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미디 살리겠다더니…흐름 못 읽고 심의 탓하는 '개승자'·'코빅'[S의 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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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개그 소재의 수위를 둘러싼 갑론을박이 수면 위로 떠오르면서 다시 빨간불이 드리우는 분위기다. 지난 14일 유튜브 '개승자' 채널을 통해 공개된 '김준호, 변기수 방송불가 영상(feat. 시청자데스크)'과 같은 날 방송된 '코미디 빅리그' 속 '사이코러스' 코너와 '두분사망토론' 코너가 이슈의 중심에 선 것.
이날 '개승자' 출연진은 한자리에 모여 '코미디가 나아갈 길'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을 가졌다. 윤형빈은 "개그가 여러 이유로 재미가 없었다. 오히려 예전 개그가 화제가 된다"고 짚었다. 김원효는 "제약이 너무 많지 않았나. 그래서 조심스러워졌다. 조심스럽게 하다 보니까 위축되고 예전만큼 못 살린다"고 털어놨다.
변기수와 김준호는 심의 기준 완화에 대한 의견을 적극적으로 개진했다. 변기수는 "저희에게 조금만 자유를 주시면 좋겠다. 오나미 씨한테 직설적으로 1차원적인 개그를 해야 하는데 하면 난리가 난다"고 밝혔다. 김준호는 "KBS가 더 빡빡하다"며 "지금은 개그를 다 비하로 본다. 우리는 비하할 의도가 없다. 방송통신위원회를 찾아가서 정중하게 말씀드리고 1인 피켓 시위라도 하겠다"고 말했다.
이들의 이야기는 공감을 얻기도 했지만, 비난을 사기도 했다. "이 재미있는 게 편집된 거냐" "윗선에서 죄다 잘라버리는데 개그를 할 수가 있냐" "본방송보다 이 영상이 재밌는 걸 보면 개그맨들이 왜 심의에 불만을 느끼는지 알 거 같음"이라는 반응이 있는가 하면, "1차원적인 개그가 제일 재밌다는 건 동의가 안 된다" "시대에 발맞추는 것도 재능" "사람들은 단점으로 놀리는 것에 웃고 싶지 않은 것"이라고 지적하는 댓글도 찾아볼 수 있다.
이 가운데 오랜만에 공개 방송을 진행한 '코미디 빅리그'에서 출연진이 공교롭게도 외모를 활용한 개그를 선보여 뭇매를 맞고 있다. '사이코러스'의 황제성, 양세찬은 가수 부끄뚱으로 활동 중인 문세윤에게 "돼지면 돼지답게 수육이면 수육답게 굴어라" "우리는 널 돼지로 봐" "그러면 살을 빼" 등 인신공격성 발언을 했다. '두분사망토론'의 박영진은 자신의 여자친구가 예쁘다는 한 남성 관객에게 "그건 네 생각이고"라고 받아쳤다. 이어 만류하는 이상준에게도 "네 얼굴 놀리면 벌 받는 게 아니라 벌 받은 얼굴이라 놀리는 것"이라고 조롱했다.
'외모 비하 개그'에 대한 비판은 개그계의 묵은 과제 같은 존재다. 1999년부터 21년간 시청자를 찾았던 KBS2 '개그콘서트' 폐지 당시에도 언급됐던 대표 사안 중 하나이며, 제작진이 휴식기 중 꾀하겠다던 "새로운 변신"에도 암묵적으로 포함됐던 내용이다. 업계 내에서는 이처럼 '외모 비하 개그'가 외면받게 된 이유가 대중의 높아진 의식 수준에 따른 트렌드 변화로 인한 것이라고 풀이되기도 했다.
설 수 있는 무대가 사라지자 스스로 유튜브 등에서 활로를 개척하는 데에 성공한 코미디언들의 등장도 '1차원적 개그는 현 트렌드와 맞지 않는다'는 주장에 힘을 실었다. "웃음에 한계가 있다"는 일부 코미디언들의 호소와 달리, 굳이 상대의 외모나 신체적 특징을 희화화하지 않더라도 신선하고 영리한 콘텐츠는 큰 사랑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한 실례가 됐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한 연예 관계자 A씨는 스포티비뉴스에 "개그가 젊은 세대에게 외면당한 이유를 심의 탓으로 돌리는 것은 구시대적인 발상이다. 조금만 시선을 돌려 보면 MZ세대의 니즈를 충분히 파악할 수 있다. '피식대학'이 좋은 예이지 않나. 댓글만 봐도 '이런 걸 원했다'는 반응이 많다. 무해하지만 웃긴 콘텐츠를 발굴하려는 노력 없이 심의라는 핑계를 댄다면 발전할 수 없을 것"이라고 전했다.또 다른 관계자는 "그간 코미디언들이 설 무대가 없었던 것은 안타깝게 생각한다. 하지만 코미디에서 다뤄져야 하는 사회적 흐름이라는 게 있고, 그 흐름에 코미디언 역시 기민하게 반응해 영향을 끼칠 수 있는 개그를 해야 한다"며 "특히 '외모 비하'는 특히나 요즘 지향해야 할 가치와 거리가 멀다. 이런 부분에서 코미디언들이 자성해야 하는 움직임이 있어야 한다고 본다. 이 움직임에서 경쟁력이 나온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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