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천 키워드 키워드 기준 i금일 기준 많이 본
뉴스 기사의 키워드 수집

"악플, 제발 멈춰주세요" 어깨 부러지며 싸웠는데 'SNS 테러'…韓 MMA 선수단, 메달따고도 고개숙인 이유

작성일: 2026.10.01 18:05 김건일 기자

본문 글자 크기 조정

  • 보통
  • 크게
  • 아주 크게
▲ 한국의 이보미가 2026년 9월 21일 일본 아이치현 나고야시 이나에 스포츠센터에서 열린 제20회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대회 이틀째 종합격투기 여자 모던 부문 54㎏급 준결승에서 한국의 이보미가 어깨를 부여잡고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바레인의 디아나 포고시안과 맞붙던 중 닥터 스톱으로 경기가 중단됐다.
▲ 한국의 이보미가 2026년 9월 21일 일본 아이치현 나고야시 이나에 스포츠센터에서 열린 제20회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대회 이틀째 종합격투기 여자 모던 부문 54㎏급 준결승에서 한국의 이보미가 어깨를 부여잡고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바레인의 디아나 포고시안과 맞붙던 중 닥터 스톱으로 경기가 중단됐다.

[스포티비뉴스=김건일 기자] 한국 스포츠 역사상 처음으로 태극 마크를 달고 출전해, 메달까지 획득하고 돌아온 종합격투기(MMA) 선수단은 좀처럼 고개를 들지 못했다.

대신 "성과를 내지 못해 죄송하다"는 말을 연신 반복했다.

1일 2026 아이치 나고야 아시안게임 MMA 국가대표 선수단 해단식 및 기자간담회에서 만난 김금천 대표팀 감독은 눈물을 글썽거리며 어렵게 입을 열었다.

"선수들보다 모든 책망은 저에게 해주십사라고 여러 번 말씀을 드렸다"고 운을 뗀 뒤 "회장님이든 코치든, 사비로 선수들 훈련시켰다. 선수들이 피땀흘려서 국가대표라는 타이틀을 갖고 경기를 뛰고 돌아왔다. 비난이나 책망을 얼마든지 받을 수 있지만 허위사실로 인한 명예훼손은 자제를 해주기를 부탁드린다"고 청했다.

종합격투기는 UFC를 비롯해 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스포츠. 국내에서도 마니아 종목를 넘어 대중적인 스포츠로 자리잡았다.

종합격투기는 이번 아시안게임에 처음으로 정식 종목에 채택됐다. 아시아종합격투기협회(AMMA)가 오랜 노력 끝에 아시아올림픽평의회(OCA)의 인정을 받았으며, 이를 기반으로 아시안게임 정식 종목 채택을 이끌어 냈다.

한국은 이번 대회에 선수 세 명을 파견했다. 아시아MMA협회 공식 국제대회 성적 등을 거쳐 자격 요건을 얻은 최은석(남자 71kg급 모던)과 이보미(여자 54kg 모던), 그리고 윤태영(남자 77kg 트래디셔널)이 출전했다.

이번 대회 종합격투기는 프로 종합격투기 선수이기도 한 세 선수에겐 낯선 환경이 아닐 수 없었다. 경기장은 케이지가 아닌 매트였으며, 선을 넘어선 안 된다는 것을 시작으로 일반적인 종합격투기와 다른 많은 규정에 적응해야 했다. 대한체육회 준회원이기 때문에 선수촌에도 입성 자격도 주어지지 않아, 사비를 들일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성과를 냈다. 최은석과 윤태영은 8강에서 고배를 마셨으나, 이보미가 8강전 승리와 함께 3위에 입상하면서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한국과 달리 키르기스스탄, 우즈베키스탄 등 중앙 아시아 국가들은 국가적인 차원에서 오랜 기간 공을 들여 온 종목에서 낸 성과였다.

준결승전을 치르다가 어깨 부상으로 탈락한 이보미는 "가장 큰 어려움은 당일 계체였다"고 털어놓았다. 일반적인 종합격투기 대회에선 경기 하루 전 계체를 진행해 충분한 회복 시간을 가질 수 있지만 아시안게임은 달랐다. 특히 이보미는 이틀 동안 두 경기를 치렀기 때문에 8강전을 치르고 다음 날 계체를 준비해야 했다.

▲ 한국의 이보미가 2026년 9월 21일 일본 아이치현 나고야시 이나에 스포츠센터에서 열린 제20회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대회 이틀째 종합격투기 여자 모던 부문 54㎏급 준결승에서 바레인의 디아나 포고시안과 맞붙던 중 닥터 스톱으로 경기가 중단되자 얼굴을 감싸며 아쉬워하고 있다.
▲ 한국의 이보미가 2026년 9월 21일 일본 아이치현 나고야시 이나에 스포츠센터에서 열린 제20회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대회 이틀째 종합격투기 여자 모던 부문 54㎏급 준결승에서 바레인의 디아나 포고시안과 맞붙던 중 닥터 스톱으로 경기가 중단되자 얼굴을 감싸며 아쉬워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들을 겪고 한국에 돌아오기까지 선수단은 모욕과 비난 등에 시달렸다. 김 감독이 비난을 멈춰달라고 호소하고, 최은석과 윤태영뿐만 아니라 메달리스트가 된 이보미까지 고개를 숙이게 한 이유다.

이보미는 "원래 목표였던 금메달을 안겨드리지 못해 국민 여러분께 정말 죄송하다"며 "선수단 대표로서 한 마디 더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 은석이가 아직 어린 나이인데 악플러들의 무차별적인 모욕과 조롱을 많이 견뎌 냈다. 아직 어린 선수가 나라를 위해 경기를 뛰는 데, 은석이에게 큰 상처가 된 것 같다. 앞으로는 나쁜 말보다 좋은 응원을 많이 해주셨으면 좋겠다"고 했다.

김 감독도 "허위 사실로 인한 명예훼손은 제발 그만 해달라고 간곡하게 부탁드리는 바"라며 "다가오는 아시안게임 선수단이 똑같은 일을 겪지 않게 하기 위해서 법적 대응을 강경하게 할 생각이다. 아마추어 MMA와 프로 MMA는 룰 자체가 다르고, 환경이 다르다. 그 환경 속에서 몇 년 간 열심히 준비해야 성적이 나오는 스포츠다. 훈련에만 전념할 수 있게 많이 도와 달라. 응원해 주시고 걱정해 주신 팬 분들, 국민 여러분께 감사하면서 죄송하다"고 말했다.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