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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수에게 물건 던지시면 안 됩니다" 21살 테니스 스타 '품격' 화제…그러나 코트에선 AG 金+LA 직행 좌절

작성일: 2026.10.02 04:20 박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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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트 밖에서 성숙한 대처로 박수를 받은 필리핀 테니스 간판 알렉스 이알라가 코트 안에서는 아쉬움을 삼켰다. ⓒ 'Marco Macaraeg' SNS
▲ 코트 밖에서 성숙한 대처로 박수를 받은 필리핀 테니스 간판 알렉스 이알라가 코트 안에서는 아쉬움을 삼켰다. ⓒ 'Marco Macaraeg' SNS

[스포티비뉴스=박대현 기자] 자신에게 모자를 던진 팬에게 차분하지만 단호하게 예의를 일깨웠다. 그렇다고 사인을 거절한 것도 아니었다. 팬이 사과하자 모자에 직접 사인까지 해줬다.

코트 밖에서 성숙한 대처로 박수를 받은 필리핀 테니스 간판 알렉스 이알라(21)가 코트 안에서는 아쉬움을 삼켰다.

아시안게임 사상 첫 필리핀 여자 단식 금메달과 2028 로스앤젤레스(LA) 올림픽 출전권을 동시에 노렸지만 준결승에서 중국의 왕시위에게 역전패했다.

결국 3년 전 항저우 대회에 이어 두 대회 연속 동메달에 만족해야 했다.

필리핀 매체 '프리뷰(Preview)'는 1일(한국시간) 이알라가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에서 한 팬에게 올바른 관람 에티켓을 일깨운 일화를 소개했다.

상황은 지난달 30일 벌어졌다.

이알라는 대만의 조애나 갈런드를 꺾고 여자 단식 8강에 진출한 뒤 경기장을 빠져나가면서 자신을 기다리던 팬들에게 사인을 해주고 있었다.

그러던 중 한 필리핀 팬이 사인을 받으려 이알라를 향해 모자를 던졌다.

갑작스러운 행동에 당황한 이알라는 그냥 지나치지 않았다. 등에 메고 있던 가방을 내려놓고 해당 팬에게 다가갔다.

그리고 "선생님, 선수들에게 물건을 던지시면 안 됩니다"라고 말했다.

목소리를 높이지 않았다.

"정중하게 부탁하시면 제가 사인해 드릴게요. 하지만 물건을 던지지는 말아 주세요. 부탁드립니다"라고 차분하게 덧붙였다.

팬은 곧바로 사과했다.

이알라도 사과를 받아들였다. 행동에는 분명하게 선을 그었지만 사인 요청까지 외면하지 않았다. 팬이 던진 모자에 직접 사인을 남겼고 이후에도 다른 팬들이 내민 물건에 차례로 사인하며 팬 서비스를 이어갔다.

프리뷰는 "짧은 상호작용이었지만 올바른 팬 에티켓을 다시 한번 일깨우는 장면이었다"며 "선수를 향한 애정에는 개인적인 공간과 경계를 존중하는 태도가 반드시 뒤따라야 한다는 사실을 보여줬다"고 전했다.

▲ 필리핀 매체 '프리뷰'는 1일 이알라가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에서 한 팬에게 올바른 관람 에티켓을 일깨운 일화를 소개했다.
▲ 필리핀 매체 '프리뷰'는 1일 이알라가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에서 한 팬에게 올바른 관람 에티켓을 일깨운 일화를 소개했다.

이때만 해도 이알라의 아시안게임 금메달 도전은 계속되고 있었다.

하지만 1일 열린 여자 단식 준결승에서 멈춰 섰다.

대회 톱시드이자 세계랭킹 18위 이알라는 세계 85위 왕시위(중국)를 상대로 첫 세트를 6-3으로 가져가며 순조롭게 출발했다.

그러나 이후 흐름이 완전히 뒤집혔다.

2세트를 3-6으로 내준 뒤 마지막 3세트에서도 왕시위의 반격을 막지 못했다. 결국 2-6으로 패하면서 세트스코어 1-2(6-3 3-6 2-6) 역전패를 떠안았다.

상대 왕시위는 만만한 랭커가 아니었다.

25세인 그는 현재 여자프로테니스(WTA) 세계랭킹 85위지만 한때 49위까지 올라갔던 선수다. 이알라와는 이번이 생애 첫 맞대결이었다.

▲ 출처 필리핀 '인콰이어러'
▲ 출처 필리핀 '인콰이어러'

이알라에게 이번 대회가 더욱 특별했던 이유도 있다.

그는 아시안게임에 출전하기 위해 같은 기간 열린 차이나오픈까지 건너뛰었다. 목표는 명확했다.

필리핀 여자 선수로는 사상 처음으로 아시안게임 테니스 단식 정상에 서는 것이었다.

금메달 이상의 의미도 있었다.

이번 대회 여자 단식 우승을 차지했다면 2028 LA 올림픽 출전권까지 확보할 수 있었다.

이알라에게는 자신의 첫 올림픽 무대로 가는 지름길이었다.

하지만 왕시위에게 발목을 잡히면서 금메달과 올림픽 직행 티켓을 동시에 놓쳤다.

공교롭게도 3년 전과 같은 결과다.

이알라는 2023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도 여자 단식 준결승에 올라 동메달을 획득했다. 당시에는 중국의 정친원에게 패해 결승 진출이 무산됐다.

정친원은 이후 정상까지 올라 아시안게임 금메달과 함께 2024 파리 올림픽 출전권을 손에 넣었다. 그리고 이듬해 파리에서 다시 금메달을 따내며 올림픽 챔피언까지 됐다.

이번에는 이알라가 그 길을 꿈꿨다.

세계랭킹도 18위까지 끌어올렸다. 대회 톱시드까지 받았다. 차이나오픈 출전도 포기하고 필리핀 국기를 달고 뛰는 것을 선택했다.

하지만 마지막 두 걸음이 부족했다.

필리핀테니스협회는 경기 뒤 공식 소셜미디어를 통해 이알라를 격려했다.

협회는 "정말 멋진 여정이었다, 알렉스. 국기를 위해 싸우고 필리핀 테니스를 자랑스럽게 만들어줘서 고맙다"고 전했다.

이알라는 앞서 AP통신과 인터뷰에서 국가대표로 국제 종합대회에 출전하는 의미를 강조한 바 있다.

그는 "자신의 나라를 대표하고 올림픽 같은 대회에 출전하고 싶다는 마음은 누구나 쉽게 공감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번에도 금메달에는 닿지 못했다.

2023년 항저우에 이어 2026년 나고야에서도 결과는 동메달이었다.

하지만 세계랭킹 18위까지 올라선 이알라의 시선은 여전히 더 큰 무대를 향한다.

팬이 던진 모자에는 "선수에게 물건을 던져서는 안 된다"고 정확히 선을 그은 뒤 사인을 남겼다.

코트에서는 금메달과 올림픽 직행이 무산되는 아픔을 삼켰다.

그래도 그의 올림픽 꿈까지 끝난 것은 아니다.

나고야에서 놓친 LA행 티켓을 다시 손에 넣기 위한 이알라의 도전은 계속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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