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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이 ‘억까’했는데 이렇게 태연하다니… 괜히 감독할 멘탈 아니다, '긍정왕' 시계는 더 빠르다

작성일: 2026.05.25 22:30 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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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서히 훈련 강도를 높이며 6월 중순 복귀 목표에 다가서고 있는 고명준 ⓒ곽혜미 기자
▲ 서서히 훈련 강도를 높이며 6월 중순 복귀 목표에 다가서고 있는 고명준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올 시즌 초반 SSG를 넘어 리그 전체적으로 봤을 때도 가장 핫한 젊은 타자는 고명준(24·SSG)이었다. 팀의 중심 타자로 성장할 수 있다는 팀의 기대감을 가상을 넘어 현실로 만들어내고 있었다.

시범경기부터 홈런 페이스가 심상치 않았던 고명준은 시즌 첫 17경기에서 타율 0.365, 4홈런, 12타점, OPS(출루율+장타율) 1.047의 폭발적인 타격을 선보이며 팀 타선을 이끌고 가는 주역으로 떠올랐다. 지난 2년의 경험에서 많은 것을 얻은 고명준이 드디어 팀의 중심으로 자리하는 감격적인 순간이었다. 하지만 그 감격은 오래 가지 않았다. 하늘의 시험이 있었다.

고명준은 18일 창원 NC전에서 상대 선발 우완 커티스 테일러의 몸쪽 공에 왼손을 맞았다. 몸쪽으로 순식간에 말려 들어오는 공에 제대로 피할 새도 없이 손등 부위를 크게 다쳤다. 경기에서 빠져 곧바로 검진을 받았으나 골절이라는 최악의 소견을 받았다. 일반적으로 재활과 복귀 준비까지 최소 6주, 길면 8주까지 걸리는 날벼락이었다.

6~8주 정도 빠지는 것도 팀에나 개인에게나 큰 타격이었지만, 더 걱정이 됐던 것은 좋았던 흐름이 뚝 끊기는 것이었다. 억울한 부상이었던 만큼 선수가 입을 심리적인 손실에도 우려가 모였다. 그러나 팀에서 평가하듯, 고명준은 역시 비범한 멘탈을 가진 선수였다. “야구를 잘할 성격”, “주장이나 감독도 할 수 있는 성격”이라는 평가는 나쁜 것을 빨리 잊고 대범하게 대처하는 성격에서 비롯됐다. 이번 부상을 대하는 자세도 마찬가지였다.

▲ 지난 시즌 막판부터 올 시즌 초반까지 절정의 타격감을 선보인 고명준은 불의의 부상에 재활 중이다 ⓒSSG랜더스
▲ 지난 시즌 막판부터 올 시즌 초반까지 절정의 타격감을 선보인 고명준은 불의의 부상에 재활 중이다 ⓒSSG랜더스

부상을 당한 뒤 낙담하는 게 아니라, 그 다음을 빨리 찾아 움직였다. 아무런 고민 없이 팀의 2군 훈련 시설이 있는 강화SSG퓨처스필드 숙소 생활을 자처했다. “저녁 걱정을 하며 만날 시켜먹는 것보다는 숙소를 쓰면 밥을 주니까 편하다”는 농담도 곁들였지만, 최대한 빨리 회복하고 또 할 수 있는 훈련을 빠르게 시작하기 위한 결정이었다. 고명준은 “병원에 거의 한 달 내내 치료를 받기 위해 왔다 갔다 했다. 숙소를 쓰는 게 운동을 더 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말했다.

할 수 있는 것부터 차근차근 시작했다. 고명준은 “다친 직후에는 진짜 할 수 있는 게 없었다. 유산소 운동을 하고 햄스트링 보강 운동도 했다. 손 움직임을 최소화해야 한다고 해서 최대한 무리 안 가는 선에서 그렇게 계속 운동을 했다. 이제는 어느 정도 다 붙었다고 하니 웨이트도 강하게 들어가고, 손목 보강 운동도 계속하고 있다. 이제 뛰는 것도 문제가 없다”고 현재 상황을 설명했다.

여기에 스윙을 할 수는 없지만 공은 계속 봤다. 고명준이 숙소 생활을 선택한 가장 결정적인 이유였다. 머신을 세워두고 패스트볼과 변화구를 보고, 야간까지 훈련을 했다. 코칭스태프에 양해를 구해 퓨처스팀 투수들이 불펜 피칭을 할 때는 직접 타석에 들어가 공을 보며 감각을 잃지 않기 위해 노력했다. 고명준은 “뼈가 붙었을 때 바로 기술 훈련에 들어갈 수 있는 몸을 만들어 놓는 게 첫째라고 생각했다. 최대한 그것에 신경을 많이 썼다”고 설명했다.

그래도 생각보다 회복 추이가 빨라 5월 21일부터 방망이를 조금씩 휘둘러보기 시작했다. 저강도부터 시작해 문제가 없으면 점차 강도를 높여가는 방식이다. 착실하게 훈련을 한 덕에 부상 부위를 제외한 나머지 몸 컨디션은 좋다. 오히려 보강 운동을 더 해 시즌 시작부터 더 말끔한 상태가 됐다는 게 고명준의 설명이다. 고명준은 “급하게 생각은 하지 않는다. 급하게 한다고 빨리 되는 것도 아니다. 오히려 더 잘 준비해서 좋은 컨디션으로 올라가는 게 맞는다고 생각한다”고 침착하게 앞을 바라봤다.

▲ 고명준은 재활 기간을 최대한 효율적이고 성실하게 보내며 복귀 시점을 앞당기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SSG랜더스
▲ 고명준은 재활 기간을 최대한 효율적이고 성실하게 보내며 복귀 시점을 앞당기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SSG랜더스

짜증이 나거나, 원망스럽지는 않았을까. 고명준은 “많이 아쉽다. 잘하고 있었을 때 다쳤으니까”라고 솔직하게 말했다. 하지만 그래도 벌어둔 게 있어 다행이었다. 고명준은 “못 하고 있다가 다쳤으면 스스로 힘들었을 텐데 어느 정도 해놓고 다쳤으니 다시 올라갔을 때 쫓기는 게 그나마 덜 할 것 같다”면서 “내가 잘못해서 다친 건 아니다. 오히려 딱 다치고 나서 ‘올해 얼마나 잘 되려고 하나’ 약간 그런 생각도 들었다. 긍정적으로 생각하려고 했다”고 의외의 답변을 내놨다.

고명준이 스스로 생각하는 복귀 시점은 6월 중순이다. 통증이 불거지지만 않는다면 그 시점 정도면 준비가 될 것으로 본다. 그 다음은 시즌 완주를 노린다. 두 달 가까이 빠지기 때문에 오히려 체력적으로는 시즌 끝까지 달릴 준비가 다 끝난 것이다. 고명준은 “물론 공백에 대한 불안감은 있다. 반대로 나는 체력을 세이브했다. 남들이 체력이 떨어졌을 때 나는 있는 상태에서 하니까 내가 더 유리할 것이라는 그런 식의 생각을 많이 했다. 긍정적으로 생각하려고 노력했다”고 웃어보였다. 

아전인수가 될 수도 있지만, 지금 고명준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그렇게라도 생각할 수 있는 밝은 멘탈이다. 고명준은 “이숭용 감독님도 빨리 오라고, 계속 생각난다고 하시더라. 팀에서도 기대를 많이 하니까 좋은 모습으로 복귀해야 한다”면서 “복귀하면 다 괜찮은 것이니 나는 쉴 수도 없는 상황이다. 남은 경기에 다 나가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긍정왕’이 팬들과 다시 만날 시간을 조금씩 앞으로 당기고 있다.

▲ 긍정적인 멘탈을 바탕으로 복귀 시점을 당겨가며 SSG 팬들의 기대를 한몸에 모으고 있는 고명준 ⓒSSG랜더스
▲ 긍정적인 멘탈을 바탕으로 복귀 시점을 당겨가며 SSG 팬들의 기대를 한몸에 모으고 있는 고명준 ⓒSSG랜더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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