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라이맥스' 주지훈 "전우애도 사랑의 영역, 태섭이 더 사랑하는 것 같다"[인터뷰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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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김현록 기자] "대한민국 최고의 자리에 서기 위해 권력의 카르텔에 뛰어든 검사 방태섭(주지훈) 그를 둘러싼 이들의 치열한 생존극." 하지만 ENA 월화드라마 '클라이맥스'는 한 줄의 소개로 설명하기 꽤 어려운 드라마다.
실상을 들여다보면 퍽 대담하다. 정계와 재계, 그리고 엔터테인먼트 업계가 배경인데, 그간 대한민국을 떠들썩하게 했던 여러 실제 사건을 꽤 직접적으로 연상하게 만든다. 꽤 현실적이지만 끝끝내 판타지일수밖에 없는 고자극의 이야기가 '클라이막스'란 제목처럼 쉴틈없이 펼쳐진다.
그 욕망의 중심에 선 흙수저 검사가 방태섭이 바로 주지훈이다. 수많은 스캔들의 중심이었던 엔터계 거물 살인사건을 수사하면서, 자신의 욕망하는 바를 얻기 위해 의혹을 묻고 덮은 것으로 모자라 주요 피의자였던 톱스타 여배우 추상아(하지원)와 결혼하며 전략적 동반자가 된 인물로 그려진다.
최고 권력을 욕망하는 검사 출신 정치인 캐릭터 자체가 의미심장한 데다, 스폰서부터 성상납까지 수많은 의혹과 루머, 실제 사건까지 두루 다루는 이야기다. 엔터테인먼트 업계에 몸담은 이라면 더더욱 조심스러울 수 있으리라.
주지훈은 "객관적인 시선에서 대본을 보면 세상이 폐허다. 실제로 불합리가 많다. 당장 매일매일의 뉴스에서도 그렇다"면서 "그것을 가감없이 쭉 펼쳐놨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다만 문제적 사건 하나하나를 들여다보거나 신경쓰지는 않았다며 "연기는 연기다. 파보지 않아도 뉴스가 들리지만, 놀랄 일은 아니다. 그에 잠식되고 싶지 않다"고 강조했다. 주지훈은 '조직에만 충성한다'는 대사가 윤석열 전 대통령을 연상시킨다는 질문에도 "극은 극일 뿐"이라고 선을 그었다.
"정계 재계가 들어가고 수위도 있고 적나라하게 느껴지니까 비판적 시선이 담길 수 있지 않겠나. 제작사에 '괜찮겠냐'고 물어본 적은 있다. '극인데 뭐 어떠냐' 하시더라. '그쪽이 괜찮으면 내가 걱정할 일은 아닌데' 했다."(웃음)
'클라이맥스'의 제작사는 '내부자들' '서울의 봄' '남산의 부장들' '마약왕' 등을 만든 하이브미디어코프다. 주지훈은 "불편할 수 있고 함부로 접근하기 힘든 것을 힘있게 끌고 나간 전적이 있으니까 신뢰가 있다"며 "저는 큰맘 먹고 하기로 했는데 머쓱해지면 안되니까"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다만 '클라이맥스'는 OTT 오리지널 대신 ENA 채널에 먼저 풀리면서 성인물이 아닌 15세 관람가로 완성됐다. 드라마가 다루는 사건이나 소재를 돌이켜보면 19금이었다면 더 어울릴 콘텐츠로 느껴지기도 한다.
주지훈은 "설정을 바꾸기엔 충분한 시간이 아니었다. 설정은 19금인세 표현이 15세라니, 상황은 칼이 있어야 하는데 보여줄 수도 그을 수도 없는 식이니 힘들기는 했다"면서 "손발이 좀 묶인 기분"이라고 털어놨다. 그는 "공부가 많이 됐다"면서도 "열심히 공부했는데 답은 잘 모르겠다"고 웃었다.
주지훈과 하지원의 조합은 두 사람이 함께한다는 소식이 들렸을 때부터 기대가 쏠렸다. 다만 찐한 로맨스보단 정략적 관계에 가까운 사이로 그려진 탓에 하지원은 "진짜 로맨스는 나중에 다시 호흡을 맞췄으면 좋겠다"고 언급하기도. 주지훈 역시 "좋다. 누나랑 호흡이 잘 맞고 안 할 이유가 없다. 나이든 어른의 멜로를 하고 싶다"고 화답했다.
그렇다면 방태섭과 추상아와 관계는 어떨까. 추상아에게 방태섭이 비즈니스라면, 방태섭에게는 추상아가 사랑처럼 느껴진다는 이야기에 주지훈은 "이야기를 쓰신 감독님도 물어보시더라. 나는 '사랑같은데' 하기는 했다"고 말문을 열었다.
"시작은 당연히 비즈니스다. 태섭은 이 여자를 트로피처럼 활용할 생각을 가지고 결혼한 거니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음 붙이고 같이 살고, 미워하면서도 같은 방향을 가기도 한다. 전우애랄까. 제가 생각하는 사랑의 영역 안에는 '전우애'가 포함돼 있다. 시작부터 태섭이 숙이고 들어갔고, 더 필요하다 느낀 것 같다. 현실에서도 좀 더 접고 기어들어간 사람이 상대를 좀 더 사랑하는 것 같다. 저는 그런 느낌을 받았다."
재벌가 후처 이양미 역 차주영이나 장남 권종욱 역의 오정세와의 호흡도 볼거리다. 주지훈 또한 "서로 오버 아니냐, 내가 받을 거잖아 하며 활기차게 만들었다. 모든 씬이 재미있었다"고. 그 사이에서 40대 방태섭이 '새끼호랑이'로 불리는 것도 맘에 들었다고 했다.
"150세 인생인데 새끼호랑이가 맞다.(웃음) 그 워딩 자체가 주는 상징성과 폭력성이 있다. 입문하는데 '호랑이'라 불러주니 그래도 주목하는구나 싶고 '새끼'라고 붙여서 아직 꼬마라고 치부하는 게 그 워딩 하나에 있다. '오 주목은 받는데 우습게 보네' 내가 호랑이인지 새끼인지 하이에나인지 보여줘야겠다는 욕망이 생기는 거다."
주지훈의 전작이 넷플릭스 '중증외상센터', 다음 작품이 디즈니+의 '재혼왕후'임을 생각하면 그가 넘나드는 장르와 캐릭터가 얼마나 다채로운지 더 실감이 난다. 주지훈은 "아침 점심 중식을 먹었으면 본능적으로 저녁을 다른 걸 먹는 수준"이라며 "전략적으로 계획적으로 변신하는 건 아니다"고 했다. 그는 "거부감이 없어 평소 잡식성으로 책도 영화도 보고, 주위에 별 인간군상이 많다"면서 "'중증외상센터'를 예로 들면, 전문가가 아닌 내가 봐도 흥미있고 잘 넘어가나, 그런 재미를 보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그가 황제 역을 맡은 판타지 로맨스 '재혼왕후'는 '궁'의 왕자님으로 연기생활을 시작한 주지훈에게 더 특별할 수 있을 터. 하지만 주지훈은 뜻밖에 "이 내용이 이해가 안 됐다. 처음엔 거절했다"면서 "제가 신뢰하는 사람들이 이 작품이 왜 재밌고 주지훈이 왜 필요한지를 설명해주셨다. 솔직히는 그것이 궁금해서 들어간 작품"이라고 언급했다. 그는 "만화 원작을 많이 해봤다. 2D를 3D로 옮기는 것이 정말 어려운 작업이라 궁금증도 많다"고도 덧붙였다.
마침 첫 방송을 앞둔 아이유 변우석의 MBC 새 드라마 '21세기 대군부인'도 주지훈의 '궁'을 여러 모로 떠오게 한다. 주지훈은 "'궁'은 신기할 정도로 계속 사랑해주시는 스테디"라며 "저도 감사하고 신기하다"고 했다. 실은 '사랑은 외나무다리에서'를 연출한 박준화 PD와 인연으로 '21세기 대군부인' 카메오 제안도 받았다고 귀띔하면서 "흔쾌히 나간다고 했지만, 안될 걸 알았다"고 선수를 쳤다. "제 다음 작품이 '재혼왕후'인데 세계관이 이상하게 겹치지 않나. 같은 배우가 나가면 애매하다. 하지만 응원한다."
반전에 반전, 고자극에 고자극을 이어 온 '클라이맥스'는 이제 정말 마지막 이야기만을 남겨뒀다. 주지훈은 "대본 전체를 보고 결정한 입장에서, 저는 괜찮았다"면서 "어떤 감정이든 상황이든 사건이든, 실제로 존재하지만 쉬쉬하는 것들을 두고 대놓고 '에이 그럴 수 있잖아, 에이 다 알잖아, 에이 말만 안 하는 거잖아' 그런 느낌의 장르물이라 생각했다"고 말했다.
"충분히 그럴수 있다, 하지만 그것이 좋다는 건 아니다. 하지만 그럴 수 있다는 걸 보는 대리만족이 있지 않나. 에이 저런 X가 있지 하고 편하게 보신다면 작품 자체에서 재미를 느끼실 거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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