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BS '가요대축제'가 기대와 달리 미흡한 운영으로 아쉬움을 남겼다. 제공|KBS
[스포티비뉴스=박소현 기자] 기대가 컸기에 아쉬움도 크다.

지난 27일 경기도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KBS '가요대축제'는 화려한 라인업과 대형 공연장 개최, 다채로운 컬래버레이션 무대로 관심을 끌었지만 뚜껑을 열어보니 기대와는 달랐다.

앞서 '가요대전'이 리허설 도중 레드벨벳 웬디가 무대 세트 문제로 추락해 크게 다치는 아찔한 사고가 있었다. '가요대축제'는 이로 인해 더욱더 안전에 주의를 기울였다. 여러 차례 리허설하고, 관객 안전을 위해 별도 응급체계까지 꾸려놨다. 이러한 노력은 좋았으나, '가요대축제'는 곳곳에서 허술했다.

킨텍스는 대형 공연장이다. 1만 명이 넘는 관객이 입장해야 하지만 '가요대축제' 방송 시작 후에도 입장을 못 하는 경우가 발생했다. 미흡한 진행으로 1부가 끝날 때까지 입장하지 못한 관객이 수두룩했다. 간신히 입장한 뒤에도 일부 관객은 지정된 구역과 좌석이 아닌 공연장 입구 펜스에서 무대를 봐야 했다. 

당시 관객 입장은 불과 경호원 5명이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비슷한 규모인 대형 아이돌 콘서트에서 출입구마다 서 있는 검표 인원보다 적은 셈이다. 

송가인부터 방탄소년단까지 화려한 라인업을 꾸렸지만, 아티스트에게도 만족스러운 무대였을까.

에이핑크는 사전에 준비한 무대를 모두 보여주지 못하는 어처구니없는 상황이 발생했다. 에이핑크는 '응응(%%)' 무대 후 댄스 브레이크가 준비되어 있었으나 돌연 편집 당했다. 팬들을 위해 바쁜 시간을 내서 연습한 에이핑크와 안무팀에겐 날벼락 같은 일이다. 손나은과 정은지는 자신의 SNS에 아쉬워했고, 박초롱은 눈물을 보였다.

'불후의 명곡', '뮤직뱅크' 등 음악 프로그램을 오랜 시간 방송 중인 KBS답지 않은 카메라 워크도 실망스러웠다.

퇴장하는 가수들의 길목에 카메라를 설치, 오프닝 멘트를 전하는 MC 신동엽, 아이린, 진영의 모습이 가렸다. 퍼포먼스가 돋보이거나, 다인원 그룹인 경우 본인의 파트와는 무관하게 아무렇게나 카메라에 잡혔다. '가요대축제' 방송 당시 트위터 실시간 트렌드에 '카메라 감독'이 떴을 정도로 시청자들은 당황했다. 

엔딩요정, 재현즈 등으로 만든 컬래버레이션 무대 기획 아이디어는 좋았지만 알 수 없는 카메라 워크와 구성은 혀를 차게 했다. 이도 저도 아니게 됐다. 아티스트는 많은 준비를 하고도 자신들의 무대를 제대로 안방에 전달하지 못한 셈이다. KBS는 킨텍스에서 지난 2015년 고척 스카이돔 개최 당시 보였던 문제점을 고스란히 다시 노출했다.

여러 가수가 출연하면서 분량도 들쭉날쭉했다. 방탄소년단이 신경 써서 준비한 무대의 퀄리티는 뛰어났다. 다만 '가요대축제'가 다른 아이돌을 홀대한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방탄소년단이 20여 분 무대를 꾸릴 동안, 다른 아이돌은 대개 4분에서 길게는 7분가량 무대를 공개하는 데 그쳤다. 오히려 2017년 '가요대축제'처럼 팀을 다소 줄이고 각자 풍성하게 무대를 꾸리는 편이 나았을지도 모른다. 

라인업도 좋았고, 제작진의 의욕도 느껴졌다 가요 '대축제'가 될 줄 알았는데, 어쩌다 '가요VS축제'가 되어버렸을까.

스포티비뉴스=박소현 기자 sohyunpark@spotvnews.co.kr 

관련기사

저작권자 © SPOTV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