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척 스카이돔 ⓒ 한희재 기자
[스포티비뉴스=김민경 기자] 고척스카이돔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이하 라팍)가 개장했다. 큰 관심이 쏠렸던 두 경기장, 경기 내용에 온도 차이가 있었다.

두 구장은 홈플레이트에서 펜스까지 거리가 좌우 99m, 가운데 122m로 같다. 외야 펜스 모양은 다르다. 스카이돔은 다른 구장처럼 부채꼴 모양으로 만들어 특별히 짧은 구간이 없고, 펜스 높이는 3.8m로 높다. 지난해까지 홈 구장으로 썼던 목동구장은 펜스까지 좌우 98m, 가운데 118m였다. 외야가 넓어졌기 때문에 목동구장에서는 홈런이 될 타구가 번번이 펜스 앞에서 잡혔다.

국내 첫 8각형 구장인 라팍은 꼭지점 8개를 직선으로 연결한 모양새다. 외야 펜스는 여덟 팔(八) 꼴로 생겼는데 좌, 우중간 각진 곳은 123.4m로 멀지만 홈런이 가장 많이 나오는 좌익수 뒤와 우익수 뒤 펜스까지 거리는 107m로 짧다. 류중일 삼성 감독은 "외야 담장을 전보다 7~8m 가량 당긴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설명했다. 개막 전부터 '홈런 공장'이란 별명을 얻은 이유다.

결과는 예상대로였다. 스카이돔은 개막 이후 유일하게 홈런이 나오지 않았고, 라팍은 마산구장과 함께 경기당 2.5개로 5개 구장 가운데 가장 많은 홈런이 나왔다. 2경기에서 나온 홈런 5개 모두 오른쪽 담장을 넘어갔는데, 민병헌(두산)이 1일 개막전에서 기록한 홈런이 비거리 105m로 가장 짧았고 최형우(삼성)가 2일 기록한 홈런이 110m, 나머지 3개는 120m였다.

구장 특성 외에도 경기 내용을 결정하는 요소는 많지만, 홈런만 놓고 보면 구장의 영향력이 컸다고 봐도 무방하다. 라팍 1호 홈런을 쏘아 올린 양의지(두산)는 경기를 마치고 "공이 넘어갈 줄 몰랐다"고 말했고, 홈런 2개를 때린 민병헌 역시 "구장 덕을 봤다"고 했다.


염경엽 넥센 감독은 올 시즌부터 '뛰는 야구'를 대안으로 내세웠다. 넥센은 지난 시즌 장타율 0.486 203홈런 2,465루타 855타점으로 4개 부문에서 1위를 기록하며 강한 한 방을 자랑했다. 외야는 넓어지고, 2년 연속 50홈런을 때린 박병호(30, 미네소타)는 메이저리그로 떠나면서 염 감독은 새로운 승리 방정식을 찾았다.

주장 서건창은 올 시즌 3경기에서 11타수 4안타 3도루를 기록하며 기동력 야구에 시동을 걸었다. 넥센은 지난 3경기에서 26안타로 12점을 뽑으면서 롯데에 2승(1패)을 챙겼다. 넥센보다 안타 5개를 더 때리고도 9득점에 그친 롯데와 타선 집중력에 차이가 있었다.

삼성은 좌, 우중간 담장을 뒤로 밀거나 펜스를 3.2m보다 더 높이는 방법 외에는 별다른 대책이 없다. 올해는 시즌을 시작한 만큼 구장 개조는 어렵다. 화끈한 타격으로 볼거리는 풍성해졌으나 투수들의 부담은 커졌다. 삼성은 4일 현재 팀 평균자책점 5.00으로 부문 8위, 두산은 5.82로 최하위에 머물러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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