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주 파문→귀화 강행' 김민석, 기적은 없었다…밀라노 첫 레이스 11위 침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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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박대현 기자] 끝내 기적은 없었다. 국적을 바꾸고 밀라노 빙판 위에 오른 김민석(27·헝가리)의 세 번째 올림픽 도전이 냉혹한 현실을 마주했다.
김민석은 12일(한국시간) 이탈리아 밀라노 스피드스케이팅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 올림픽 남자 1,000m에서 1분08초59를 기록, 11위로 레이스를 마쳤다. 메달권과는 거리가 있었다.
6조 인코스에서 출발한 그는 레이스 직후 중간 순위 4위에 자리했다. 일찌감치 포디움 입성 꿈이 불발됐다. 후속 조 경기가 이어질수록 순위는 조금씩 밀렸고 전광판에 11위가 확정되면서 시상대 그림자는 완전히 사라졌다. 경기 후 취재진과 인터뷰도 정중히 고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민석은 한때 한국 남자 중장거리 간판이었다. 2018 평창, 2022 베이징 대회에서 각각 은메달 1개와 동메달 2개를 따내 올림픽에서만 세 차례 시상대에 섰다. 특유의 후반 스퍼트와 노련한 경기 운영은 세계 정상급이었다.
그러나 2022년 여름 음주운전 사고는 그의 커리어를 송두리째 흔들었다. 선수 자격 정지 1년 6개월, 국가대표 자격 정지 2년의 중징계 철퇴를 맞았다. 2026 밀라노 대회 출전 길이 막히자 그는 2024년 헝가리 귀화를 선택했다.
김민석은 당시 현지 언론과 인터뷰에서 “음주운전은 전적으로 내 잘못”이라면서도 “빙판에 설 수 없는 상황에서 손을 내밀어 준 곳이 헝가리였다”고 밝힌 바 있다.
헝가리 대표팀 코치를 맡고 있던 에릭 리(이철원)의 존재는 결정적이었다. 김민석은 훈련 환경을 제공받으며 다시 몸을 만들었고 국제올림픽위원회(IOC) 규정에 따른 3년 유예 기간을 채운 뒤 이번 대회 출전 자격을 얻었다.
다만 올림픽 3회 연속 메달 수확 전망은 회의적이었다. 헝가리 유력지 '넴제티 스포츠'는 지난 3일 “김민석이 헝가리의 메달 수를 늘릴 확률은 높지 않다”고 내다봤다. “지난 시즌까지는 환상적이었다. 밀라노 대회가 1년 전에 열렸다면 다른 예측이 나왔겠지만 올 시즌 경기력은 급격히, 그리고 큰 폭으로 하락했다”며 냉정한 분석을 곁들였다.
코치진 역시 반등 해법을 물색했지만 시간이 충분치 않았다. 매체 전망은 냉혹하게도 현실이 됐다.
이번 남자 1,000m는 네덜란드와 미국을 중심으로 캐나다, 폴란드, 일본, 노르웨이 등이 메달 경쟁을 벌일 것이란 예측이 지배적이었다. '김민석의 헝가리'는 세계 최상위권과 격차가 선명했고 결국 드라마는 연출되지 않았다.
올림픽 빙판에 다른 국기를 달고 선 김민석은 첫 종목에서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하나 레이스는 하나 더 남아 있다. 오는 20일 남자 1,500m에 출전해 명예회복을 벼른다. 한때 그가 세계 정상급 기량을 자랑했던 주 종목이다.
영광과 추락, 귀화 등 굴곡진 시간을 지나 올림픽 전장에 극적으로 복귀한 김민석이 마지막 남은 1,500m에서 어떤 표정을 남길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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