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KIA가 팀으로 움직인다는 증거… 선배들이 보듬었더니, ‘슈퍼 캐치’로 보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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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대구, 김태우 기자] 올 시즌 리그 최고의 히트상품 중 하나로 손꼽히는 박재현(20·KIA)은 자신의 포스트시즌 첫 출장에서 머쓱한 실수를 저질렀다. LG와 준플레이오프 1차전 당시 타구를 잡으려다 중견수 김호령과 충돌해 포구 실책이 나왔다.
물론 좌익수 박재현도 잡을 수 있는 타구였지만 해당 지역은 대체적으로 중견수에게 우선 순위가 있었다. 하지만 공을 잡아야 한다는 생각이 너무 강했다. 콜을 하며 달려왔지만 마지막 순간 두 선수가 충돌했다. 이것이 직접적인 실점으로 이어지지는 않았지만, 아찔했던 순간이었다. 박재현으로서는 가을야구는 정규시즌과 다르다는 것을 뼈저리게 느낀 귀중한 경험이기도 했다.
하지만 이에 대해 선배들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첫 경기인 만큼 그럴 수도 있다고 대수롭지 않게 넘겼다. 어린 선수들의 실수는 언제든지 나올 수 있고, 이를 만회하는 게 선배들이라며 오히려 박재현을 격려했다. 위로조차 하지 않고 그냥 넘겼다. 선의의 위로도 해당 장면을 자꾸 생각나게 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코칭스태프 회의에서도 박재현을 굳이 지목하지 않고 “콜플레이를 조금 더 적극적으로 하자”는 선에서 기본을 다듬고 끝났다.
선배들의 마음을 알고 있는 박재현은 두 번 실수를 하지 않았다. 박재현은 26일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삼성과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안정적인 수비를 선보이며 팀의 5-1 승리에 힘을 보탰다. 이날 공격에서는 도드라지는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지만, 실점 위기에서 팀을 구하는 수비를 선보였다. 수비로 점수를 벌어왔다.
5-1로 앞선 7회 1사 후 이의리가 르윈 디아즈를 유격수 땅볼로 유도했다. 하지만 박민이 이를 다리 사이로 빠뜨리는 실책으로 분위기가 묘하게 바뀌었다. KIA는 조상우로 투수를 바꿨다. 이때 박재현이 박승규의 잘 맞은 타구를 안정적으로 처리했고, 이어 강민호의 타구를 다이빙 캐치로 잡아내면서 팀 사기를 끌어올렸다. 장타가 될 수도 있었지만 박재현의 플레이가 삼성의 득점 확률을 지웠다.
박재현은 팀에 보탬이 된 것에 대해 안도했다. 자신도 실수를 했을 때 동료들이 그 실수를 지워줬듯이, 박민의 실수를 자신이 지울 수 있었다는 것 자체에 안도했다.
박재현은 경기 후 “앞에 민이 형이 실수를 한 상태에서 좋은 수비가 나와 민이 형이 너무 고맙다고 말을 해줬다”면서 “나도 똑같이 그런 실수를 해봤고, 내가 실수했을 때 형들이 나를 도와줬다. 나도 민이 형을 똑같이 도와줬다고 생각한다. 고마워하고 그런 게 아니라 당연한 플레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자신도 모르게 강민호의 타구를 잡고는 세리머니가 나왔다. 박재현은 “첫 경기인데 (타격 부진으로) 너무 미안한 마음이 드는 상태에서 그렇게 호수비를 하니까 팀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됐구나 생각을 했다”고 세리머니가 무의식적으로 나온 이유를 설명했다.
1차전에서 수비로 밥값을 한 박재현은 이제 타격에서도 팀에 도움이 되어야 한다며 마음을 단단히 먹었다. 박재현은 “오늘 타석에서 너무 안 좋은 모습만 보여줘서 어떻게 수비에서라도 실수를 없애자고 생각을 하고 수비에서 집중을 엄청 많이 했다”면서 “그게 수비에서는 좋게 결과가 나왔는데 이제 내일 경기에서는 타석에서도 그 집중력이 이어졌으면 좋겠다”고 다짐했다.
야구는 혼자 하는 스포츠가 아니다. 그래서 많은 팀들이 강조하는 단어가 바로 ‘원팀’이다. 누구 하나 자기만 생각하면 그 흐름은 미묘하게 틀어지고, 상대는 그 한 번 벌어진 틈을 놓치지 않는다. 정규시즌 3위 싸움의 고비를 넘기는 과정에서 한 곳으로 똘똘 뭉친 KIA는 포스트시즌에서도 ‘원팀’의 가치를 보여주고 있다. 투수들이 힘들면 타자들이 힘을 내고, 그 반대의 경우도 있었다. 그리고 서로의 플레이를 감싸고 단점을 메워주려고 노력한다. 가을야구 4연승에는 다 이유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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