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강효진 기자] 지난 6일 방송된 SBS '그것이 알고싶다-조작된 세계' 편은 그룹 뉴이스트W의 실명을 노출시키면서 '뜨거운' 주목을 받았다. 뉴이스트W의 '데자부' 음원을 스트리밍하던 한 팬이 잘못 기입한 메일주소로 음원 구매 내역이 전송됐고, 자신이 구매한 내역이 아닌 메일을 확인한 제보자가 의심을 품고 인터뷰한 내용이 이날 전파를 탔다.
'그것이 알고싶다'(이하 '그알')는 이날 방송에서 뉴이스트W를 사재기 가수라고 지목하진 않았지만 '그알' 팀의 연출은 충분히 모호했다는 지적이 나왔다. 가수 이름이 모자이크 처리된 영상 중 한 프레임에 미처 가수 이름이 가려지지 않아 해당 프레임을 정지해보면 뉴이스트W라는 게 눈에 띄었고, 이를 눈치챈 팬들은 반론을 쏟아냈다. 이에 대해 '그알' 측은 "다른 사람의 이메일 계정을 이용하여 수차례 구매하는 일부 팬의 과실에도 유감을 표한다"고 대응한 것은 팬들의 '총공' 역시 음원 사재기의 한 갈래로 보는 듯한 시각을 내비친 게 아니냐는 평가를 얻었기 때문이다.
사실 아이돌 가수의 팬들이 특정 시간을 정해두고 일제히 음원 스트리밍을 하는 일명 '총공'도 인위적으로 차트 순위를 올린다는 관점에서는 '사재기'로 해석할 여지가 있지 않느냐는 시각도 사재기 논란이 처음 대두됐을 때부터 존재했다.
최근 가요계에서 음원 스트리밍과 음반 대량구매는 공공연한 K팝 소비 유형으로 꼽히고 있다. '내 가수 기 살리기'를 위해 가족, 친구들을 동원해 음원사이트 아이디를 모아 앨범 수록곡을 스트리밍하거나, 팬사인회 응모 겸 음반 판매량 기록을 위해 1인당 음반을 수십, 수백 장씩 구매하는 행위는 이미 '팬덤 문화'가 됐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이런 행위 역시 '불공정한 순위 진입 가능성'을 총칭하는 넓은 의미의 사재기로 여기기도 한다. 팬들의 '총공'으로 음원차트에 진입하는 것은, 순수한 음악소비자의 수요를 그대로 반영한 것이 아니라는 시각 때문이다. 더욱이 차트 진입의 '자격'이, 노래의 완성도가 아니라 가수의 인기라면, 이 또한 균형 있는 대중음악 발전의 관점에서는 바람직한 현상은아니기도 하다.
실제로 한국 대중음악이 아이돌 음악으로 획일화되고, 비 아이돌 가수는 설자리를 잃어버린 현실에서 '최신 인기가요'를 듣고 싶은 불특정 다수는 아이돌 팬들의 '총공'에 거부감을 나타낸다.
'스트리밍 총공은 사재기다'라는 입장에서는 '직접 듣지도 않는 노래를 순위 상승만을 위해 틀어놓는 행위 자체가 비정상적이다'라고 주장한다. 1명의 팬이 '팬심'으로 노래를 많이 들을 순 있겠지만 노래를 듣지 않는 시간에, 주변의 모든 아이디를 끌어모아, 여러 음원사이트에서, 가지고 있는 기기를 모두 동원해 재생횟수를 늘린다는 것을 '공정한 차트 경쟁'이라고 볼 수는 없다는 의견이다.
이 때문에 아이돌 팬덤이 대량구매해서 올려준 순위로 1위를 차지한다면 이 아이돌의 곡을 과연 '요즘 인기있는 노래'로 볼 수 있느냐는 지적을 피할 수 없다. 아이돌 음악을 좋아하지 않는 사람들, 잔잔한 발라드 곡이나 편안하게 감상할 수 있는 '이지 리스닝 뮤직'을 찾는 사람들은 '총공'으로 만들어진 음원차트 순위에서는 들을 만한 곡이 없다보니, 아이돌 팬들의 '총공'에 거부감을 갖게 된다.
한 가요 관계자는 "스트리밍은 '듣지 않는 것'이 제일 문제다. 정말 좋아서 많이 듣는다면 인정할 수 있지만, 대부분 듣지 않고 반복재생을 한다. '사재기'라고 규정할 수 없지만, 스트리밍으로 올라선 순위가 대중이 바라는 차트 순위와는 괴리감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총공'은 K팝 팬들의 응원 방식의 하나이기에, 스타를 향한 팬들의 순수한 열정을 사재기로 매도할 수 없다는 의견이 많다. 더욱이 이런 팬들의 열광적인 응원 문화가 오늘날 '세계 속의 K팝'을 만들었다는 공(功)도 인정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컴퓨터 매크로 기능을 이용한 '기계형 사재기'는 불법이지만, 팬들의 '총공'은 합법적인 범위에서 이뤄지는 '응원'이라는 점을 이들은 강조한다. 팬들이 끌어모으는 아이디는 고작 가족과 지인 등의 것이기에 분명 한계가 있다. 팬들이 아이디를 구매하거나, 매크로를 이용해 스트리밍하는 것이 아닌 이상, 개개인의 '수작업'으로 이뤄지는 노력은 결코 '사재기'의 범주로 엮을 수 없다는 의견이다.
또한 이들은 사재기와 가장 중요한 차별점은 '대가성'과 '자발성'에 있다고 보고 있다. 회사에서 돈을 들여 하는 행위와 팬들이 대가 없이 순수한 팬심으로 소비자로서의 구매력을 보여주는 것은 근본적으로 다르다는 점에서다. 가수가 팬을 돈으로 살 수 없는 것과 마찬가지다.
특히 실시간 차트 개편으로 웬만한 총공으로는 유의미한 순위를 낼 수 없는 상황이 됐다. 이제는 1명이 100번을 듣는 것보다, 100명이 1번을 듣는 것이 순위에 더 큰 영향을 미친다. 해외에서도 월드투어를 할 만큼 인기가 있어도 웬만한 K팝 아이돌은 국내 최대음악사이트 '멜론'의 톱100 차트 진입조차 어려운 실정이다.
이 의견에 동의하는 가요 관계자들은, 자발적으로 스트리밍을 돌리는 팬덤의 규모는 곧 그 가수의 인기를 증명하는 것과도 같다는 생각이다. 또 다른 관계자는 "이것조차 사재기라는 시각으로 본다면 할 말은 없다. 그렇지만 팬덤이 없는 그룹은 그 정도 효과도 얻을 수 없다. 인기가 있는 사람만 가능한 총공이고 공정성에서 봤을 때는 합당한 방법으로 진행하기 때문에 기획사에서 사업적인 목적으로 이뤄지는 것과는 완전히 다르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알'에서는 이처럼 입장에 따라 나뉠 수 있는 '사재기'의 범위를 설정하지 않은 상태로 뉴이스트W를 언급해 역풍을 맞았다. 메일 주소를 잘못 기입한 한 건의 실수 사례를 제보 받고 마치 이것이 팬덤 내부의 집단적인 불법 행위인 듯 취급했으나, 이는 일정 규모 이상의 모든 아이돌 팬덤에서 이뤄지고 있는 공공연한 응원 문화로 자리잡은지 오래다. 뉴이스트W 뿐만 아니라 비슷한 규모의 다른 K팝 아이돌 가수를 함께 묶은 뒤, 이들의 스트리밍 총공과 스트리밍 팬덤이 없는 가수의 차트 경쟁을 분석해야 공평한 비교가 되는 셈이다.
'스트리밍 총공'은 더 이상 음지의 움직임도 아닌, 대표적인 K팝 소비 문화로 꼽힌다. 어차피 1시간에 1번 반영되니 이제는 팬덤마다 품앗이를 하며 스트리밍 상부상조에 나서는 독특한 동맹 문화로까지 발전했다.
'총공'과 사재기 사이, 여론의 향방에 따라 이같은 모습 혹은 음원차트의 집계 방식이 또 다른 변화를 맞이할 것으로 전망된다. 팽팽하게 맞선 양 측의 입장 속 '음원 사재기'의 범주는 과연 어디까지로 봐야할지 판단은 음악 팬들의 몫이다.
스포티비뉴스=강효진 기자 bestest@spotv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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