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토스하고 있는 강민웅 ⓒ KOVO
[스포티비뉴스=수원, 김도곤 기자] 강민웅(한국전력)이 이번 시즌 V리그를 떠들썩하게 한 '유니폼 사건'의 뒷이야기를 털어놨다.

한국전력은 3일 수원체육관에서 열린 2016~2017 NH농협 V리그 6라운드 대한항공과 경기에서 세트스코어 3-1(22-25, 25-23, 25-20, 25-16)로 이겼다. 한국전력은 4위 삼성화재와 승점 차이를 5점으로 벌려 플레이오프 직행에 희망을 밝혔다.

한국전력 세터 강민웅은 적절한 분배와 공격수들의 입맛에 맞춘 토스로 활약했다. 신영철 감독은 강민웅의 토스를 칭찬했다.

강민웅은 본의 아니게 이번 시즌 V리그 최고의 화제를 일으킨 선수가 됐다. 유니폼 때문이다. 강민웅은 지난달 14일 대한항공과 경기에서 민소매 유니폼을 입었다.

강민웅은 당시 유니폼을 제대로 갖고 오지 않았고, 1세트 1-4로 뒤진 상황에서 급하게 가져온 민소매 유니폼을 입고 출전했다. 디자인도 달랐다. 경기는 한참 진행된 후인 12-14에서 중단됐고 1-14로 재개됐다. 대한항공의 점수는 그대로 두고 한국전력은 강민웅이 투입된 시점으로 돌려 1점에서 다시 경기를 시작했다. 한국전력은 풀세트 끝에 패했다.

약 20여 일이 지났다. 강민웅은 당시를 회상하며 "팀에 엄청난 피해를 줬다. 마음이 정말 무거웠다"고 밝혔다.

강민웅은 "정신병에 걸리는 줄 알았다"며 고개를 저은 뒤 "정말 중요한 경기였다. 당시 대한항공 선수들 컨디션이 좋지 않은 것이 눈에 보였고 이길 수 있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다. 그런 중요한 경기에서 어처구니없는 실수로 패했고 사건 자체도 커졌다"고 말했다.

강민웅은 "주위에서는 잊으라고 많이 얘기해 줬는데 도저히 잊을 수가 없더라. 그날은 잠도 못 자고 이후에도 괴로웠다"고 당시 심경을 밝혔다.

하지만 강민웅은 "그러다가 '어차피 계속해야 하는 배구인데  이렇게 있으면 나만 손해다. 그냥 빨리 털자'는 생각이 들었다"며 유니폼 사건을 극복한 계기를 설명했다.

선수들이 유니폼을 제대로 챙기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보통 그런 경우 퀵 서비스 등을 이용해 유니폼을 가져온다. 강민웅은 "이런 경우가 없던 건 아니다. 보통 퀵으로 부르면 해결되는데 난 민소매가 왔더라. 보는 순간 절망했다"고 말한 뒤 "원래 민소매를 안 좋아한다"며 고개를 저었다.

사건 이후 강민웅은 유니폼을 꼼꼼하게 살피는 습관이 생겼다. 버스 탑승 전 강민웅은 물론이고 팀 동료 선수들도 챙긴 유니폼을 다시 확인한다. 강민웅은 "홈, 어웨이를 늘 확인한다. 우리카드 원정 경기의 경우 원정인데도 홈인 빨간 유니폼을 입는다. 그래서 더 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강민웅은 "일단 오늘(3일) 경기에서 이겨서 유니폼에 관한 건 다 날아갔다"며 웃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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