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카바니(왼쪽), 네이마르
[스포티비뉴스=김도곤 기자] 파리 생제르망(이하 PSG)의 에딘손 카바니(30)와 네이마르(25)가 페널티킥을 두고 벌인 언쟁으로 논란이 뜨겁다. 그렇다면 이 두 선수 중 누가 페널티킥을 더 잘 찰까?

PSG는 18일(한국 시간) 프랑스 파리의 파르크 데 프랑스에 열린 2017-18 프랑스 리그1 6라운드 올림피크 리옹과 경기에서 2-0으로 이겼다. 승리의 기쁨보다 페널티킥 논란으로 오점을 남겼다.

상황은 후반 34분 킬리안 음바페(18)가 얻은 페널티킥에서 시작됐다. PSG의 페널티킥 전담 키커는 카바니다. 이 경기 전까지 이번 시즌 PSG가 얻은 페널티킥 3번을 모두 카바니가 찼고 모두 성공시켰다. 이날도 다름 없이 카바니가 키커로 나섰다. 하지만 네이마르가 다가오면서 상황이 묘하게 흘러갔다. 페널티킥을 앞두고 두 선수는 무언가 이야기를 나눴다. 네이마르는 불만 섞인 표정으로 돌아갔고 카바니는 페널티킥을 찼지만 실축했다.

현지 언론을 통해 페널티킥을 두고 카바니와 네이마르가 본인이 차겠다고 언쟁을 벌인 것으로 밝혀졌다. 두 사람은 지난 13일 셀틱과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경기에서도 페널티킥을 두고 언쟁을 펼쳤었다. 불과 열흘도 되지 않아 같은 상황이 반복됐다.

◆ 카바니와 네이마르의 페널티킥 성공률

페널티킥은 어느 팀이든 전담 키커가 있다. 페널티킥을 가장 잘 차는 선수가 맡는다. 페널티킥은 보통 키커가 유리하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이론상 키커가 페널티킥으로 찬 공이 골대 안으로 들어가는 시간을 보통 0.4초에서 0.5초로 정의한다. 반면 골키퍼의 반응 속도는 0.6초에서 0.75초 사이다. 물리적으로 골키퍼의 반응 속도가 공의 속도를 따라가기 힘들다. 

물론 이론이 확률까지 연결되지는 않는다. 골키퍼와 키커의 심리전, 키커가 느끼는 심리적 압박이라는 변수가 있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보통 전담하는 선수가 있다. 많이 차 본 선수가 경험상 덜 떨고, 그만큼 변수가 생길 확률이 줄기 때문이다.

확률로 보면 카바니가 네이마르보다 좋은 페널티킥 전담 선수다. 카바니는 지난 시즌부터 페널티킥을 전담했다. 그 전에는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35,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전담했다.

카바니가 파리 생제르망에서 뛴 2013-14 시즌부터 현재까지 찬 페널티킥은 총 20개다. 그 중 17개를 성공시켰다. 실축은 3개다. 확률로 계산하면 85%다. 전담 키커를 맡은 지난 시즌에는 9개를 차서 8개를 성공시켰다.

반면 네이마르는 카바니보다 확률이 떨어진다. 바르셀로나에서 뛴 네 시즌 동안 네이마르가 찬 페널티킥은 18개며 그 중 12개를 성공시키고 6개를 실패했다. 성공 확률은 66.6%다. 카바니와 20% 가까이 차이가 난다. 무엇보다 네이마르는 '바르셀로나의 전담 키커다'라고 정의할 수 있는 시즌이 없었다.

▲ 네이마르 ⓒ게티이미지코리아

네이마르가 입단한 2013-14 시즌 바르셀로나는 17개의 페널티킥을 얻었다. 그 중 11개를 메시가 찼다. 네이마르는 딱 1개만 차 성공시켰다. 2014-15 시즌에는 12개의 페널티킥 중 네이마르는 2개, 메시가 9개를 찼다. 나머지 1개는 페드로(30, 첼시)가 찼다. 

2015-16 시즌은 네이마르의 페널티킥 비중이 크게 늘었다. 24개의 페널티킥 중 네이마르는 10개, 메시는 8개를 찼다. 네이마르가 더 많이 찼으나 딱 2개 차이다. 전담 키커라고 보기 힘들다. 두 선수 모두 성공률도 떨어졌다. 네이마르는 10개 중 4개를 실축했고 메시는 8개 중 4개를 놓쳤다. 6개를 찬 루이스 수아레스(30)도 2개나 놓쳤다. 지난 시즌 바르셀로나의 전담 키커는 메시였다. 17개의 페널티킥 중 10개를 메시가 찼고 5개를 네이마르 찼다. 네이마르와 메시 모두 딱 1개씩 넣지 못했다.

단 브라질 국가대표의 네이마르는 이야기가 다르다. 네이마르는 브라질 국가대표(A대표팀+올림픽 대표팀)에서 총 11번의 페널티킥을 시도해서 단 한 번도 실패하지 않았다. 국가대표에서는 100%다. 바르셀로나와 국가대표 성적을 합산하면 성공률은 79.3%까지 올라 간다. 카바니가 PSG에서 기록한 페널티킥 성공률보다 약간 떨어진다. 하지만 국가대표 카바니의 페널티킥 성공률도 높다. 지난 2014년 부터 현재까지 4번 시도해 4번 모두 성공했다.

논란의 발단은 클럽인 PSG 경기에서 일어났다. 클럽 팀에서 통계를 놓고 보면 결국 카바니가 경험도 많고 성공률도 높은 페널티킥 키커다. 네이마르도 이를 모르지 않았을 것이다. 그렇다면 이런 일이 왜 발생했을까?

◆ 1인자 자리 놓고 벌이는 파워 게임?

외신은 이 장면을 두고 카바니와 네이마르 사이에 묘한 기류가 흐른다고 보도했다. 프랑스 매체 'RMC 스포츠'는 "네이마르가 발롱드로 경쟁에서 메시, 크리스티아누 호날두(32. 레알 마드리드)를 이기기 위해 득점 기록을 원했다. 이에 우나이 에메리 감독에게 페널티킥을 전담하게 해달라고 요청했다"고 보도했다. 메시의 그늘에서 벗어나 1인자가 되고픈 야심이 있는 네이마르다. 바르셀로나를 떠난 이유 중 하나가 진정한 1인자가 되기 위해서라는 예측이 적지 않다. 보도가 사실이라면 네이마르는 본인의 이적 전까지 PSG에서 큰 비중을 차지한 카바니와 1인자 자리를 놓고 경쟁이 불가피하다.

여기에 네이마르는 다니엘 알베스(34), 마르퀴뇨스(23), 티아고 실바(32), 루카스 모우라(25)를 중심으로 하는 든든한 '브라질 커넥션'을 뒤에 두고 있다. PSG는 자국 선수를 제외하면 브라질 선수가 가장 많다. 브라질 선수의 입김이 센 팀의 특성상 만약 카바니와 네이마르의 신경전이 파워 게임으로 번진다면 상당한 혼란을 초래할 수 있다.

이들의 문제는 크게 나아질 것 같지는 않다. 경기 후 PSG의 에메리 감독은 "카바니, 네이마르 모두 페널티킥을 찰 수 있는 선수다"라는 애매모호한 답변만 내놨다. 확실하게 교통정리를 하지 못했다. 막대한 자금을 퍼부어 네이마르, 음바페 등을 영입한 PSG다. 프랑스를 넘어 유럽 제패까지 노리고 있는 상황에서 생각하지도 못한 파워 게임으로 자칫 팀이 소용돌이에 휘말릴 수 있는 상황이 발생했다. 이를 원만한게 풀어야 하는 에메리 감독의 얼굴에 주름이 늘게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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