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홀죽해졌다” 이범호도, 나성범도 놀랐다… 팬들도 같이 놀랄 판, ‘종신 타이거즈’ 길 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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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캠프 출발 전이었지만, KIA 선수들의 겨울은 땀방울과 함께 했다. 상당수 선수들이 1월 동안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간단한 훈련을 했다. 날이 추워 야외 운동을 전념할 수는 없었지만, 해가 뜬 뒤로는 선수들이 삼삼오오 그라운드로 나와 각자의 훈련 프로그램을 소화했다.
한 선수도 묵묵히 그라운드를 뛰며 다가오는 캠프 출발에 대비했다. 때로는 전력으로, 때로는 천천히 뛰며 몸을 녹였다. 그런데 지금까지 우리가 알던 이 선수의 체형과는 조금 달랐다. 지난해, 혹은 근래에 비해 확실하게 ‘홀쭉해진’ 모습으로 비시즌 동안의 대비를 증명하고 있었다. 팀 베테랑 내야수인 김선빈(37·KIA)이 그 주인공이었다. 구단 관계자들이 모두 놀랄 정도의 감량이었다.
함께 훈련을 하며 옆에서 체형 변화를 지켜본 나성범은 “(지난해 부진에 대해) 각자가 느낀 게 있고, 서로가 말을 하지 않아도 느끼는 게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면서 “(김)선빈이를 보셨을지 모르겠는데 살을 많이 빼고 하더라. 그런 것도 조금 쉽지 않은 결정이었을 것”이라고 동료의 의지에 박수를 보냈다.
이범호 KIA 감독 또한 김선빈에게 감량을 지시했음을 시사하면서 “우리가 빼라고 하는데 본인 생각이 아니면 빼겠나. 마음을 독하게 먹어야 한다”고 내심 만족감을 드러냈다. 모두가 인지하고 있을 만큼 KIA 선수단 내부에서 오프시즌 가장 달라진 요소 중 하나로 뽑힌다. 김선빈의 독한 시즌 준비를 실감할 수 있다.
리그에서 가장 콘택트 능력과 출루율이 뛰어난 2루수 중 하나인 김선빈이다. 지난해에도 그 능력은 계속 보여줬다. 시즌 타율이 0.321, 출루율이 0.395에 이르렀다. 2루수로는 나무랄 것이 없는 공격 성적이었다. 하지만 이것도 선수가 그라운드에 있어야 의미가 있는 것이다. 김선빈은 지난해 종아리 등 하체 부상이 겹치면서 시즌 84경기 출전에 그쳤다.
뭔가 팀이 중요한 상황마다 부상으로 결장했다. ‘필요한 순간’ 그라운드를 지키지 못했다. 지난해 성적이 퇴색된 이유였다. 문제는 이 흐름이 단순한 일회성 돌발 이벤트가 아니었다는 것이다. 김선빈은 2021년에는 130경기, 2022년에는 140경기에 나갔다. 그러나 2023년부터 하체 부상이 꾸준하게 이어지면서 흐름이 뚝뚝 끊기고 있다. 2023년 119경기, 2024년 116경기 출전에 머물렀고 이 수치는 지난해 84경기까지 떨어졌다.
이제 나이를 무시할 수 없는 30대 중·후반의 선수다. 야구가 타 스포츠에 비해 체형의 영향을 상대적으로 덜 받는다고 해도, 체형 관리가 전반적인 경기력과 직결될 수 있다. 젊었을 때는 힘과 탄력이 있으니 어떻게 버틴다고 해도 이제는 ‘둔한 몸’이 다소간 부담으로 느껴지기 충분한 나이다. 예전과 같은 움직임을 한다고 해도 부상 위험도 또한 커진다. 여기에 김선빈이 선택한 것은 ‘혹독한 감량’이었다.
파워에서 다소간 손해를 볼 수 있다고 하지만 감량이 꼭 파워 저하로 이어지는 것은 아닐뿐더러, 김선빈의 경우는 애당초 홈런 타자가 아닌 만큼 긍정적으로 볼 수 있는 대목이 더 많다. 근래 들어 수비 범위가 계속해서 좁아진다는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없었던 만큼 감량은 수비에서의 활동력에도 좋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어쨌든 선수가 선택한 길이었고, 이는 지난 3년간 김선빈이 느꼈던 고민을 시사한다는 점에서도 주목할 대목이 있다.
김선빈은 2024년 시즌을 앞두고 3년 총액 30억 원에 개인 두 번째 프리에이전트(FA) 자격 행사를 마쳤다. 이 계약은 올해로 끝난다. 올해를 정상적으로 마쳐 성공적인 단년 계약을 한 뒤, 2027년 이후 다시 FA 자격을 노릴 수 있다. 뛰어난 활약을 한다면 ‘종신 타이거즈’를 향한 조기 계약도 가능할 법한 시나리오다.
한편으로 김선빈의 감량은 꼭 개인 성적이 아닌, 지난해 구단 성적에 대한 베테랑의 책임감으로도 볼 수 있다. 올해 주장은 나성범이 맡지만, 김선빈도 주장을 역임한 경험이 있고 최선임이었던 최형우의 이적으로 팀 내 리더로서의 임무는 더 커졌다. 솔선수범해야 한다. 그런 의지 하나하나가 모여 팀의 반등이 시작된다. 이범호 감독도 “조절을 하고, 지명타자를 섞어서 하면 별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기대를 숨기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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