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이남훈 기자] 루이스 엔리케(45) 감독이 훌륭하게 바르셀로나를 재건했다. 지난시즌 우승 트로피 없이 침묵한 팀은 1시즌 만에 리그 우승을 조기에 확정지었다. 그리고 3관왕(리그, 국왕컵, UEFA 챔피언스리그) 달성에는 두 경기만을 남겨뒀다.

바르셀로나는 18일 새벽(이하 한국시간) 스페인 마드리드 비센테 칼데론 구장에서 열린 2014-15시즌 프리메라리가 37라운드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원정경기에서 1-0 승리를 거뒀다. 후반 19분 리오넬 메시의 결승골로 승점 3점을 추가한 바르셀로나는 30승 3무 4패(승점 93)를 기록하면서 통산 23번째 프리메라리가 우승을 차지했다.

바르셀로나는 리그에서 108득점, 19실점으로 공격과 수비 모두 완벽함을 보여줬다. 위기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바르셀로나는 10월 25일 레알 마드리드와의 '엘 클라시코' 패배에 이어서 11월 1일에는 셀타비고와의 홈경기에서 연달아 패했다. 엔리케 감독은 경기력 문제와 메시와의 불화설이 언론의 도마에 오르면서 곤욕을 치뤘다.

하지만 엔리케 감독은 징계에서 풀려난 루이스 수아레스의 팀 합류 이후 공격진을 재편하면서 활로를 찾았다. 그가 구축한 일명 'MSN 트리오' 메시(54골)-수아레스(24골)-네이마르(37골)의 공격라인은 공식 경기를 통틀어 115골을 합작하면서 모든 팀들의 공포의 대상으로 떠올랐다. 엔리케 감독은 이전에는 바르셀로나에서 보기 힘들었던 빠른 역습을 강화하면서 MSN 트리오가 최강 화력을 유지했다.

그리고 미드필드진은 철저한 로테이션 체제를 통해 리그 후반기에도 팀의 경쟁력을 유지시켰다. 세비야에서 이적한 이반 라키티치를 중용하면서도 팀을 떠나는 것을 심각하게 고려한 차비 에르난데스를 잔류시켜 베테랑의 중요성을 잊지 않았다. 또한 하피냐, 세르지 로베르토 등 유망한 미드필더에게 꾸준한 출전 시간을 보장했다. 골키퍼 포지션 역시 리그에서는 클라우디오 브라보, 컵대회에서는 마크-안드레 테어 슈테겐에게 각각 주전 자리를 보장하면서 건강한 경쟁을 유도했다.

세트 플레이를 중심으로 한 팀 훈련 강화도 바르셀로나의 강력함을 증명할 수 있는 또 다른 비결이다. 바르셀로나는 올시즌 세트 플레이에서 16골을 기록했다. 전시즌의 8골에 두 배에 해당하는 골 수다. 스페인 스포츠 일간지 <마르카>는 엔리케 감독이 미국프로농구(NBA)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세트플레이를 보강했다고 진단했다. 엔리케 감독은 평소 팀 훈련을 직접 통솔하면서 바르셀로나의 스타일에 다른 색깔을 덧칠했다.

한편 엔리케 감독은 바르셀로나를 리그 우승으로 이끈 네 번째 스페인 출신 지도자로 이름을 남기게 됐다. 특이점은 주젭 사미티에르(1928-29), 주젭 과르디올라(2008-09, 2009-10, 2010-11), 티토 빌라노바(2012-13) 등 이전 3명의 지도자가 바르셀로나의 연고지 카탈루냐 지방 출신인 반면 엔리케 감독은 스페인 북서부 아스투리아스 지방 출신이다. 그러나 엔리케 감독은 그 어떤 감독보다도 바르셀로나의 철학과 정신을 잘 이해하고 있다. 

[사진] 우승 자축하는 바르셀로나 선수들과 루이스 엔리케 ⓒ Gettyimag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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