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국이부터 '차정숙'네 쓰레기까지…현재진행형 배우 김병철[인터뷰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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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정혜원 기자] 무시무시한 파국의 원령부터 하찮아서 못 내치는 불륜남까지. 배우 김병철이 또 다시 자신의 연기 스펙트럼을 넓혔다. JTBC '닥터 차정숙'으로 명실상부 주연배우로 제 몫을 톡톡히 해낸 그의 변신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김병철은 드라마 '태양의 후예', '도깨비', '미스터 션샤인', '스카이 캐슬'에 이어 '닥터 차정숙'까지 비중에 상관없이 각 배역에 꼭 맞는 연기로 자신의 존재감을 입증했다. 특히 그가 출연한 작품마다 시청률, 화제성 등 모든 면에서 폭발적인 반응을 얻으며 '흥행 보증 수표'로 떠올랐다.
'흥행 보증 수표'이자 '믿고 보는 배우'라는 타이틀이 운으로 만들어징 리 없다. 김병철은 작품을 선택할 때 전체적인 이야기의 흐름을 가장 중시한다고 했다.
그는 자신만의 작품을 고르는 기준이 있는가에 대한 질문에 "전체적인 이야기를 먼저 본다. 이 이야기가 나한테 재미있고 흥미로운가를 본다"라며 "그리고나서 제가 제안받은 역할을 보고, 내 역할이 그 안에서 어떤 것을 하는지를 본다. 작품에서 할 수 있는 것들이 많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고 말했다.
이런 그의 연기관은 '닥터 차정숙'에서도 드러난다. 4일 종영한 JTBC 드라마 '닥터 차정숙'은 20년 차 가정주부에서 1년 차 레지던트가 된 차정숙의 찢어진 인생 봉합기를 그린 드라마다. 김병철은 '닥터 차정숙'에서 차정숙(엄정화)의 남편이자 대장항문외과 과장 서인호로 분했다. 그는 극 중 차정숙 몰래 과거 연인이었던 최승희(명세빈)와 불륜을 저지르며, 차정숙, 최승희 두 사람 모두에게 상처를 안기기도 했다. 엄정화가 맡은 차정숙의 자아찾기가 탄탄하게 그려진 가운데김병철은 분노유발 불륜남편이면서 결코 미워만 할 수 없는 인간미 넘치는 캐릭터를 절묘한 톤으로 그려냈다. 그 아닌 서인호를 상상하기 어려울 정도다.
흥미로운 이야기와 공감가는 전개, 배우들의 호연이 더해진 '닥터 차정숙'은 1회 시청률 4.9%로 시작해 14회 기준 18%를 넘어섰고, 많은 사랑과 관심을 받으며 종영했다.
김병철은 '닥터 차정숙'이 사랑받을 수 있었던 이유에 대해 "대본이 잘 쓰여져 있었던 것 같다. 성장 드라마인데 전체적인 균형이 잘 맞았다. 진지한 성장물과 감동, 재미가 함께 모여 시너지를 낸 것 같다. 제작 과정에서 스태프나 연기자들이 잘 소화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경력이 단절된 여성분들의 호응이 생각보다 좋았던 것 같다. '이런 이야기를 보고 싶었던 분들이 많으셨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보통 '불륜'을 연기하면 시청자들에게 밉상의 이미지로 찍히기 마련이지만 김병철은 캐릭터에 자신의 매력을 더해 오히려 친근하고 귀엽다는 평가를 받았고, '귀여운 쓰레기'라는 별명을 얻었다. 물론 불륜이 그저 긍정적으로 보이지 않도록 수위에도 신경썼다.
그는 대중이 지어준 '귀여운 쓰레기'라는 별명에 대해 "누리꾼들의 문장력은 대단하다고 생각했다"라며 "귀엽다는 평가가 호감의 표현이라고 생각해서 감사하다. 인물의 다양한 면을 드러낸다는 측면에서 긍정적인 평가라고 느낀다"고 만족해했다.
그는 미혼의 입장에서 결혼생활은 물론 불륜까지 연기하느라 힘든 점이 있었다고 털어놨다. 그는 "관계가 있다는 것이 힘들었다. 가정 생활에 대한 경험이 없기 때문에 간접경험으로 채워야 했었다. 불륜의 설정도 생각을 해야하는 게 많아서 쉽지는 않았다"고 고백했다.
이어 "연기할 때도 어려웠던 지점은 정화 선배님은 캐릭터도 그렇고 선배님의 원래 성격도 너무 긍정적이라서 정이 가는 사람인데, 인호는 그런 정숙을 보면서 보통 사람들과는 다르게 반응한다. 인호는 정숙이에게 매몰차게 대해야 한다는 것이 어려웠던 것 같다. 제가 느끼는 것과 완전히 다르게 해야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김병철은 '도깨비' 명대사 "파국이다" 덕에 여전히 '파국'이라는 수식어가 따라다닌다. '닥터 차정숙'에서도 김병철이 불륜을 저지르는 것을 보며 대중은 그에게 또 한번 '파국'이라는 단어를 연결시켰다.
'도깨비'가 종영한지 어느덧 6년이 흘렀지만 여전히 자신을 따라다니는 단어 '파국'에 대해 그는 "'도깨비'의 영향이 커서 그런 것이지 드라마는 기본적으로 갈등상황을 다루기 때문에 부정적인 국면은 필수다. 또 제가 '파국'이라는 단어가 연상되는 역할을 했기 때문에 더 그런 것 같다"라며 "앞으로도 '파국'이라는 이야기를 피하기 어려울 것 같다. 또 저는 그것도 관심의 표현이라고 생각해서 감사하게 받아들인다"고 말했다.
김병철은 다음으로 도전해보고 싶은 장르로 멜로를 꼽았다.
그는 "멜로를 하고 싶다. 누리꾼들이 '중년 로맨스 코미디를 하면 재밌지 않을까'라고 해준 것을 봤고, 제가 그런 드라마에 나오는 것을 보고싶어하는 분들도 계신다는 것을 알았다. 어느정도 수요가 있는 것 같다"고 미소를 지었다.
이어 "저는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한다. 공급할 준비가 됐다. 이번 작품을 통해 배운 것은 김병철이라는 연기자에 대한 로코 수요가 있다는 것이다"라고 '멜로' 작품에 대한 욕심을 드러냈다.
김병철이 차기작에서는 어떤 매력으로 존재감을 펼칠지, 자신이 원하는 멜로 작품으로 시청자들을 만날 수 있을지, 그가 연기자로서 선보일 행보에 더욱 기대가 높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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