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8년 KBO 공인구. KBO는 내년부터 반발계수 기준을 낮춘 새로운 공인구를 경기에 쓰기로 했다. ⓒ 한희재 기자
[스포티비뉴스=신원철 기자] 전례를 찾기 힘든 타고투저 시대가 계속되면서 KBO 리그에서 '3할 타자'는 가치를 잃었다. 올해는 20홈런 타자가 흔해졌다. 35명이 20홈런을 넘겼다. 

어떻게든 타자들의 기록을 떨어트려야 한다는 생각일까. 지난 10일 10개 구단 감독자 회의에서 KBO는 공인구 반발계수 뿐만 아니라 크기를 바꾸는 안까지 제시했다고 한다. 

KBO 규칙위원회는 21일 "내년부터 0.4134 이상 0.4374 이하로 미국 메이저리그와 일본 프로 야구에 비해 다소 높았던 반발계수를 0.4034 이상 0.4234 이하로 낮춘다"고 밝혔다. 

반발 계수를 낮추면 타자들의 방망이를 식힐 수 있을까. 

뚜껑은 열어봐야 안다. 반발계수 조정이 당장 내년에 투타 균형이라는 효과를 불러올 수도 있다. 그러나 KBO 리그보다 반발계수가 낮은 공을 쓰는 리그에서도 홈런이 늘어나고 있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 2018년 홈런더비 우승 브라이스 하퍼
메이저리그는 홈런이 대세다. 지난해 역대 최초로 6천개를 넘는 6105개의 대포가 터졌다. '뜬공 혁명'은 그 이론을 인정하건 하지 않건 존재조차 모르면 바보인 시대다. 

올해는 5585개의 홈런이 나왔다. 작년보다는 줄었으나 2016년 5610개와 비슷한 수준이다. 2015년 4909개에 비하면 확실히 많다. 그런데 메이저리그 공인구 반발계수는 0.3860~0.4005 사이에 있다. 3개국 가운데 가장 낮다. 

그런데도 홈런이 계속 늘어나자 몇몇 투수, 투수코치들은 공에 손을 댔다는 의심을 펴기도 한다. 그러나 아직 명확한 증거는 찾지 못했다. 물리학을 동원한 실험으로도 지금의 홈런 증가는 풀리지 않는 숙제다. 

▲ 퍼시픽리그에서 6년 만에 나온 40홈런 타자 야마카와 호타카. ⓒ 곽혜미 기자
일본은 단일 경기 사용구를 쓰기 시작한 뒤 규정을 세 번 바꿨다. 2011년과 2012년 '날지 않는 공' 시대에는 연 평균 홈런이 천 개도 나오지 않았다. 2011년 939개, 2012년 1014개였다.  

2013년에는 '몰래 바꾼 공' 스캔들이 리그를 흔들었다. 투고타저 개선을 위해 공지 없이 공인구 규격을 수정한 사실이 들통났다. 2014년부터는 공인구 반발 계수 기준을 0.4034~0.4234로 낮췄다. 

2015년부터 올해까지는 경기 수(교류전 축소로 1년 143경기)와 외야 펜스(2015년부터 야후오쿠돔 홈런테라스 설치)까지의 거리 같은 조건이 변하지 않았다. 4년 전과 같은 조건인 올해 홈런은 1681개로 2015년 1218개보다 약 38% 증가했다. 

KBO는 규칙위원회의 결정을 발표하며 "국제대회 경쟁력 강화와 함께 지속되는 타고투저 현상을 완화하기 위해"라는 이유를 댔다. 

그런데 한국은 베이징 올림픽을 제패한 2008년에도 지금과 같은 반발계수 규정 안에 든 공을 썼다. 2008년 리그 평균 타율은 0.267, OPS는 0.721이었다. 올해는 0.286, 0.803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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