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간의 드라마...승무패로 보는 출전선수 1편-해외파[ING생명 챔피언스트로피]
작성일: 2015.12.14 11:49
스포츠뉴스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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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없었던 희귀한 매치플레이, 한국 여성 골퍼들의 해외파 대 국내파 대결인 ING생명 챔피언스트로피가 11/27~11/29 동안 3일간의 흥미로운 일정을 모두 마치고 내년을 기약했다. 포볼, 포섬, 싱글 매치플레이로 치러진 3일 간의 경기 종합 결과, 해외파가 승점 14점으로 국내파의 10점을 제치고 우승해 6억5천만원의 상금을 가져갔다.
세계 최강의 전력을 자랑하는 한국 여자골프는 우선 국내에서 어린 시절부터 골프 훈련을 받다가 KLPGA에 진출하고, 두각을 나타내면 LPGA로 전향하는 코스가 일반적이다. 이 때문에 LPGA 선수들은 대부분 KLPGA 선수들의 선배이다. 아무래도 연차와 경험 면에서 앞서는 해외파가 미세하게 전력에서 앞섰고, 이것은 힘든 대회 일정과 시차 적응 문제마저 뛰어넘어 결국 팀 우승으로 이어졌다.
그러나 팀 단위로 볼 때는 해외파의 종합 전력이 우위였지만, 경기 각각의 내용을 따져볼 때는 딱 잘라 말하기 어려울 정도로 팽팽한 승부가 많았다. 물론 3일 중 하루는 빛났지만 또 다른 날은 존재감이 없는 경우도 있었고, 3일 내내 상대적으로 수월한 선수도 있는 등 다양했다. 이러한 다양함을 조목조목 따져보기 위해 선수별 승무패로 3일간의 드라마를 돌아본다. 선수 순서는 무순이며, 우선 해외파부터다.
<해외파(선수 이름, 3일간 승무패, 총 승무패 순)>
1. 박인비 무-승-패 1승1무1패
LPGA 명예의 전당 헌액으로 올 시즌이 인생 최고의 한 해였다고 밝힌 박인비는 이번 대회에서도 해외파 팀의 든든한 버팀목과 같았다. 첫날 포볼에서는 퍼팅 감각이 돌아오지 않은 유소연 대신 거의 혼자 경기를 책임졌다. 추운 날씨와 시차 적응 등 불리한 점이 많았지만 박인비에겐 큰 문제가 아니었다. 패기 넘치는 KLPGA 상금순위 3위 조윤지가 포볼, 포섬에서 이틀간 박인비를 상대했지만, 미세한 숏 게임 능력에서 확실히 밀리는 모습이 보였고 결국 박인비/유소연 조를 상대로는 한 번도 승리하지 못했다. 마지막 날 싱글 매치에서 KLPGA 에이스 박성현에게 일방적으로 패하긴 했지만, 박성현이 신들린 듯 잘 친 것이지 박인비가 못 쳤다고 하는 이는 아무도 없었다. 후배의 선전에 흐뭇해하는 '대인배'의 모습마저 훌륭했다는 평이다.
2. 유소연 무-승-승 2승1무
'여왕' 박인비의 오래된 절친이자 충실한 파트너로 포볼과 포섬 게임에서 이틀 내내 함께했다. 마지막 날에는 박인비가 박성현에게 일방적으로 패한 가운데, 조윤지의 끈질긴 추격을 뿌리치고 마지막으로 끝난 자신의 조 경기에서 승리해 LPGA 팀의 축제 분위기를 확실히 띄우는 역할을 했다. 싱글 매치플레이에서의 승리로 LPGA팀 MVP에도 선발됐다. 그러나 본인도 인정했다시피 이번 대회에서는 완벽하게 샷 감각이 돌아온 컨디션은 아니었다. 첫날 포볼에서 특히 심했고, 둘째날 포섬, 마지막날 싱글 매치플레이에서는 조금 나아졌지만 역시 완전히 제 실력을 발휘했다고 보이지는 않는 대회였다.
3. 최운정 무-승-무 1승2무
LPGA 전 경기 개근으로 '철인 골퍼', '성실왕' 등의 별명을 갖고 있는 최운정은 시차 적응 문제와 추위 때문이었는지 첫날 포섬에선 한 조를 이룬 김세영에 비해 존재감이 약했다. 이날 최운정이 조금 더 제 컨디션이었다면 박성현/안신애 조에게서 무승부가 아닌 승리를 끌어낼 수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둘째날부터는 확실히 살아난 컨디션으로 포섬에선 5&3의 큰 승리를 거뒀다. 마지막 날 싱글 매치에서도 안신애와의 무승부로 팀에 승점 0.5점을 가져와, 3일 내내 빈손으로 돌아오지는 않았다.

4. 김세영 무-패-승 1승1무1패
LPGA 신인왕 김세영은 첫날 해외파 선수들 중 가장 좋은 컨디션을 보였다. 특기인 장타를 앞세워 세 홀 연속 버디에 대회 첫 이글까지 잡아내는 무서운 파워였다. 그러나 포볼과 포섬에서 이틀간 대결한 KLPGA 장타왕 박성현과의 개인 승부는 승점만으로 보면 패배다. 최운정과 짝이 된 첫날 포볼은 무승부였고, 장하나와 짝이 된 포섬에선 박성현/김민선에게 5&3으로 지고 말았다. "박성현 때문에 잠이 안 온다. 키만 컸더라면..."이라는 탄식(?)도 했다는 후문이다. 그래도 마지막 날에는 KLPGA의 서연정을 싱글 매치로 3&2로 완벽하게 누르며 활짝 웃었다. 이번 대회에서 형성된 박성현과의 라이벌 구도가 팬들의 흥미를 자아낸다.
5. 백규정 승-승-무 2승1무
올해 LPGA에 데뷔, 혹독한 적응기간을 거친 백규정은 그리운 한국에 돌아와 기쁘다는 듯이 첫 이틀간 눈부신 활약을 펼쳤고 결국 한 번도 지지 않았다. 특히 첫날 포볼에선 김효주와 짝을 이뤄 전체 조 중 유일하게 18번홀까지 가지 않고 3&2로 승리하는 여유를 보였다. 둘째날 포섬에서도 이미림과 짝을 이뤄 국내파 안신애/박 결을 5&3으로 눌러, 해외파 중에서도 가장 일방적인 게임을 펼쳤다. 마지막 날 김보경과 비기지 않았더라면 3일 내내 승리해 MVP가 될 뻔한 활약이었다. 이번 대회는 해외 무대에서도 잘 할 수 있다는 자신감으로 작용했을 것으로 보인다.
6. 김효주 승-무-승 2승1무
탁월한 숏 게임 능력과 지능적인 플레이로 인기 스타인 김효주는 국내 무대에서도 그 명성에 걸맞은 활약을 펼쳤다. 첫날 백규정과 함께 거둔 포볼 3&2 승리도 대단했지만, 마지막 날 김해림과 맞붙어 선보인 신들린 버디 행진은 그야말로 놀라웠다. 칩 샷부터 숏 퍼트까지, 찬스가 왔다 하면 절대 놓치지 않는 버디 행진으로 전반에만 버디 6개를 잡는 활약은 '역시 LPGA'라는 탄성과 함께 김효주라는 선수의 무서움을 느끼게 했다. 포섬에의 무승부만 아니었다면 MVP가 됐을, '체감상 MVP' 중 한 명이다.
7. 이일희 패-패-패 3패
파이팅이 넘쳤지만, 결과는 안타까웠다. 경기 내용은 나쁘지 않았으나 LPGA 팀 중 유일하게 3일 내내 패한 선수가 되고 말았다. 첫날과 둘째날 국내파 '달걀골퍼' 김해림과의 이틀 내내 대결은 분명 호각지세였지만 찬스를 잡는 능력에서 김해림과 그 파트너 쪽이 조금 더 우세했다. 마지막 날 국내파 막내 박결과의 대결에서는 뒷심이 모자랐다. 이틀 내내 졌으니 반드시 이겨야 한다는 부담감이 작용한 것일지, 11번홀까지도 3UP으로 여유있게 앞서다가 막판 추격을 허용, 역전패했다. 그래도 웃으며 팀 멤버들을 응원하는 모습은 프로페셔널했다.
8. 신지은 패-무-승 1승1무1패
멋진 샷 감각과 냉정함을 갖췄다. 첫날 이일희와 짝을 이룬 포볼에선 김해림/서연정 조와 대결하며 그야말로 명승부를 펼쳤다. 이 승부에서 나온 그림 같은 샷 이글은 대회 이후에도 회자될 만하다. 이후의 플레이에서도 중요한 찬스를 살려내는 경기 운영 능력을 보였지만, 그것이 아직 LPGA 톱 랭커급은 아니라는 인상이 강했다. 그러나 아직 발전 여지가 많은 만큼, 앞으로의 성장을 더 지켜봐야 할 선수로 평가된다.

9. 이미림 승-승-패 2승1패
이틀간 모두 승점 1점씩을 챙기며 승승장구, 그러나 마지막 날 싱글 매치플레이에서의 패배가 뼈아팠다. 승부욕이 강하기로 유명한 국내파 김민선을 상대로 초반 뒤지면서 쫓아가는 승부를 펼쳤지만 결국 경기를 뒤집지 못했다. 그러나 LPGA 통산 2승 경험이 있는 이미림은 결코 약자가 아니다. 이미림을 비롯해 3일 연속으로 승리한 해외파 선수도, 국내파 선수도 한 명도 없다는 사실이 이번 대회에서 양 팀의 '종잇장' 실력차를 입증한다.
10. 이미향 승-패-승 2승 1패
첫날 승리하고 둘째날 패했다가 마지막날 다시 승자가 되는 '롤러코스터' 같은 3일을 보냈다. 3일 내내 안정적인 플레이를 펼쳤지만 다른 선수들의 드라마틱한 활약 탓에 그다지 시선을 끌지 못한 점이 아쉽다. 이일희와 짝을 이룬 둘째날 포섬에서 김해림/김지현을 눌렀더라면 3일 연속 승점 획득으로 MVP가 될 만한 활약이었다. 이틀째의 아쉬움은 마지막 날 싱글 매치에서 전날 승자였던 김지현을 3&2로 여유있게 누르면서 만회했다.
11. 박희영 승-승-무 2승 1무
해외파의 승점 획득에 '알토란' 같은 역할을 했고, 3일 내내 한 번도 패하지 않는 활약이었다. 손목 부상 때문에 한동안 투어에서도 그리 눈에 띄지 않았지만, 여전히 조용히 칼을 갈고 있는 선수라는 점을 입증했다. 1987년생으로 해외파 선수들 중 가장 나이가 많은 만큼, 조용하지만 제몫을 하는 플레이로 선수들의 귀감이 됐다.
12. 장하나 승-패-패 1승2패
전매특허인 '어퍼컷 세리머니'는 첫날에밖에 볼 수 없었다. 올 시즌 준우승 4번으로 얻은 '준우승의 여왕'이란 별명에 이어, 이번 대회도 스스로의 기대치만큼의 결과는 아닐 듯하다. 첫날은 '큰언니' 박희영과의 조 편성으로 배선우/김보경을 누르며 좋은 스타트를 했지만, 둘째날에는 LPGA 신인왕 김세영과 함께했음에도 KLPGA 에이스 조 박성현/김민선에게 무너졌다. 마지막 날에는 16번홀까지도 고진영에게 1UP으로 앞서가다 막판 대역전을 당해, 다른 누구보다도 본인의 속이 가장 쓰렸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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