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희준 "나문희에게 '엄니'만 30번…아빠 되고보니 다시 찍고파"[인터뷰S]
본문 글자 크기 조정
- 보통
- 크게
- 아주 크게
공유하기
- 카카오톡
- 페이스북
- URL복사

답답하다가 가슴아프다가 흐뭇하다가 눈물나다가. 영화 '오! 문희'(감독 정세교)의 이희준은 감정이 널을 뛴다. 그는 치매 노모에 6살 딸을 돌보며 살아가는 보험회사 조사원 두원 역을 맡았다. 두원은 일단 폐차를 요구하는 진상 고객 자동차를 해머로 내리칠 정도로 무대포에다, 치매 어머니에게 '엄마 탓'이라며 막말도 서슴지 않지만, 실제로는 속정도 책임감도 깊은 아들이자 아빠다. 그런 두원이 딸이 뺑소니 사고를 당한 뒤 유일한 목격자인 어머니와 범인을 찾아나서는 과정이 좌충우돌 속에 그려진다. 허허실실 코미디인줄 알았더니 순간순간이 마음을 울리는 이야기. 이희준은 비극과 희극이 현실과 판타지 속에 교차하는 '오! 문희'를 흘러넘치는 에너지로 이끈다.
"저희 할머니가 치매시다"고 조심스럽게 밝힌 이희준은 "살갑게만 표현하는 게 리얼하지 않다고 생각했다. 어머니가 할머니를 대하는 걸 보면 정말 애정이 있지만 일상의 표현은 굉장히 다르다"고 귀띔했다. 이어 "이런 상황에서 삶을 버티는 사람들이 어떻게 버티고 있는지 공감하고 표현하려고 애를 썼다"고 겸손하게 말했다.
"영화 헌팅을 하면서 논산의 어느 집이 두원이 집 후보가 됐어요. 그집 아버지가 치매 부모님을 모시고 산다는 이야기를 들었어요. '절호의 기회다' 하는 생각으로 수박을 사들고 그 집을 혼자 찾아갔어요. 이 집에서 영화 찍을 사람인데 식사라도 하자고. 그 분께 시골에서 치매 부모님을 모시고 사는 것이 어떤 것인지를 들었죠. 간병하시면서 핸드폰으로 계속 언제 일어났고, 어떤 간호를 했고 하는 걸 보내시더라고요. 소중한 경험이었어요. 리얼하고, 삶의 태도를 보고 느낄 수 있었어요."
이희준은 극중 두원의 집에서 잠깐 낮잠을 자고 일어났는데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치매 엄마 모시고 6살 난 딸을 키우면서, 나 살기도 버거운 삶을 버티고 있다는 게 대단하구나.' 이희준은 "이 사람은 여기서 버티고 있구나. 이게 정말 대단한 거구나 했다"며 "실제 아이를 낳고 육아를 하다보니 그 모든게 대단하다는 생각이 든다"고 털어놨다.

"이제 아이가 9개월인데, 마침 요즘 아침 육아를 맡아서 해요. 아내가 밤에 잠을 설치면 제가 아침에 보는데 2시간만 봐도 힘들어요. 저 캐릭터가 더 대단해 보이고요. 아직도 실감이 안 나요. 아기를 보고 '니가 내 아들이냐?' 이러는.(웃음) 차차 다른 감정이 생기겠죠. 요즘은 아이가 밤새 길게 자기 시작했는데, 그렇게 더 예뻐보이네요."

"이렇게 하면 좋겠는데 하는 느낌이 들면 바로 말씀해주시거든요. 저는 그게 좋았어요. 촬영 전 리딩할 때예요. '엄니 하는 대사를 '좀 더 맛있게 해봐요, 엄니' (시범을) 하시는데, '엄니'만 30번을 했어요. 어려웠어요. 뭔지 알겠는데 표현이 잘 안되더라고요. 봐주시고 들어주시고, 같이 했어요. 선생님이 요구하시는 게 대단한 경지의 것이었어요. 너무 멋지지 않아요? 저렇게 맛을 내시길 원하시는구나. 항상 귀기울이고 최대한 하려고 했어요. 그게 너무 좋더라고요."
죄송한 순간도 있었다. 마침 나문희와 첫 촬영이 한껏 흥분한 두원이 '엄니'에게 막 소리를 지르고 끌어내는 장면이었다. 이희준은 "선생님이 엄청 저를 무서워하셨다"며 " 컷 하면 죄송하다 하는데도, 그렇게밖에 할 수 없어서 죄송했다"고 털어놨다.
바라마지 않던 '칭찬'도 들었다. 문제의 첫 촬영 뒤 1주일 쯤이 지난 어느날 함께 촬영을 하던 나문희가 "희준씨, 너무 잘한다. 마음대로 해봐. 내가 다 받아줄게"하고 툭 이야기를 던진 것. 이희준은 "그 소리를 오디오로 들은 감독님이 엄지 척을 하고 계셨다"며 당시가 생각난듯 히죽 웃었다. "한 달이 지나니까 엄마와 아들 같았어요. 컷 하고 나면 저도 모르게 '어머니' 소리가 나오더라고요."

"밤샘 촬영 하고 KTX 첫 차 타고 올라오는데 누가 게임을 하기에 '무음으로 하시죠' 그런 거예요. '아유 죄송합니다' 하시기에 차창에 비친 저를 보니 덩치 100kg에다 정말 무섭게 생긴 아저씨가 있더라고요. 제가 사실 다 참거든요. '내가 다른 사람한테 시끄럽다고 이야기도 하네' 그랬어요. '오! 문희' 때는 PD님이 뭔가 계속 억울해 보인다고 했어요.(웃음) 실제 제가 어디에 가까운지는 잘 모르겠네요. 찍을 때마다 물드는 것 같아요."
'보고타' 콜롬비아 로케이션이 코로나로 중단된 터라 이희준은 곧 이성민과 함께하는 영화 '핸섬가이즈' 촬영에 먼저 들어갈 예정. 치렁치렁하게 자라난 머리도 촬영 준비 차원이다. 궁금하다. 이희준이 다음엔 어떤 영화에 어떻게 젖어들어 돌아올지.
스포티비뉴스-김현록 기자 roky@spotvnews.co.kr
관련 추천 기사
영화 관련 기사
-
'케빈오♥' 공효진 "결혼하니 기쁨이 배로…특별한 딸, 평범한 며느리로"[인터뷰③]
2026-08-19
-
'경주기행' 공효진 "'엄마' 이정은과 재회 가장 기대…눈앞에서 보고 싶었다"[인터뷰②]
2026-08-19
-
공효진 "정준원, 마음 복잡해 보이지만 잘 견디고 있어…신중해서 안타깝다"[인터뷰①]
2026-08-19
-
"추석엔 '타짜'" 20년 만의 파이널 온다…변요한X노재원 "다 베팅하겠다"[종합]
2026-08-18
-
'타짜4' 스윙스 "105kg→93kg 뺐다가 다시 쪘다…계약서 안 써서"
2026-08-18
-
'타짜4' 변요한 "이전 '타짜'와 세계관 달라…허영만 선생님 쾌유 빈다"
2026-08-18
추천 콘텐츠
-
리센느, 거제 집중호우에 5000만원 기부…팬들도 자발적 동참 "거제야호의 선한영향력"
2026-08-19
-
홍민기 의혹 부인에 前연인 "임신중절 후 책임 회피…초음파 사진 증거 有" 3차 폭로
2026-08-19
-
"일방연락·스토킹" vs "낙태종용·데이트 폭력"…홍민기 vs 前연인, 진흙탕 공방전[종합]
2026-08-19
-
하츠투하츠, 도쿄돔에 떴다…일본 프로야구 스페셜 경기 오프닝 퍼포먼스→시구 던졌다
2026-08-19
-
"거제 야호" 리센느가 불러온 '선행 나비효과'…수해 복구에 쏟아진 기부 행렬[이슈S]
2026-08-19
-
'인생은 오디션', 박민수 '깜빡깜빡'→공훈 '천년만년' 공개
2026-08-1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