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인식 KBO 총재 특보. ⓒ한희재 기자
[스포티비뉴스=정철우 기자]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았던 아시안게임 브레이크가 모두 끝났다. 이제 남은 것은 포스트시즌을 향한, 또는 포스트시즌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기 위한 순위 싸움에 포커스가 맞춰지고 있다.

그러나 단 한  팀. 두산 베어스만은 야구 팬들 시선에서 벗어난 듯 보인다. 3일 현재 73승40패, 승률 6할4푼6리의 고공 행진을 하고 있다. 2위 SK와 승차가 10경기나 된다. 두산은 천상계의 팀으로 두고 인간계의 팀들이 싸워 보자는 분위기가 조성돼 있는 것이 사실이다.

몇몇 감독들은 "두산은 그냥 치고 올라가는게 낫다. 나머지 팀들과 경쟁이 더 중요하다"고 공공연히 이야기하고 있다.

한국 야구의 원로인 김인식 KBO 총재 특보는 이런 분위기에 일침을 놓았다. 한국 야구의 고른 발전을 위해선 특정 팀의 독주를 손 놓고 바라보고만 있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김 특보는 SPOTV뉴스와 인터뷰서 "두산, 하면 다들 '와' 이러면서 우러러만 보고 있는 것 같다. 분명 두산도 약점을 갖고 있는 팀이다. 그 약점을 어떻게든 공략해 보려 하는 노력은 하지 않고 "두산은 그냥 강한 팀"이라고 자조하고 만다. 심지어 해설 위원들까지 그냥 두산은 강한 팀이라고 말하고 만다. 직무유기다. 각 팀 감독은 어떻게든 두산의 약점을 파악하고 공략해 나가야 한다. 해설 위원들도 보다 충실하게 전력 분석을 해서 답을 찾아내야 한다. 그 과정이 없으면 한국 야구는 흥미가 떨어질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물론 두산의 전력을 분석하지 않는 팀들은 없다. 약점에 대해서도 대체적으로 비슷한 분석들을 내놓고 있다.

문제는 그 약점을 파고들어 승부를 걸어 보려 하는 팀이 거의 없다는 점이다. 일찌감치 앞서가 있는 팀에 힘을 쏟는 것보다 2위 이하 싸움에서 우위를 점해 포스트시즌에서 승부를 걸어 보겠다는 계산을 하고 있는 팀들이 많다.

김 특보는 이에 대해 "야구는 한순간에 달라지지 않는다. 두산에 약점을 보여 왔던 팀들이 포스트시즌에 간다고 갑자기 달라지지 않는다. 자꾸 이기는 버릇을 들여야 한다. 반드시 순위를 뒤집으라는 소리는 아니다. 할 수 있는 베스트를 하며 두산에도 자꾸 이기는 버릇을 만들어야 한다. 그래야 포스트시즌에서도 한번 해볼만 한 승부가 된다. 지는 버릇이 들면 어렵다"고 지적했다.

견실한 수비와 폭넓은 선수층을 바탕으로 한 두산의 야구는 KBO 리그에서 가장 강력한 힘을 갖고 있다. 하지만 이런 팀이라 하더라도 정상 전력으로 붙어 이기려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이 김 특보의 생각이다. 일단 두산이라는 팀에 정신적으로 밀리고 들어가다 보니 이길 수 있는 길이 그만큼 더 줄어든다고 했다.

아시안게임 휴식기 이후 두산에 브레이크를 걸 수 있는 팀이 나타날 수 있을까. 두산이 순위 싸움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면 한국 프로 야구는 또 하나의 흥행 요소를 얻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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