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에너자이저 실책, 왜 선배들은 아무 말도 안 하나… 예방주사 접종, 이제부터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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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광주, 김태우 기자] 올 시즌 KIA의 최대 히트상품이자, KBO리그 올해의 기량발전 후보이기도 한 박재현(20·KIA)은 17일 광주에서 열린 LG와 준플레이오프 1차전을 앞두고 아침에 일찍 깼다고 했다.
중요한 경기를 앞두고 지각이라도 하면 안 돼서 커튼도 열어놓고 잤다. 박재현은 경기를 앞두고 “아직 시작을 안 해서 별로 다른 건 없는 것 같다. 평소와 똑같이 준비를 하고 있다”고 비교적 담담하게 말을 했지만 평소보다는 조금 더 에너지를 절제하는 것 같았다. 박재현은 “말로만 열심히 하겠다가 아니라, 말을 줄여도 행동으로 보여줘야 팬들도 그렇고 선수단도 그렇고 좀 더 와닿지 않을까 한다”고 했다.
그런 박재현은 17일 준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선발 1번 좌익수의 중책을 맡았으나 전체적인 경기력은 좋지 않았다. 이날 4타수 무안타에 그쳤는데 타구질들이 좋지 않았다. 출루는 6회 상대 좌익수 송찬의의 포구 실책 하나였다.
타격이야 매일 성공할 수 없는 만큼 그렇다 쳐도, 수비에서도 실책이 나왔다. 5회 박동원의 타구를 잡으려다 중견수 김호령과 충돌하며 공을 떨어뜨렸다. 박재현이 콜플레이를 하며 다가갔지만, 체공 시간은 충분했고 중견수의 수비 범위에 있었다. 조금 더 중견수의 움직임을 살펴야 했지만 잡겠다는 의욕이 강한 장면으로 보였다. 팀이 위기에 빠질 뻔했다.
하지만 KIA 선배들은 막내에게 별다른 이야기를 하지 않았다. “왜 그랬냐”는 질책도, “괜찮다”는 위로도 잘 하지 않았다. 코칭스태프에서 콜플레이 등 기본적인 이야기를 했을 뿐, 그것은 외야수 전체를 상대로 한 환기이지 박재현을 콕 찝어 이야기한 게 아니었다.
시리즈에 들어오기 전에도 그랬다. 나성범 김도영 등 평소 박재현에게 조언을 아끼지 않는 선수들도 별 이야기 없이 지나갔다는 게 박재현 스스로의 이야기다. 정규시즌과 포스트시즌은 공기가 다르다. 선수들이 입을 모아 “완전히 다른 경기”라고 하는 건 다 이유가 있다. 그런 가운데 이런저런 이야기가 오히려 박재현의 머릿속을 혼란스럽게 만들 수 있다. “그냥 하던 대로 해라”가 가장 좋은 조언일 수 있다.
17일 경기가 끝난 뒤 김도영은 “그냥 마음껏 하라고 했다. 실수를 하라고 했다. 그걸 커버하는 게 베테랑 선배들, 혹은 내 몫이다. 그런 모습이 있었지만 더 성장하지 않을까 생각한다”면서 “실책이 나왔지만 네일이 잘 막아줘서 재현이가 기죽지 않고 내일도 잘할 것으로 생각한다. 재현이도 출루하고 득점도 했으니까 잘했다고 생각한다”고 응원했다.
18일 경기를 앞두고도 박정우도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고 했다. 박정우는 “위로하면 빠져 버릴 수도 있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위로 자체가 자꾸 나쁜 기억을 떠올리게 하고, 어차피 스스로 잘 알고 있을 텐데 굳이 또 한 번 이야기를 할 필요가 없다는 논지다.
그런 박재현은 18일 열릴 2차전에서도 선발 2번 좌익수로 출전한다. 이범호 감독의 신뢰를 느낄 수 있다. 어쩌면 첫 경기에서 예방주사를 단단히 맞은 셈이다. 만약 팀이 졌다면 이 실책이 머릿속에 오래 남을 수 있다. 포스트시즌 내내 기분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경기를 할 수도 있다. 하지만 선배들이 박재현의 실수를 보듬으며 팀은 이겼다. 결과가 중요한 포스트시즌에서는 그것으로 끝이다. 어쩌면 KIA로서는 최상의 시나리오다.
박재현은 올해 0.293의 타율, OPS(출루율+장타율) 0.802를 기록했다. LG를 상대로 한 13경기에서는 타율 0.279, OPS 0.651로 조금 약한 편이었다. 하지만 2차전 선발 투수인 임찬규를 상대로는 올해 홈런도 친 기억이 있다. 결국 절정의 타격감을 자랑하는 김도영 앞에 얼마나 주자가 많이 나가 있느냐가 중요하다. 박재현이 살아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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