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박현철 기자] 2경기 동안 9타수 1안타로 타율 0.111에 그쳤다. 득점권에서 3타석 3타수 무안타. 한 경기 승패에 일희일비하는 단기전이라 4번 타자의 득점권 침묵은 감독의 한숨으로 이어진다. 삼성 라이온즈 부동의 4번 타자 최형우(32)의 부활 여부가 삼성의 한국시리즈 5연속 우승의 성패를 좌우할 것이다.

최형우는 27일 대구구장에서 열린 2015 타이어뱅크 KBO 한국시리즈 두산 베어스와 2차전에서 4번 타자 좌익수로 선발 출장해 4타수 1안타를 기록했다. 0-6으로 경기가 크게 기운 9회말 1아웃에서 중전 안타로 이번 시리즈 첫 안타를 기록한 뒤 대주자 박찬도와 교체됐다. 26일 1차전에서는 팀이 9-8로 역전승하는 가운데 5타수 무안타로 숨  죽였다. 삼성은  2차전을 1-6으로 내주며 1승1패가 된 가운데 3~5차전 잠실 원정 3연전을 준비한다.

안타를 치기는 했으나 득점권 세 번의 기회에서 무안타에 그친 것은 아쉽다. 최형우는 올해 페넌트레이스에서 144경기 타율 0.318 33홈런 128타점으로 디펜딩 챔프 4번 타자다운 성적을 올렸다. 후반기 들어 득점 찬스에서 좋은 타격을 보여 주지 못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일단 후반기 득점권 기록만 따지면 적어도 정확도만큼은 그리 나쁘지 않았다.

후반기 최형우의 득점권 타격 성적은 타율 0.286(77타수 22안타) 1홈런 35타점 장타율 0.377이다. 최형우가 후반기 득점권에서 안 좋았다는 평을 받은 이유는 바로 일발 장타력이 최형우답지 않게 크게 떨어졌기 때문. 한국시리즈 개막 전 대구구장에서 열심히 훈련하던 최형우도 이를 의식한 듯 “클러치 순간 약한 타격을 보였다고 인정한다. 팀이 페넌트레이스 우승을 차지했으니 다행”이라고 이야기했다.

뒤이어 최형우는 “후반기 찬스에서 약했던 점을 내가 변명한다고 달라지는 것이 있겠는가. 타자는 비판에 말로 대응하는 것이 아니라 경기 활약상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한국시리즈에서 꼭 좋은 활약을 펼치고 싶다”고 말했다. 실제로 최형우는 삼성의 한국시리즈 준비 기간 가장 컨디션이 좋은 타자 가운데 한 명이었으나 일단 두 경기에서 타격 성적은 기대에 못 미쳤다.

2차전에서 최형우의 스윙이 크게 잘못된 것은 아니다. 1회말 3루수 뜬공, 4회말 중견수 플라이로 물러났다. 그런데 이날 경기 초, 중반 두 팀 타자들은 거센 바람에 고전했다. 홈 플레이트 방향으로 바람이 세게 불었는데 이로 말미암아 포물선 초반 궤적으로 예측한 것에 비해 타자들의 타구 비거리가 많이 떨어졌다. 실제로 두산 1번 타자로 나선 허경민은 바람 때문에 좋은 타구가 잡히는 불운을 겪었다.

7회말 최형우의 타구는 두산 좌익수 김현수의 호수비에 막혔다. 만약 이 뜬공이 최형우의 27일 마지막 타석이었다면 자칫 더 깊은 슬럼프 늪으로 빠질 수 있었다. 9회말 마지막 타석에서 그나마 안타를 친 것이 팀과 최형우에게 위안거리. 그러나 '4번 타자' 최형우라는 점을 고려하면 삼성에 아직도 씁쓸한 결과다.

선수는 변명이 아닌 경기력으로 팬들의 비판에 대거리하는 것이 기본이다. 후반기 득점권에서 장타력 급감으로 고전하며 비난에서 자유롭지 못했던 최형우가 다시 일어설 수 있을까. 시리즈 전 주축 투수 세 명의 이탈 악재 속 1승1패를 기록한 삼성의 우승 열쇠는 최형우가 쥐고 있다.

[영상] 최형우의 3연속 뜬공 ⓒ 영상편집 정지은.

[사진] 최형우 ⓒ 한희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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