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문영석 기자] 지난 시즌 UEFA 챔피언스리그 우승으로 사상 처음 '라 데시마'의 위업을 달성한 레알 마드리드가 올 시즌 '무관'에 그쳤다. 루카 모드리치(29)의 장기 부상이 뼈아팠다.

레알 마드리드는 지난해 말부터 올해 초까지 22연승 행진을 달렸다.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14경기에서 25골을 터뜨리는 경이로운 득점 행진을 보이자 전문가들은 일찌감치 레알 마드리드의 트레블을 전망하기도 했다.

그러나 레알 마드리드는 세계기록 24연승을 코앞에 둔 지난 1월 15일(한국 시간) 발렌시아와 리그 17라운드 경기에서 1-2로 패하며 연승 행진을 마감했다. 이어진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와 코파 델 레이(국왕컵) 16강 1차전에서도 0-2로 패하며 2연패를 기록, 흔들리기 시작했다.

모드리치의 부상 공백이 컸다. 모드리치는 지난해 11월 A매치 기간 부상을 입어 4개월 가까이 그라운드를 밟지 못했다. 모드리치의 부상 공백에도 레알 마드리드는 연승 행진을 이어갔지만 이윽고 한계에 다다르고 말았다.

모드리치 특유의 탈압박 능력과 왕성한 활동량이 사라지자 레알 마드리드의 공격패턴이 단순해졌다. 이스코-하메스 로드리게스-토니 크로스가 중원에 나선 발렌시아전에서 레알 마드리드는 상대 압박에 고전하며 경기의 실마리를 풀지 못했다. 사미 케디라가 중원에 나선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전에서도 마찬가지 양상이 펼쳐졌다.

더 근본적인 원인은 모드리치의 공백에 따른 다른 선수들의 체력 부담에 있었다. 당장 모드리치의 빈자리는 이스코가 메웠지만 크로스는 휴식 없이 경기에 나설 수밖에 없었다. 설상가상으로 로드리게스까지 21라운드 경기에서 오른발 골절을 당하고 말았다. 모드리치와 로드리게스를 잃은 레알 마드리드는 이어진 22라운드 '마드리드 더비'에서 0-4로 대패하며 우승 경쟁에서 차츰 밀려나기 시작했다.

모드리치는 지난 3월 15일 레반테와 27라운드 경기에서 복귀했다. 모드리치가 돌아온 뒤 레알 마드리드는 6경기에서 단 1패만을 기록하며 다시 상승세를 탔다. 유일한 패배는 바르셀로나와 '엘 클라시코' 경기였다. 

그러나 1위 바르셀로나와 승점 2점 차이로 선두 싸움을 벌이던 32라운드 말라가와 경기에서 모드리치가 또다시 무릎 부상을 당하고 말았다. 카를로 안첼로티 감독은 그 뒤 세르히오 라모스를 미드필더로 올리는 임시방편을 썼지만 유벤투스와 챔피언스리그 4강 1차전에서 1-2로 패했고, 발렌시아와 리그 22라운드 경기에서 2-2로 비기며 순식간에 두 개의 우승컵을 놓쳤다.

'역대급' 출발을 보인 레알 마드리드는 올 시즌 트레블을 노렸지만 UEFA 슈퍼컵과 FIFA 클럽월드컵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리는 것으로 만족해야 했다. 또다시 무릎을 다친 모드리치는 결국 시즌이 끝날 때까지 돌아오지 못했다. 

한편 호날두의 해트트릭에 힘입어 37라운드 에스파뇰과 경기에서 4-2로 승리한 레알 마드리드는 오는 24일 헤타페와 올 시즌 프리메라리그 마지막 경기를 가진다.

[사진] 루카 모드리치 ⓒ Gettyimag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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