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급 이변' 세계 4위가 344위에 졌다! 그런데 '불법 서브' 문제 제기…"상대가 TTR 없는 규정 이용했다" AG 또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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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김건일 기자] 세계랭킹 4위가 344위에게 무너졌다. 경기가 끝난 뒤 일본 탁구 에이스 하리모토 도모카즈는 상대 선수의 서브를 문제 삼았다.
하리모토는 26일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탁구 남자 단식 8강에서 이란의 노샤드 알라미얀에게 게임 스코어 3-4로 졌다. 준결승에만 진출하면 동메달을 확보할 수 있었지만 예상하지 못했던 복병에게 발목을 잡히면서 개인전 메달 획득에 실패했다.
충격적인 결과였다. 하리모토는 세계랭킹 4위로 일본 남자 탁구를 대표하는 에이스다. 불과 이틀 전에는 일본의 남자 단체전 금메달을 이끌며 기세까지 올라 있었다.
반면 알라미얀은 34세 베테랑으로 현재 세계랭킹이 344위다. 개인 최고 세계랭킹도 2012년 12월 기록한 40위다. 두 선수의 현재 랭킹 차이만 무려 340계단이다.
상대 전적에서도 하리모토가 압도적이었다. 두 선수는 이전까지 세 차례 맞붙었는데 하리모토가 모두 이겼다. 마지막 맞대결이 2024 파리올림픽으로 약 2년 전이었다는 변수가 있었지만 객관적인 전력과 최근 성적에서는 하리모토의 우세가 예상됐다.
하지만 알라미얀은 이미 이번 대회에서 이변을 일으키고 있었다. 3회전에서 홍콩 에이스이자 세계랭킹 38위 웡춘팅을 게임 스코어 4-2로 꺾고 8강에 올라왔다. 그리고 세계 4위까지 잡으면서 또 한 번 대형 사고를 쳤다.
경기 초반부터 심상치 않았다. 알라미얀이 1게임과 2게임을 연달아 따냈다. 하리모토가 3게임을 가져가며 반격했지만 알라미얀이 다시 4게임을 잡았다. 벼랑 끝에 몰린 하리모토는 5게임과 6게임을 연속으로 가져가 승부를 마지막 7게임까지 끌고 갔다.
최종 게임에서도 알라미얀이 앞서갔지만 하리모토가 끈질기게 따라붙어 9-9 동점을 만들었다. 이제 단 두 점으로 승부가 결정되는 상황. 그런데 마지막 두 점을 알라미얀이 연속으로 가져갔다. 게임 스코어 4-3. 세계랭킹 344위가 세계랭킹 4위를 잡는 순간이었다.
경기가 끝난 뒤 두 선수의 표정은 극명하게 엇갈렸다. 메달 획득에 실패한 하리모토는 믿기 어렵다는 듯 한동안 자리에 서 있었다. 반대로 대이변을 일으킨 알라미얀은 코트에서 여러 차례 뛰어오르며 기쁨을 폭발시켰다.
그런데 경기 후 하리모토가 꺼낸 이야기는 단순한 경기력 문제가 아니었다. 알라미얀의 서브 동작을 지적했다.
알라미얀은 독특한 경기 스타일로 유명하다. 대부분의 공을 백핸드로 처리한다. 과거 포핸드 동작에서 입스 증상을 겪은 뒤 포핸드 드라이브를 거의 사용하지 않고 블록이나 스매시로 처리하는 자신만의 경기 방식을 만들었다. 백핸드 크로스는 그의 가장 위력적인 무기 가운데 하나다.
서브도 특이하다. 강한 역횡회전을 거는 YG 서브와 토스 높이가 높은 서브를 자주 구사한다. 하리모토가 이날 특히 어려움을 겪은 것이 YG 서브였다.
문제는 하리모토가 알라미얀의 일부 서브를 하이드 서브라고 판단했다는 것이다. 하이드 서브는 서비스 과정에서 공을 맞히는 순간을 신체 등으로 가려 상대 선수가 제대로 볼 수 없도록 하는 동작을 의미한다. 규정에 어긋나는 것으로 판정되면 폴트가 선언될 수 있다.
실제로 이날 3게임에서는 심판이 알라미얀의 서브에 한 차례 폴트를 선언했다. 그러나 이후 추가적인 폴트 판정은 나오지 않았다.
하리모토는 이번 대회에 비디오 판독 시스템인 TTR(Table Tennis Review)이 운영되지 않았다는 점을 거론했다.
그는 경기 후 "이번 대회에는 TTR이 없기 때문에 상대가 그 규정을 잘 이용한 것 같다"고 주장했다.
이어 "심판도 용기를 내서 폴트를 선언해 준 장면이 있었다"면서도 "이번 대회 환경에서는 그것이 심판이 할 수 있는 한계였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특히 승부처였던 마지막 7게임 9-9 상황을 직접 거론했다. 하리모토는 그 순간에도 알라미얀이 문제가 있다고 느낀 서브를 구사했다고 주장했다.
하리모토는 "9-9에서 다시 한 번 강하게 하이드 서브를 넣었기 때문에 리시브가 조금 어려웠다"며 "위반은 위반이고 잘못된 것은 잘못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전에도 완전히 깨끗한 방식으로 서브를 넣는 선수는 아니었다고 생각하지만 이번에는 그런 서브의 비율이 늘어난 것 같다"고 덧붙였다.
다만 하리모토는 패배 원인을 상대의 서브 판정에만 돌리지 않았다. 오히려 자신의 실력 부족을 인정했다.
실제로 알라미얀의 경기력은 서브를 제외하더라도 위력적이었다. 탄탄한 블록으로 하리모토의 공격을 받아냈고 긴 랠리에서도 실수가 적었다. 특히 주무기인 백핸드 크로스는 날카롭게 하리모토의 코트를 파고들었다.
하리모토 역시 "나에게도 약한 부분이 있다"고 인정했다.
그러면서 "3게임을 따라잡기는 했지만 경기 내용만 놓고 보면 완패라고 해도 될 정도"라며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결과가 전부다. 메달을 따지 못했다. 그것뿐"이라고 말했다.
이어 "어떤 이유가 있더라도 이번 패배는 인정해야 한다"며 "아직 내 탁구의 깊이가 부족하고 실력의 깊이도 부족하다고 생각한다"고 고개를 숙였다.
세계 344위 알라미얀은 앞서 세계 38위 웡춘팅에 이어 세계 4위 하리모토까지 꺾었다.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남자 단식 동메달을 따냈던 베테랑이 8년 뒤 다시 아시안게임 무대에서 존재감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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