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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 연속 대박 친 LG, 올해도 대박나려면 조건이 있다… 160㎞ 파이어볼러 치명적 약점 지우나

작성일: 2026.06.18 08:20 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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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7일 광주 KIA전에서 0.1이닝 3실점으로 무너진 약셀 리오스 ⓒLG 트윈스
▲ 17일 광주 KIA전에서 0.1이닝 3실점으로 무너진 약셀 리오스 ⓒLG 트윈스

[스포티비뉴스=광주, 김태우 기자] 아무리 변화구가 더 정교해지고 날카로워진 시대가 됐지만 역시 타자들에게 가장 어려운 공은 ‘제구가 되는’ 빠른 공이다. 기본적으로 대응할 시간이 짧다. 수많은 하이패스트볼 헛스윙이 이를 증명한다.

LG의 새 외국인 투수인 약셀 리오스(33)는 그 빠른 공을 가진 선수다. 불펜 투수로 메이저리그에서 오랜 기간 활약하며 빅리그 통산 93경기 출전 경력이 있다. 올 시즌 메이저리그에서 포심패스트볼 평균 구속이 98.5마일(158.5㎞)에 이를 정도의 파이어볼러다. 메이저리그에서도 적어도 구속 하나는 결코 떨어지지 않은 선수로, KBO리그에서는 신기원 수준의 구속을 보여줄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실제 리오스는 이미 KBO리그에서 최고 시속 160.8㎞(트랙맨 기준)을 기록했을 정도로 기대 수준의 빠른 공을 보여주고 있다. 다만 17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KIA와 경기에서는 보완점도 보여줬다. 구속이 문제가 아닌, 가진 구종들이 죄다 빨랐다. 뭔가 피치 터널을 만들기가 쉽지 않은 양상이었다.

아무리 빠른 공도 그 공이 들어온다고 생각하고 타자들이 준비를 하면 공략 당할 확률이 높아진다. 아예 헛스윙을 각오하고 그 빠른 공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다. 이날 3-2로 앞선 8회 무사 1루에서 승부에 결정적인 쐐기 투런포를 박은 나성범도 그런 방식으로 리오스를 상대했다고 밝혔다. 이것저것 구종이 많은 선수는 아닌 만큼 빠른 공 하나만 생각하고 들어갔다는 것이다.

▲ 약셀 리오스는 시속 160km의 빠른 공을 던지는 투수지만, 상대 타자들도 그에 대비를 하고 타석에 들어서고 있다 ⓒLG 트윈스
▲ 약셀 리오스는 시속 160km의 빠른 공을 던지는 투수지만, 상대 타자들도 그에 대비를 하고 타석에 들어서고 있다 ⓒLG 트윈스

나성범은 경기 후 “분석을 했을 때 빠른 공을 던지는 것을 알고 있었고 변화구도 140㎞대 후반대로 빠르게 오더라. 롯데전 때도 던지는 영상을 보니까 변화구에 헛스윙을 하고, 빠른 공에 헛스윙을 하더라도 그냥 빨리 타이밍을 잡아야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타석에 임했다”고 설명했다.

시속 160㎞짜리 패스트볼에 타이밍을 맞추는 것도 쉽지 않은 일이지만, 160㎞에 타이밍을 맞추고 들어가면 당연히 변화구에는 헛스윙 확률이 높아진다. 하지만 나성범은 그런 위험부담을 감수하더라도 일단 빠른 공에 포커스를 맞춘 것이다. 결국 이는 잘 맞은 투런포로 이어졌다. 2-2로 맞선 8회 3득점의 시발점이 된 김호령 또한 159㎞ 패스트볼에 타이밍을 맞춰 좌중간 2루타를 뽑아냈다.

이날 리오스는 160㎞에 이른 패스트볼, 그리고 140㎞대 중·후반의 슬라이더를 던졌다. 두 구종 모두가 빠르다. 그렇다면 타자들은 확률적으로 일단 패스트볼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슬라이더도 빠르기 때문에 패스트볼 타이밍에 나가다 운이 좋으면 슬라이더가 맞는다. 

리오스의 슬라이더를 공략해 적시타를 만든 김도영 또한 경기 후 “리오스와의 승부에서 스윙 타이밍이 늦으면 아무 결과도 낼 수 없을 거라 생각했다. 삼진을 당하더라도 존으로 들어오는 공에는 반응을 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했다”면서 “3구째 변화구가 존 안으로 들어오는 코스인 게 보였고 타이밍 맞게 배트를 냈던 게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역시 타이밍을 빠르게 잡고 있었다는 의미다.

▲ 패스트볼, 슬라이더를 더 돋보이게 할 수 있는 피치 디자인이 필요한 약셀 리오스 ⓒLG 트윈스
▲ 패스트볼, 슬라이더를 더 돋보이게 할 수 있는 피치 디자인이 필요한 약셀 리오스 ⓒLG 트윈스

물론 김호령 김도영 나성범이 좋은 타자들이고, 그래서 그런 전략이 성공했을지 모른다. 아무나 할 수 있는 전략들은 아니다. 하지만 리오스는 급박한 상황에서 상대 타선의 최고 타자들과 만날 확률이 높은 선수라는 점도 간과하기 어렵다. 결국 느린 구종이 하나 더 필요하다는 결론이 나온다. 패스트볼-슬라이더 콤보로는 빠르게 타이밍을 잡고 들어오는 ‘모 아니면 도’ 식의 타자들에게 종종 공략 당할 수 있다.

리오스는 예전에는 체인지업과 커브도 던지던 선수였지만 근래에는 구사 비율이 적었고, 올해는 스플리터를 조금 섞는 정도였다. 올해 메이저리그에서도 패스트볼(포심+투심) 합산 비율이 80%에 육박했다. KBO리그 타자들은 공격적인 정면 승부를 즐기는 메이저리그 타자들과 성향이 다르고, 결국 떨어지는 느린 변화구가 하나는 있어야 한다는 명제는 여러 선수들을 통해 증명이 된 바다. 그리고 염경엽 LG 감독은 이를 항상 강조했던 지도자였다. 

2024년 대체 외국인 선수로 입단해 포스트시즌에서 맹활약한 엘리에이저 에르난데스, 2025년 대체 외국인 선수로 입단해 역시 대박을 친 앤더스 톨허스트에 이어 3년 연속 대박을 치려면 피치 디자인과 터널의 수정은 필요할지 모른다. 톨허스트의 경우는 애당초 떨어지는 구종이 있었던 선수지만 리오스는 조금 다르다. LG가 어떤 방식으로 접근할지도 관심사다.

▲ 올 시즌 LG 불펜의 키를 쥐고 있는 약셀 리오스 ⓒLG 트윈스
▲ 올 시즌 LG 불펜의 키를 쥐고 있는 약셀 리오스 ⓒLG 트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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