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O기획①]'부부의 세계'|무자비한 그녀, 우린 김희애를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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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강효진 기자] JTBC 금토드라마 '부부의 세계'가 15일과 16일, 마지막 2회 분량을 남겨두고 있다. 올 상반기 최고 히트작이자 역대 종합편성채널 최고 시청률(24.3%, 닐슨코리아 기준)을 달성한 이 드라마의 중심에는 주인공 지선우 역을 맡아 작품을 이끄는 37년차 베테랑 배우 김희애가 있었다.
1983년 데뷔해 37년차 배우로서 톱배우 자리를 지키고 있는 그는 '부부의 세계'를 통해 압도적인 에너지의 감정 연기로 시청자들을 휘어잡는 명품 배우로서 자신의 저력을 여과없이 발휘하고 있다. 추락을 향해 질주하는 매 신마다 입이 떡 벌어지는 섬세하고도 폭발적인 감정 표현은 '김희애가 아니면 누가 지선우를 할 수 있을까'싶은 대체 불가능한 위압감마저 느껴질 정도다.

충격적인 전개를 이어가는 '매운 맛' 드라마인 '부부의 세계'는 누군가에게 출연 결심 그 자체로도 놀라운 일이 될 터였지만, 이미 '내 남자의 여자'(2007), '아내의 자격'(2012), '밀회'(2014)까지 3개의 불륜극을 거친 김희애의 필모그래피 안에서는 파격적인 도전까진 아니라는 점이 흥미롭다. 방송 당시에도 놀라움이었던 불륜극들을 비롯해 영화 '허스토리', '윤희에게' 등 배우로서 몸 사리지 않는 도전과 변신을 꾸준히 해왔기에 구축된 그만의 특별한 아우라 덕분이다.
김희애의 이런 이력은 '부부의 세계' 속 평범한 듯 하지만 까다롭고 오묘한 감정선을 가진 인물인 지선우를 표현하는데 적절하게 발휘됐다. 김희애였기에 소화가 가능했던 지선우였지만, 지선우였기에 김희애의 능력치를 고루 펼쳐 보일 수 있었던 셈이기도 하다.

지선우는 부러울 것 없는 삶을 영위하다가 갑작스러운 남편의 배신으로 혼돈에 휩싸이는 인물이다. 그러나 표면적인 모습보다 더 섬세하고 복잡한 감정선으로 극을 이끌어나가면서 '부부의 세계'를 넓혔다.
어린 시절 사고 트라우마를 내면에 감추고, 번듯한 병원 부원장으로 자수성가한 지선우는 지금의 위치에 서기까지 뼈를 깎는 노력 끝에 조각상처럼 근사한 삶을 전시할 수 있게 됐다.
그러나 고작 남편의 머플러에 끼어 있는 머리카락 한 올 때문에 의심의 씨앗을 틔우고 편집증적인 면모를 보이기 시작한다. 그리고 차츰 '지선우였기에 그럴 수도 있을 것 같은' 작은 행동들이 불길처럼 번지며 자연스럽게 모든 상황이 일그러진다.
이런 상황에 놓인 지선우는 신마다 감정의 극단을 오가기에 톤 조절이 쉽지 않은 캐릭터다. 행복한 가정생활을 하는 완벽한 아내, 사랑하는 남편과 주변 모든 사람들의 배신을 알고 충격과 공포에 휩싸이는 한 여자, 판을 뒤엎기 위해 계략을 짜는 치밀하고 과감한 복수자, 프로페셔널한 의사, 치명적인 유혹자, 아들을 지키기 위해 물불 가리지 않는 엄마, 모든 것을 잃고 삶을 포기하려 하는 사람까지.
한 명의 인물 안에서 혼재할 수 있는 모든 극단적인 감정 표현을 시청자들이 눈치채지 못하는 사이에 납득 가능한 상황으로 만들어낸 김희애의 완급조절은 가히 탄성을 자아낼 정도다.

특히나 이 과정은 자칫하면 잘못 쌓은 도미노처럼 맥이 끊겨버릴 수도 있는 가느다란 개연성으로 촘촘하게 엮여있다. 상황을 이끌어가는 인물인 지선우가 시청자들을 설득하지 못한다면 '저렇게까지 하는 게 말이 되나?'하고 너무나 순식간에 몰입이 깨져버릴 수 있었다.
이 어려운 감정 연기를 김희애가 설득력있게 해내며 시청자들에게 강한 최면을 거는데 성공했고, 드라마에 빠져 분노하는 이들을 자연스레 마지막 회까지 인도할 수 있었다.
이렇듯 김희애로 인해 완벽하고 견고하게 구축된 '부부의 세계'는 이제 대망의 엔딩을 앞두고 있다. 이 16회의 여정은 어떤 결말을 맺든 배우 김희애의 새로운 대표 작품으로 자리 잡을 것이다.
과연 '부부의 세계' 속 인물들은 어떤 결말을 맺을까, 지선우는 과연 끝까지 시청자들을 설득할 수 있을까.
스포티비뉴스=강효진 기자 bestest@spotv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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