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OVO ⓒ 스포티비뉴스
[스포티비뉴스=김민경 기자] 한국배구연맹(KOVO)이 '유니폼 사태' 처리 과정에서 나온 잘못을 인정했다.

연맹은 27일 '지난 14일 대한항공과 한국전력 경기에서 강민웅(한국전력)이 미승인 유니폼을 입고 출전한 것과 관련해 점수 삭감 조치는 잘못됐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알렸다.

연맹은 지난 16일 해당 경기 운영 미숙과 관련해 상벌위원회를 열고 관계자 4명에게 징계를 내렸다. 선수 투입을 결정한 박주점 경기 위원은 시즌 아웃을 결정했다. 주동욱 심판 감독관은 5경기 출장 정지와 벌금 50만 원, 최재효 주심과 권대진 부심은 3경기 출전 정지와 벌금 30만 원 징계를 결정했다.

한국전력이 1세트 1-4로 뒤진 가운데 강민웅을 투입했다. 연맹은 12-14에서 유니폼 문제를 지적하며 경기를 중단했고, 25분 동안 실랑이 끝에 1-14로 점수를 되돌려 경기를 다시 진행했다.

관계자 징계와 별개로 점수 삭감 조치는 정당하다고 봤다. 서태원 심판위원장은 "FIVB(국제배구연맹)에 준하는 건 유니폼 규정에 위반된 선수는 경기를 뛸 수 없다고 돼 있다. 그와 비슷한 로테이션 폴트와 불법적인 선수 교대 2가지를 적용해 판단했다. 감독관이 승인은 했지만, 뛸 수 없는 선수라 그 규정을 적용했다"고 덧붙였다.

▲ 신영철 한국전력 감독(왼쪽) ⓒ 곽혜미 기자
자문을 구한 결과 연맹의 해석은 문제가 있었다. 연맹은 25일 2경기·심판 통합 전문위원회를 열고 자리에 참석한 국제배구연맹과 아시아배구연맹(AVC) 관계자에게 자문을 구했다. 

FIVB와 AVC 관계자는 '관련 규정이 모호해 해당 리그 로컬 룰을 준수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미 승인 유니폼 착용이 경기 진행에 직접적인 영향이 없고, 해당 경기 감독관이 승인한 상태에서 경기에 출전했기에 점수를 삭감하는 제재 조치는 준용한 규칙을 확대 해석해 적용했다'며 연맹의 판단이 잘못됐다고 결론을 내렸다.

김형실 경기운영위원장과 서태원 심판위원장은 회의 결과가 나온 이후 26일 구자준 KOVO 총재를 만나 사의를 표명했다. 그러나 구 총재는 포스트시즌을 앞둔 만큼 사표 수리를 보류하고, 올 시즌 남은 경기에서 더는 문제가 생기지 않도록 두 위원장이 최선을 다해 줄 것을 요청했다.

연맹은 '이번 사례가 재발하지 않도록 관련 규정 정비와 관계자 교육에 만전을 기하겠다. 이번 사건에 실망감을 안겨 다시 한번 배구 관계자와 팬들에게 사과의 말을 전한다. 한국전력에도 깊은 유감을 표명한다'고 했다. 잘못을 인정하고 사과의 뜻은 밝혔지만, 한국전력이 잃어버린 11점은 보상 받을 길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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