워요"라며 뜨거운 눈물을 흘렸다고 기증원이 전했다.

한국장기조직기증원 이삼열 원장은 "86아시안게임과 88서울올림픽에서 우리나라를 널리 알린 여자하키 국가대표이자, 삶의 끝에 4명의 생명을 살린 영웅 기증자 박순자 님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이러한 기증자의 따뜻한 마음이 연말 사회 곳곳에 따뜻한 온기로 퍼져나가길 희망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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