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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샅바 하나면 국적·언어도 넘는다”…경북서 씨름으로 한미 문화동맹 잇는다

작성일: 2026.09.15 16:06 정형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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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3 경북씨름대축전 미군 장사에 등극한 해리스 ⓒ곽혜미 기자
▲ 2023 경북씨름대축전 미군 장사에 등극한 해리스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정형근 기자] “씨름은 말이 필요 없습니다. 샅바를 잡는 순간 서로의 눈을 보고 함께 땀을 흘리면서 자연스럽게 가까워집니다.”

김영수 사단법인 인류무형문화유산 씨름진흥원 사무국장은 한국 전통 스포츠 씨름이 한미동맹을 문화 영역으로 확장하는 새로운 가교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70여 년간 군사·안보를 중심으로 이어진 한미동맹을 이제는 양국 국민이 직접 체감할 수 있는 문화 교류로 넓히고, 그 매개체로 씨름을 활용하자는 구상이다.

김 사무국장은 “K-팝이 세계인의 마음을 움직였다면 우리 전통문화인 씨름도 세계인에게 충분히 다가갈 수 있다”며 “특히 씨름은 직접 몸을 부딪치고 함께 땀을 흘리는 스포츠이기 때문에 사람과 사람을 연결하는 힘이 크다”고 말했다.

씨름은 대한민국의 국가무형유산이자 남북이 공동으로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에 등재한 전통문화다.

김 사무국장이 씨름의 문화교류 가능성을 확인한 계기는 2023년 주한미군과 카투사 장병들을 대상으로 진행한 씨름 교육 프로그램이었다.

처음 샅바를 접한 미군 장병들에게 씨름은 낯선 스포츠였다. 하지만 직접 샅바를 잡고 기술을 배우면서 분위기는 빠르게 달라졌다.

김 사무국장은 “처음에는 서로 어색했지만 씨름을 시작하자 장병들이 웃고 응원하고 서로 기술을 알려주면서 금방 가까워졌다”며 “씨름이 단순히 한국 전통문화를 소개하는 체험에 그치지 않고 사람과 사람을 연결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그가 제안하는 다음 단계는 ‘한미연합 씨름팀’ 창단이다.

주한미군과 카투사 장병들이 한 팀을 구성해 정기적으로 씨름을 훈련하고, 한미연합 씨름대회까지 개최하자는 것이다. 일회성 체험 프로그램에서 벗어나 함께 훈련하고 대회를 준비하는 과정 자체를 지속적인 문화교류로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김 사무국장은 “한 번 체험하고 끝나는 프로그램이 아니라 지속적으로 만나고 함께 훈련하는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며 “같이 땀을 흘리고 대회를 준비하면 자연스럽게 서로의 문화를 이해하고 우정을 쌓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김 사무국장이 주목한 지역은 경북이다.

경북은 6·25전쟁 당시 국군과 미군이 함께 싸운 낙동강 방어선의 역사적 현장을 품고 있다. 김 사무국장은 이 같은 한미동맹의 역사에 한국을 대표하는 전통 스포츠 씨름을 결합하면 다른 지역과 차별화된 문화교류 콘텐츠를 만들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낙동강 방어선의 호국정신과 한미동맹, 씨름’을 하나의 스토리로 연결하는 방식이다.

그는 “경북에는 이미 좋은 자산이 있다”며 “새롭게 무엇인가를 만들어내기보다 우리가 가지고 있는 역사와 문화, 한미동맹의 자산을 서로 연결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씨름을 지역 관광과 연계할 가능성도 있다. 한미연합 씨름대회에 지역 주민과 관광객이 참여하고 미군 장병들이 경북의 역사유적과 전통문화, 지역 음식 등을 함께 체험한다면 스포츠와 역사, 관광을 결합한 새로운 콘텐츠로 발전할 수 있다는 구상이다.

▲ 2023 경북씨름대축전 이후 경북도청을 방문한 미군들.
▲ 2023 경북씨름대축전 이후 경북도청을 방문한 미군들.
▲ 문체부 최휘영 장관(왼쪽)과 경상북도 이철우 도지사. ⓒ문체부
▲ 문체부 최휘영 장관(왼쪽)과 경상북도 이철우 도지사. ⓒ문체부

이러한 제안은 최근 문화체육관광부와 경상북도가 추진하는 문화·체육·관광 협력 방향과도 맞닿아 있다.

최휘영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12일 경북도청에서 이철우 경북도지사를 만나 경북의 문화·체육·관광 현안을 청취하고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양측은 경북이 보유한 문화유산과 관광자원을 활용한 지역 경쟁력 강화와 수도권에 집중된 외래관광 수요의 지역 확산 방안 등을 논의했다.

이 지사는 세계경주포럼 정례화, 경주 APEC 국제문화원 설립, 보문관광단지 리노베이션 등 지역의 문화·관광 기반을 강화하기 위한 방안을 제시했다.

최 장관 역시 방한 관광객 3천만 명 시대를 열기 위해서는 수도권에 집중된 관광 수요를 지역으로 확산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경주 APEC 등 주요 국제행사와 경북만의 관광자원을 연계한 콘텐츠 발굴 필요성을 강조했다.

김 사무국장이 제안한 씨름과 한미동맹의 역사성을 결합한 문화교류 모델 역시 이 같은 지역 특화 콘텐츠 발굴 방향과 맞닿아 있다.

김 사무국장은 씨름의 활용 범위를 한미 주요 외교·문화행사까지 넓힐 수 있다고 봤다.

향후 한미 주요 외교행사와 연계해 주한미군과 카투사 장병들이 한 팀으로 씨름판에 오르는 모습을 보여준다면 양국의 문화적 연대를 상징하는 장면이 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그는 “거창한 행사만이 동맹을 상징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미국 장병과 한국 장병이 같은 팀의 유니폼을 입고 씨름판에서 서로 손을 잡는 모습, 그 자체가 한미동맹의 의미를 보여줄 수 있다”고 말했다.

김 사무국장이 그리는 한미 문화동맹의 중심에는 결국 ‘사람’이 있다.

그는 “씨름은 상대를 넘어뜨리는 운동이지만 결국 상대를 존중해야 하는 스포츠다. 승부가 끝나면 다시 손을 잡는다”며 “함께 잡은 샅바가 사람을 잇고, 사람을 잇는 문화가 한미동맹을 더욱 단단하게 만들 수 있다”고 강조했다.

▲ 김영수(왼쪽) 씨름진흥원 사무국장은 “함께 잡은 샅바가 사람을 잇고, 사람을 잇는 문화가 한미동맹을 더욱 단단하게 만들 수 있다”고 강조했다.
▲ 김영수(왼쪽) 씨름진흥원 사무국장은 “함께 잡은 샅바가 사람을 잇고, 사람을 잇는 문화가 한미동맹을 더욱 단단하게 만들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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