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김민경 기자] 두산 베어스가 선발 로테이션을 완성할 마지막 선수를 찾고 있다.

두산은 올 시즌 더스틴 니퍼트(34)-장원준(31)-유희관(29)-마이클 보우덴(29)으로 이어지는 탄탄한 선발진을 갖췄다. 외국인 투수 2명은 오른손, 국내 투수 2명은 왼손으로 균형도 잘 잡혔다.

니퍼트는 지난해 부상으로 주춤하긴 했으나 2011년부터 5시즌 동안 58승 32패 평균자책점 3.47을 기록했고, 보우덴은 국내 무대 검증이 필요하지만 2005년 메이저리그 보스턴 레드삭스에 1라운드 지명을 받았다. 보우덴은 지난해 볼티모어와 미네소타 소속으로 트리플 A에서 선발과 불펜을 오가며 11승 5패 평균자책점 2.63을 기록했다. 장원준과 유희관은 지난 시즌 각각 12승과 18승을 챙기며 두산을 좌완 왕국으로 이끌었다.

강력한 선발진을 갖춘 두산은 마지막 퍼즐 찾기에 나섰다. 가장 유력한 후보는 노경은(32)이다. 김태형 두산 감독은 "(투수진에) 큰 변화를 줄 생각은 없는데, 노경은은 재활 선수들의 상태를 봐서 선발로 쓸지 불펜으로 쓸지 결정하려 한다. 빨리 노경은이 준비할 수 있도록 (보직을) 결정하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

노경은은 2012년과 2013년 2년 연속 두 자릿수 승리를 챙기며 두산의 국내 선발투수 갈증을 해소했다. 2014년 3승 15패 평균자책점 9.03의 초라한 성적표를 받으며 슬럼프를 겪었으나 팀은 그를 믿고 기다렸다. 지난해에는 턱뼈 골절상으로 시즌을 늦게 시작하면서 마무리 투수 보직을 맡았으나 꼭 맞는 옷은 아니었다.

포스트시즌 '혼신의 92구'로 다시 한번 가치를 증명했다. 노경은은 지난해 10월 30일 삼성 라이온즈와 한국시리즈 4차전에서 1⅔이닝 3실점으로 부진한 선발투수 이현호를 구원해 2회부터 마운드에 올랐다. 최고 시속 149km에 이르는 빠른 공과 날카로운 슬라이더로 삼성 타선을 꽁꽁 묶은 노경은은 5⅔이닝 2피안타 5탈삼진 무실점으로 호투하며 8회초 1사 1루에서 이현승에게 공을 넘겼다. 두산이 14년 만에 한국시리즈 우승을 거두는 데 발판이 된 경기였다.

젊은 왼손 투수 허준혁(26)과 이현호(24)도 5선발 자리를 노린다. 허준혁은 지난해 6월 3경기에서 19이닝 2승 평균자책점 0.47로 호투하며 강한 인상을 남겼다. 시즌 막바지에 접어들면서 페이스가 떨어지기는 했으나 8월까지 2점대 평균자책점을 유지하며 데뷔 이래 가장 좋은 투구를 펼쳤다.

지난해 불펜에서 시즌을 시작한 이현호는 허준혁과 진야곱(27)이 주춤할 때 큰 힘을 보탰다. 선발 등판한 6경기에서 4승 평균자책점 1.74를 기록했다. 이현호는 퓨처스리그에서 갈고닦은 커브를 결정구로 던지면서 범타와 삼진을 유도했다. 커브 외에 슬라이더, 스플리터, 체인지업 등 다양한 변화구를 던질 수 있어 선발은 물론 롱릴리프로도 가능성이 크다.

야구는 '투수 놀음'이다. 그리고 경기를 만들어 가는 선발투수의 중요성은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늘 강조됐다. 10개 구단 체제에서 치르는 144경기 장기 레이스 두 번째 시즌. 니퍼트-장원준-유희관-보우덴으로부터 바통을 이어받아 5선발 퍼즐을 채울 주인공은 누굴까.

[사진] 노경은(위), 이현호 ⓒ 스포티비뉴스 한희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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