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르모트PD가 말하는 #찐경규 #이경규 #대상불발 #예능대부[인터뷰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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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이경규가 이끌었던 '이경규가 간다' '양심냉장고'를 보며 재미와 감동을 함께 줄 수 있는 예능에 관심을 가졌고, '마리텔' 당시엔 동경하던 이경규를 만난 것만으로도 떨렸다는 권해봄 PD. 제일 강하고 독하고 경력도 오래된 출연자와 제일 만만한 PD와 프로그램을 만들어가는 과정을 리얼로 보여주겠다는 기획으로 출발한 게 '찐경규'였다. 첫 메인연출을 맡아 TV예능의 대부와 함께하는 일이 영광이자 떨림이며 행복이자 행복이라고 고백한 권해봄 PD의 '찐경규' 이야기, 그리고 이경규 이야기.
-6개월을 넘긴 '찐경규'의 차별점, 매력포인트가 있다면 무엇일까.
"축약해 이야기한다면 '찐경규'는 이경규의 디지털 '무한도전' 같다. '무한도전' 같은 예능의 바이블과 같은 프로그램과 비교하는 건 그렇지만, '무한도전'의 가장 큰 특색은 포맷을 정해놓지 않고 매 회차 파일럿처럼 새롭게 개발해나간다는 점이었다. '찐경규'는 앵그리 시리즈, 취중진담 등 재미있었던 것은 자산으로 가지고 그 안에서 변주를 해나간다. 세계관을 확장해나가는 데 있어서 다른 예능과 차별화된다 할 수 있다. 한 회 안에서 기승전결이 뚜렷하게 나타낸다는 점도 말씀드리고 싶었다. 예능이지만 시트콤적인 면이 있다. '수상한 기자회견'이라는 회차가 있었다. 실제로 투닥투닥거리고 끝난 뒤에 격렬하게 싸우고 싸운 영상을 유튜브에 올리는 노이즈마케팅을 한 뒤에 어떻게 됐는지 살펴보는 모든 상황의 실험을 했다. 이런 건 디지털이 아니면 할 수 없는 시도라고 생각한다. 이런 TV 예능보다 자유롭고 실험적인 아이템을 소화한다는 점을 주목해 주셨으면 한다."
-아쉬웠던 회차가 있다면?
"아쉬웠던 건, 지난회차 맥심 수중화보 경우다. 이경규씨나 저나 수중화보 촬영이 처음이었다. 저는 인어꼬리까지 매달고 다리가 거의 묶인 상황에서 수심 5m까지 갔다. 힘들었고 포토그래퍼도 답답해 했는데 어려웠음에도 결과물이 잘 나와서 다행이다. 그런데도 입을 막아놓다보니 이경규씨의 생생한 매력이 덜 전달되지 않았나 생각이 든다.
또 가장 아쉬웠던 건 '한국인의 욕'이란 회차다. '한국인의 밥상'처럼 '한국인의 욕'을 기획해보자는 이경규씨 말에서 시작됐다. 시골 가서 할머니들도 만나보고 욕도 찾아보고 비속어사전을 편찬한 교수님도 만났다. 그런데 기대한 만큼 조회수가 나오지 않아 아쉬웠다. 후속 회차를 찍어보고 싶은데 코로나로 시골 마을에 내려가기 어렵다. 기회가 되면 제주도에 가서 제주도의 욕을 수집해보려 기획 중이다.
-반면 가장 만족했던 회차는?
가장 만족스러웠던 회차는 연예대상 대상 수상 프로젝트다. 제가 일일매니저로 찾아가서 KBS 연예대상까지 의전을 하면서 대상을 받도록 보필하는 내용이었다. 럭키 리무진이라고 행운의 부적으로 가득한 차애 태우고 부정타는 짓을 하지 않는 구성이었다. 당연히 이경규씨가 대상을 탈 것이라고 생각해 기획했던 안이었다. 대상을 못 탈 것이라고 생각했으면 기획하지 않았을 것이다. 원래는 트로피를 안고 돌아가면서 축하받는 모습을 생생하게 내려 했는데, 수상이 불발되면서 기승전결이 완벽해졌다. PD로서는 만족스러웠다. 불발은 아쉽지만 저희가 했던 일이 마치 수상 불발의 복선처럼 됐고 이경규씨가 'KBS랑 내통한 게 아니냐' 화를 냈다. 웃겨서 배가 찢어지도록 웃었다. 슬픔도 웃음으로 승화시키는 예능 대부구나 여실하게 느꼈다."
-곁에서 지켜본 이경규는 어떤가. '예능대부'임을 실감하는 순간이 있다면.
"이경규씨는 '찐경규'를 정말 재미있게 하고 있다. 이름을 걸고 하는 프로그램이고 이경규의 새로운 도전을 다루다보니 재미있게 하고 계신다. 저도 이렇게 친해질 줄 몰랐다. 처음에는 낯도 가리고 연배 차이도 나서 어려울 거라 생각했는데 지금은 친구처럼 지낸다. 같이 술도 마시고 하루에도 몇번씩 통화하면서 아이템도 주고받는다. 아내보다 더 자주 통화하는 사이가 됐다. 갓 시작한 PD와도 통화하며 아이템을 짜는 걸 보고 열려 있는 사람이라고 느낀다. 제가 생각하는 이경규씨는 정말 방송만 생각하는 사람이다. 장인 정신을 가진 사람이다. 대상 수상 프로젝트 당시 KBS 대상을 타지 못한 당시 '니들 내통하는 것 아니냐' 화를 내신 후에 저와 차를 타고 가면서 그런 말씀을 하셨다. '내가 대상을 못 탄게 훨씬 낫다. 그래서 이 방송이 살 것이다. 그것이 이 방송의 기승전결을 마무리짓는 신의 한수다.' 그 이야기를 들으며 대상 못 탄 것보다 방송을 생각하시는구나. 이것이 40년 넘게 방송하신 분의 내공이구나 느꼈다."
-'찐경규'를 통해 이경규와 톰과 제리 같은 케미스트리를 보여주고 있다. 비법이 있는지.
"비법이라기보다 이경규 선배가 많이 마음을 여신 게 주요했다고 생각한다. 초반 드라이브 쓰루 여행을 갔던 회차를 찍으며 실제로 친해졌다. 이경규씨가 '칼퇴의 아이콘'이다보니 '앵그리 하우스' 회차는 화를 한 번도 내지 않으면 퇴근을 일찍 시켜드리겠다는 기획이었다. 샤워기를 틀면 물을 맞는다든지 레고를 밟는다든지 여러 트랩이 있었는데, 골탕을 먹으면서도 즐거워 하시며 재미있다고 칭찬해주셨다. 이런 것도 괜찮아 하시는구나, 그때부터 거부감이 없으시단 걸 알게 됐고 골탕먹이는 아이템을 많이 짰다. 그러다보니 이경규씨도 '너무 힘들게 하지 마라, 약올리지 마라' 하시기도 한다. 실제로 카메라 앞에서 밀당을 많이 한다. 이번 수중화보 촬영 경우에는 제가 역으로 물을 먹고 골탕을 먹기도 했다. PD와 출연자의 앙숙 티키타카는 앞으로도 노출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연출자이자 출연자로서 부담이 있을 것 같다.
"부담감은 사실 엄청 크다. '마리텔' 때 모르모트PD란 별명이 생겼다. 당시엔 꼭두각시인 저를 조종하는 박진경 PD라는 괴뢰사가 있었다. 지금은 제가 메인 PD다보니 제가 책임진다. 재미있는지 재미없는지 어디까지 해야 할지, 자기 객관화를 잘 해야 해서 큰 부담이 있다. 수중화보 인어도 자진해서 들어갔다. 이경규씨가 혼자 하나 있는것보다 인어라도 하나 있는 게 재미있게 방송이 풀릴 테니까. 제가 카메라 앞에 서는 걸 즐기는 것은 아니다. 기자회견을 하면 손을 벌벌 떨 만큼 무대공포가 심하다. 카메라 앞에 나오고 싶어서라기보다는 방송을 살리려는 PD의 고뇌로 봐 주시면 감사하겠다."
-롤모델이 있는지.
"배철수 김창완씨다. 나이 들어서도 자기가 원하는 일을 계속 지치지 않고 즐기면서 하시는 면이 존경스럽다. 배철수씨를 MBC에서 만날 기회가 있었는데 소위 말하는 꼰대가 되지 않으려 스스로 노력하는 모습이시더라. 이경규씨도 방송에서는 꼰대 이미지가 있는데 만나보면 그렇지 않다. 자기 의견을 고집하거나 강압하지 않고 어린 사람 의견도 재미있을 것 같으면 바로바로 수용하신다. 열려있다는 점에서 방송을 하면서 새로운 롤모델이 됐다."

"코로나 상황이 안타깝다. 코로나가 풀리면 외국에서 해보고 싶은 것이 있다. 이경규씨는 국가대표 예능인이라고 생각한다. 한중일 예능대부가 토크로 한 판 붙는 아이템을 생각했다. 일본 아카시야 산마, 중국 궈더강 같은 각 나라 예능 대부와 개그로 한 판 붙는 아이템인데, 코로나가 풀리면 가장 해보고 싶다."
-타 방송 등과 컬래버레이션 계획은?
"잡지라든지 방송이라든지 가리지않고 컬레버레이션이 있다. 펭수 경우 다른 만남을 추진하고 있다. 하고싶은 채널은 너무 많은데, 이경규씨가 유재석씨와 만남을 고대하고 있어서 '유퀴즈 온 더 블록' 유재석 조새호씨가 이경규씨를 인터뷰하면 어떨까 바람이 있다. 또 만나고 싶어하는 강호동, 최민식씨는 '취중진담' 포맷이 있으니 한번 찐하게 만나는 모습도 보고 싶다. 박명수씨는 미담을 취재하러 갔더니 아무리 생각해도 없다며 '한번 맞짱뜨자'는 메시지를 줬다. '수발 들던 녀석들이 맞짱 뜨자 한다'고 분개하셨지만 보고싶다는 생각이 든다. 가능성은 항상 열어두고 있다."
스포티비뉴스=김현록 기자 roky@spotv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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