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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수빈 "'선의의 경쟁' 글로벌 팬들 손편지까지…선물같아"[인터뷰S]

작성일: 2025.03.12 07:44 김현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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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수빈. 제공|제이와이드컴퍼니
▲ 정수빈. 제공|제이와이드컴퍼니

 

[스포티비뉴스=김현록 기자"제가 굉장히 긍정적이거든요. 파워 긍정의 기운을 폭주기관차처럼 담아 달린다고, 그런 기운과 학구적인 분위기를 담아 봤어요."

지난 6일 막을 내린 U+tv, U+모바일tv ‘선의의 경쟁’에서 주인공 슬기로 활약한 정수빈이 말간 얼굴로 환하게 웃었다. 그는 섬세한 감정 연기로 약물까지 의존해 가며 입시에 매달렸던 절박한 아이를 연기하며 강렬한 인상을 남겼던 터. 한예종 출신으로, 그간 TV와 OTT를 오가며 인상적인 캐릭터들을 섭렵하더니, 이번 '선의의 경쟁'는 제 옷처럼 교복을 입고 어느덧 주연으로 우뚝 섰다. 

정수빈은 ‘선의의 경쟁’에서 대한민국 상위 1% 채화여고의 전학생인 주인공 슬기 역을 맡았다. 어린 시절 미아가 돼 보육원을 전전하다 수능 출제위원이었던 아버지의 죽음 이후 전쟁같은 입시전쟁의 복판에 홀로 남겨진 인물이다. 정수빈은 치열했던 오디션을 거쳐 슬기 역을 따냈다. 

"슬기가 장대비 속에 날개를 다친 아기새처럼 느껴졌어요. 비가 그치면 예쁘게 날아오를 아이일 것 같아서, 그 지점을 잘 표현해보고 싶었어요. 주변에 자신을 사랑해주는 사람도 없고 백색 도화지 같아서, 만난 친구가 빨강이면 빨갛게, 파랑이면 파랗게, 많은 인물을 통해 성장하는 친구여서 결말 부분에서는 다양한 모습이 담긴 친구로 그려보고 싶었어요."

▲ 정수빈. 제공|제이와이드컴퍼니
▲ 정수빈. 제공|제이와이드컴퍼니

극중 슬기는 모두가 선망하는 채화여고의 전교 1등이자 0.1% 제이의 도움으로 욕망덩어리들의 사회에 조금씩 적응하게 된다. 그녀의 호의가 선의인지를 의심스러워하면서도 어쩔수 없이 제이에게 가까워져 간다. 그 미묘한 우정 이상의 관계는 많은 시청자들이 '선의의 경쟁'에 더 몰입하게 했다. 

정수빈은 슬기가 느낀 제이에 대해 "처음으로 호의, 따뜻함을 느낀 관계"라고 짚었다. 이어 "어떻게 보면 믿음을 주기도 하고 배신을 안기기도 하고, 믿어야 하나 말아야 하나 간극이 있지만 저에게 줬던 따스함, 고마움을 슬기는 끝까지 믿었던 것 같다"면서 "어려움 속에 살았던 슬기는 사람을 분별하는 능력이 있었다고 생각한다. 제이의 선의가 이중적인 게 아니라 진심이라 생각하고 따뜻함을 느꼈을 것 같다"고 설명했다. 그래서 두터운 벽이 조금씩 허물어졌을 거라고, 유일하게 믿음을 준 사람이 됐을 거라고. 

제이를 연기한 혜리는 정수빈에게 실제로 그런 믿음을 준 사람이었다. 연예계의 대선배인데다 언니지만, 먼저 친근하게 다가와 슬기가 표현하는 대로 제이가 지지해주겠다며 정수빈을 챙겼다. 

"언니가 자기가 했던 경험이 있는데 그걸 똑같이 해주고 싶다고 하는 거예요. 뭐든 해도 된다고, 불편하게 생각 안 할 거고, 온전하게 할 수 있게 해줄 테니까, 해보고 나아가라고요. '하고싶은 대로 해'. 그 말이 처음이었어요. 너무 어렵고 어떻게 해야 하나 하는 마음이 컸는데, 겁내지 말고 언니를 믿고 편하게 해도 되겠다. 그런 마음을 다지도록 해 주신 게 정말 감사했어요. 

파격적인 동성 키스신을 빼놓을 수 없다. 혜리와 정수빈이 선보인 욕조 키스신은 방송이 시작하기 전부터 야단이 났던 '선의의 경쟁' 화제의 장면. 정작 정수빈은 "촬영할 때만 해도 제이랑 슬기에 공감을 하다보니 아무렇지 않았다"면서 "편집본 보는 날 주변에서 어머 어머 하는데 같이 찍은 사람들도 그러니까, 그제서야 그런가 했다"고 고개를 갸웃거렸다. 

"불편하다거나 하기보다는 충분히 납득이 가능한 선이었어요. 사춘기 시절 소녀들 유대관계가 부모보다 친구들 사이에 더 깊이 형성되곤 하지 않나 해서요. 그런데 보신 배우들이 먼저 반응해 주셔서 아, 그렇게 보이시는 구나 했죠."

▲ 정수빈. 제공|제이와이드컴퍼니
▲ 정수빈. 제공|제이와이드컴퍼니

'선의의 경쟁'에 담긴, 전쟁과도 같은 냉혹한 입시 경쟁에 대해선 정수빈 역시 어느 정도는 공감하는 바다. 연기로 방향을 틀기 전 그 역시 고등학교 2학년 때까지 대치동 학원에 다니며 입시를 준비하던 대치 키즈 출신. 그녀가 배우가 된 데도 그런 과정이 영향을 미쳤다. 

"당시 저라는 사람이 행복하기보다는 불행하다고 느껴졌어요. 당시 '고도를 기다리며'라는 연극을 보고 나는 행복한 걸 찾아야겠다고 생각했어요. 사실 아버지꼐서 생계 떄문에 연극배우를 접으셨는데, 그때까지 배우를 하신 친구의 공연을 보러 간 거였거든요. 무대에 계신 저 분이 하시는 것이 행복인가, 그것을 나는 해보고 싶다, 저걸 하면 행복할 것 같다, 하고 찾았던 길이 연기였어요. 입시 제도가 얼마나 치열한지를 몸소 체험을 했지요."

공개 이후 '선의의 경쟁'은 해외에서도 야단이 났다. 정수빈도 SNS 팔로워가 점점 늘더니 최근 개봉한 영화 '괜찮아 괜찮아 괜찮아' 무대인사에 '선의의 경쟁'을 본 해외 팬들이 직접 쓴 편지를 들고 오는 일까지 벌어졌다. 국적도 다양해 대만, 홍콩, 중국, 일본, 카자흐스탄에서 온 팬들까지 있었다고 한다. 

"상상도 못한 반응이었어요. 선물같은 일이죠. 그 나라 말로 쓴 편지를 번역본까지 써서 편지로 보내주셨더라고요. 작품에 대한 이야기, 잘 표현해줘서 고맙다는 이야기가 적혀있었어요. 다음 작품을 잘 해야겠다, 한 씬 한 씬 더 잘 표현해야겠다는 무거운 마음이 생겼어요. 처음엔 그저 좋았는데 이게 피부로 와 닿으니까. 이런 사랑을 내가 받아도 되나, 열심히 살아야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 정수빈. 제공|제이와이드컴퍼니
▲ 정수빈. 제공|제이와이드컴퍼니

연기와 만난지 7년, 정수빈은 행복을 찾았을까. 그는 "힘듦도 있고 어려움이 있지만 액션 들어가는 순간은 즐겁고 행복하다"면서 "시공간이 바뀌면서 억지로 하지 않아도 새로운 감정이 자연스럽게 느껴지는 떄가 있다. 따뜻한 빛이 내려오는 것처럼 편안하고 좋아진다. 자주는 아니지만 1초, 2초 있을까 한 소중한 경험"이라고 했다. 

'선의의 경쟁'에서도 그런 순간이 있었을까. 정수빈은 마지막 회, 슬기가 상자를 받아든 순간을 언급했다. 

"저도 모르게 저의 마음이 차오르는 순간이 있더라고요. 제가 계산하거나 설정한 순간이 아니라. '잠깐만, 이건 뭐지' 아 신기하다 이렇게도 표현이 될 수가 있구나. 그 순간이 그대로 담겼어요. 너무 신기하고 좋은 경험이었어요."

정수빈은 '행복한 세상을 만드는 배우'를 꿈꾼다. 배우를 하며 절실히 느끼는 것이 혼자 할 수 있는 것이란 없다는 것이기에, 애교 넘치는 따뜻한 세상을 만들어보고 싶단다. 얼마 전 '괜찮아 괜찮아 괜찮아'를 함께 한 손석구와도 그러자고 뜻을 모았단다. 

인터뷰를 마무리하면서도 '선의의 경쟁' 슬기가 될 수 있도록 도움을 준 많은 이들을 떠올리면서 다시 한 번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비중이 큰 인물을 처음으로 하다보니까 많이 도와주시고, 많은 분들이 같이 해주셨어요. 그것이 정말 감사했어요. 그리고, 공주님이라고는 부모님도 안 불러주시는데, 공주님이라 해 주셔서 너무 감사해요. 슬기가 공주 드레스를 입고 미아가 된 터라 사실 트라우마를 건드리는 단어라고 그 시점에는 생각했는데, 너무 예쁘게 둘의 서사를 만들어주셨어요. 너무 감사합니다."

▲ 정수빈. 제공|제이와이드컴퍼니
▲ 정수빈. 제공|제이와이드컴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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