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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찾아온 미국의 봄과 새로운 각오… 아직 잊힐 준비 안 됐다, 좌완 파이어볼러 부활 신호탄

작성일: 2026.01.27 20:40 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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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때 SSG의 마무리로 팬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겼던 김택형은 2026년을 화려한 재기의 시점으로 벼르고 있다 ⓒSSG랜더스
▲ 한때 SSG의 마무리로 팬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겼던 김택형은 2026년을 화려한 재기의 시점으로 벼르고 있다 ⓒSSG랜더스

[스포티비뉴스=베로비치(미 플로리다주), 김태우 기자] 미 플로리다주 베로비치에 위치한 재키 로빈슨 트레이닝 콤플렉스는 SSG가 오랜 기간 전지훈련 캠프로 쓴 곳이자 올해도 쓰는 곳이다. 2012년 마무리캠프 때부터 이곳을 찾았고,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기간을 제외하고는 매년 이곳에서 1군 캠프를 했다.

그래서 여러 선수들에게 추억이 남아 있는 곳이기도 하다. 신인 시절부터 지금까지, 이곳에서 성장한 선수들이 더러 있다. 한편으로는 선수들의 굴곡을 상징하기도 한다. 이곳에 꾸준히 왔다는 것은 꾸준한 1군 선수였다는 것을 의미한다. 반대로 중간중간 기억이 끊긴 선수들은 그만한 풍파가 있었다는 것을 말하기도 한다. SSG 좌완 김택형(30)이 그런 선수다.

트레이드 이후 팀의 좌완 핵심 선수로 기대를 모았던 김택형은 당연히 이곳에 매년 2월마다 오는 단골손님이었다. 2020년까지 베로비치에서 시즌을 준비하곤 했다. 59경기에서 평균자책점 2.39, 그리고 시즌 막판 강렬한 인상을 남기는 투지를 보인 2021년의 영광이 이곳에서 만들어졌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그러나 이후로는 베로비치에 대한 기억이 뚝 끊겼다. 이곳에 올 만한 상황이 안 됐다.

2022년 시즌 뒤 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입대했다. 2023년과 2024년, 코로나19가 잦아들고 SSG가 다시 이곳에 스프링캠프를 꾸렸지만 그때는 참가할 수 없는 신분이었다. 2024년 시즌 중반 제대했지만 기대만큼의 구위를 보여주지 못했고, 2025년 캠프에는 명단에 들지 못했다. 당시로서는 제법 충격적인 일이었다. 퓨처스팀(2군) 캠프에 가 1군에서 멀어졌다. 제대 이후 기대감이 부풀어 있던 선수에게는 큰 시련이었다.

▲ 지난해 1군 캠프에 참가하지 못한 김택형은 시즌 중반 반등의 계기를 만든 뒤 1군 스프링캠프까지 합류했다 ⓒSSG랜더스
▲ 지난해 1군 캠프에 참가하지 못한 김택형은 시즌 중반 반등의 계기를 만든 뒤 1군 스프링캠프까지 합류했다 ⓒSSG랜더스

제대 직후 발목을 다쳐 투구 밸런스가 크게 흐트러졌고, 이는 투구시 힘을 쓰지 못하는 원인이 되면서 김택형의 최고 장점이었던 패스트볼 구위가 크게 저하됐다. 원래 시속 150㎞를 던졌던 선수라 시간이 지나면 차차 구속이 올라올 것이라는 기대와 달리 한동안 구속이 140㎞도 넘기지 못하며 고전을 거듭했다. 김택형은 “똑같이 던진다고 생각했지만, 영상을 봤는데 확실히 몸을 더 못 썼다. 그러다 보니 구속이 안 나왔다”고 어려웠던 시절을 떠올렸다. 2025년 시즌도 초반에는 한동안 2군에 있었다. 1군에서 부를 기미조차 안 보였다.

그런 김택형은 2026년 시즌을 앞두고 다시 베로비치에 왔다. 김택형은 “옛날 생각이 난다. 숙소나 이런 것도 많이 바뀌었고, 그때보다 시설도 많이 좋아진 것 같다”고 첫 인상을 이야기하면서 “많이 돌아왔다”고 멋쩍은 웃음을 지었다. 어쨌든 이곳에 다시 왔다는 것은, 김택형이 뭔가 재기의 발판을 마련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올해 SSG에서 꽤 큰 기대치가 걸리는 선수이기도 하다. 김택형도 마지막 기회라는 각오 속에 굵은 땀을 흘리고 있다.

김택형은 지난해 중반 1군에 올라와 25경기에 나가 22⅓이닝을 던졌다. 필승조는 아니었지만 그래도 2.78의 평균자책점은 나쁘지 않았다. 바닥을 찍고 올라가는 데는 성공한 셈이다. 그 성과를 인정받아 올해는 다시 1군 캠프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한때 팀의 마무리로 대체가 불가능한 선수였던 김택형은, 이제 “자리를 확실하게 잡아야 한다. 예전과 마음가짐이 다르다”며 예전의 영광을 잊고 원점부터 출발한다는 각오를 보여주고 있다.

사실 지난 시즌 구속이 예전을 회복한 것은 아니었다. 130㎞대에서는 벗어났지만, 그래도 140㎞대 초반에 머무는 날이 많았다. 노련한 경기 운영으로 버틴 느낌이었다. 오히려 김택형은 그래서 더 자신감을 얻었다. 구속이 떨어져도 ‘베이스’는 가지고 있다는 것을 느꼈다. 구속을 더 끌어올리고, 구위를 더 끌어올리면 그 ‘베이스’와 더불어 예전의 경기력을 되찾을 수 있다는 기대감이 샘솟기 시작했다. 누구보다 의욕적으로 캠프를 준비한 배경이다.

▲ 다시 찾은 베로비치의 스프링캠프에서 힘찬 재기를 다짐하고 있는 김택형 ⓒSSG랜더스
▲ 다시 찾은 베로비치의 스프링캠프에서 힘찬 재기를 다짐하고 있는 김택형 ⓒSSG랜더스

김택형은 “몸 순발력 위주로 운동을 했다. 구속을 끌어올리는 것에 중점을 두고 거기에 계속 맞춰서 운동을 했다. 한창 때보다 몸의 스피드가 떨어지고, 전역 후 바로 부상이 겹치면서 폼도 바뀌며 계속 안 맞았던 것 같다”면서 “그래도 평균 145㎞는 던져야 한다. 그래야 1군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 그래야 주무기인 슬라이더도 적절히 쓸 수 있는 것이라 거기에 중점을 많이 두고 있다”고 캠프 최대 과제를 설명했다.

SSG 불펜은 막강한 우완 전력에 비해 좌완이 다소 헐겁다. 김건우가 선발로 이동한 상황에서 박시후 한두솔 이기순 신지환 등 다른 좌완들이 있기는 하지만 김택형은 경험에서 다른 후배들을 압도한다. 김택형이 확실한 필승조로 자리한다면 막강 불펜의 구색은 더 다채로워질 수 있다. 경험이 많은 김택형도 이를 안다. 김택형은 “나도 잘하면 팀이 더 높은 곳으로 올라가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힘을 보태길 바란다.

예전에는 추격조 투수들의 마음을 잘 몰랐다. 항상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중요한 순간에 나가는 필승조이자 마무리였다. 그러나 지난해 경험을 통해 많은 것을 느꼈고, 또 그만큼 의욕도 생겼다. 김택형은 평균자책점에 비해 중용을 못 받은 것 같다는 말에 “내가 보여드린 게 없으니 불만이 있을 수 없는 것”이라고 잘라 말하면서 “불펜 애들이 나보다 앞서 나가는 것을 보고 동기부여도 많이 생겼다. ‘나도 원래 저 때 나가서 던졌는데’라는 생각을 많이 하며 마음을 더 굳게 먹었다. 올해는 특히 많이 중요하다. 이제는 물러날 곳도, 핑계거리도 없다”고 각오를 다졌다. 그 투지의 마무리가, 다시 팬들을 ‘중요한’ 순간에서 만나겠노라 시즌을 벼르고 있다. 

▲ 김택형이 좋을 때 경기력을 되찾을 수 있다면 SSG 불펜은 막강한 구색을 갖출 수 있다 ⓒSSG랜더스
▲ 김택형이 좋을 때 경기력을 되찾을 수 있다면 SSG 불펜은 막강한 구색을 갖출 수 있다 ⓒSSG랜더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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