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연합 없어도 극강 도파민…'데스게임' 권대현 PD "30분간 밥친구 해주세요"[인터뷰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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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장진리 기자] 넷플릭스 일일 예능 ‘데스게임: 천만원을 걸어라(이하 데스게임)’이 글로벌 시청자들의 관심 속에 순항 중이다. ‘데스게임’은 ‘서바이벌’의 백미이자 필수 장치로 여겨지는 정치, 연합 등을 완전히 배제하고 단 한 번의 ‘1:1 승부’로 승패를 결정하는 두뇌 서바이벌 예능 프로그램이다.
앞서 공개된 회차에서는 이세돌, 홍진호, 세븐하이 등 기존 서바이벌 프로그램에서 뛰어난 활약을 펼친 ‘천재형 출연자’부터 펭수, 권성준 셰프(나폴리 맛피아), 박성웅, 양나래 변호사, 빠니보틀 등 서바이벌에서 보지 못한 ‘신선한 피’까지 다채로운 결의 출연진이 모여 ‘뇌지컬 끝장 매치’를 벌였다.
‘데스게임’을 연출한 테오(TEO) 권대현 PD는 정치, 연합을 배제하고 ‘1:1 게임’에만 집중한 구조에 대해 일주일에 한 편 공개되는 일일 예능이라는 점을 고려한 계산이라고 밝혔다. 서바이벌 코어 팬은 연합, 배신, 연대 등을 통해 만들어지는 반전을 통해 ‘극강의 도파민’을 원하는 것도 사실이지만, 30분 내외의 분량을 만들어야 하는 일일 예능에서는 ‘1:1 데스매치’ 자체에 집중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라는 것.
짧은 분량과 정치, 연합이 없는 단순한 포맷에서 얻을 수 없는 도파민은 ‘1:1’로 맞붙는 출연자들의 서사로 끌어왔다. 알파고도 이긴 천재 이세돌과 두뇌 서바이벌을 모조리 평정한 홍진호의 대결, 포커 플레이어로 이미 서로를 너무 잘 알고 있는 홍진호와 세븐하이 등 ‘데스게임’ 밖부터 이미 재밌는 이들의 관계가 ‘데스매치’에 힘을 더했다.
권대현 PD는 “초반에는 이 포맷이 시청자 분들한테 익숙하지 않은 경우가 있을 것 같아서 서사를 외부에서 빌려와서라도 사람들한테 보게 하고 싶었다. 넷플릭스에서도 타이슨이 매치하면 사람들이 보지 않나. 과거 서사를 알고 있는 사람들이 모여서 보는 것”이라며 “그 정도 인물이 나오거나, 서바이벌 팬분들이 이미 잘 알고 있는 서사가 있거나, 서바이벌에 안 나왔더라도 펭수처럼 ‘우리 새 똑똑한데 이걸 알렸으면 좋겠다’ 그럴 가능성이 있는 사람 등 케미스트리를 만들어내고 싶은 의도가 있었다”라고 말했다.
대부분의 서바이벌이 ‘우승자’를 배출하는 것과 달리 ‘데스게임’은 ‘연승제’를 채택했다. 매 게임마다 승자가 다음 매치 도전 여부를 결정할 수 있고, 5연승을 달성하면 최종 데스게임 마스터에 오르는 방식이다.
권대현 PD는 “특별한 우승자를 상정해 놓지 않고 하는 포맷이니까 게임 한 편을 한 게임씩 편하게 보라는 의미에서 연승 시스템을 만들었다. 연승 시스템은 어쩄든 다음주를 기대하게 만드는 방식”이라며 “토너먼트도 생각 안 한 건 아니다. 이후에 열려 있기도 하다. 일일예능이고 게다가 처음 론칭하는 포맷 안에서 다 추구할 순 없어서 효율성을 추구했다. 뾰족한 하나의 포인트를 각인시키는 게 이번의 목표”라고 했다.
이어 권 PD는 “(섭외 당시) 라이트하게 1:1 게임만 하고 가시면 된다고 부담을 덜어드리려는 노력을 했다”라며 “이 포맷을 각인시키고 ‘밥친구’ 느낌으로 다가가는 게 먼저였다. 예고편에 나오지 않은 출연자도 있다. TV방송 레귤러 제작 방식과 비슷하기 때문에 사전 제작이 아니라 새 인물을 구하고 꾸준히 촬영 준비를 하고 있는 단계다. 만약 시즌2가 있다면 시즌1의 내용이나 포맷을 보완해서 나올 것이다. 12명 속 새로운 얼굴 중에서 엄청나게 뛰어난 활약이 많이 나온다”라고 했다.
‘데스게임’은 ‘러브 윈즈 올’, ‘쇼 미 더 코인’, ‘기억의 만찬’ 등 다양한 능력치를 구현할 수 있는 신선한 게임으로 글로벌 시청자들의 관심을 이끌어 내고 있다.
권대현 PD는 “작가님들이 고생을 많이 하신다. 저희는 대규모 팀이 아니고 소규모 팀이라 게임 개발은 작가진과 제가 하고 멘사퍼즐위원회, 코리아보드게임즈의 자문을 받기도 하고 발전 과정을 거친다. 확률 계산이 필요하면 AI 도움을 받기도 하고, 테오 내부 피디들이 게임을 함께 시뮬레이션 해보기도 한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기억의 만찬’은 멘사 분들도 시뮬레이션을 도와주셨다. ‘러브 윈즈 올’이나 아직 안 나온 게임들 중에 보드게임류에 가까운 것들은 코리아 보드게임즈에서 나와서 시뮬레이션을 도와주셨다. 작가진이나 제작진 선에서 (게임) 보완을 해야 해서 거기에 많은 시간을 할애해야 했다. ‘1:1 매치’이다 보니 플레이어에게 딱 떨어지는 게임을 해야 했다. 불공정한 느낌이 들거나 두 사람과 전혀 연관이 없는 게임을 하면 안되니까 그런 부분을 중점적으로 고민했다”라고 말했다.
이세돌과 홍진호는 암기력을 기반으로 한 ‘기억의 만찬’으로 숨 막히는 맞대결을 펼쳤다. 권대현 PD는 “바둑, 장기, 체스 같은 게임을 하면 이세돌이 유리하고, 심리 베팅을 하면 홍진호한테 유리하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두 가지의 접점을 찾아야 했다. 이세돌은 엄청난 수많은 게임을 복기하시면서도 결코 틀리지 않는 걸로 유명하시니까 암기 베이스의 게임을 하면 좋겠지만, 암기되는 양상이 변화되면서 집중하고 추격하는 느낌이 들면 좋겠다고 생각해서 가이드에 맞춰 ‘기억의 만찬’이라는 게임을 디자인했다”라고 뒷이야기를 전했다.
이어 “‘기억의 만찬’ 같은 경우는 두 사람이 플레이를 어떻게 할까 예상을 해보는데 시나리오 중에 하나가 ‘3~4시간이 지나도 안 끝나면 어떡해?’ 혹은 ‘이거 선공이 먼저 이기면 어떡해?’ 이런 경우도 있을 수 있다. 그런 걸 보완하기 위한 여러 장치가 많이 있었다. 방송에는 룰을 설명하는 부분이 경기 내용을 바탕으로 후행해서 편집이 들어가기 때문에 경기 내용과 관련해서 편집해서 내보내는 경우가 있다. 그런 부분이 서바이벌을 분석하며 보시는 입장에서는 ‘룰이 덜 된 것 아냐?’라는 오해가 생길 수 있는 것 같다. 사실은 진짜 많은 시나리오를 예상해서 보완했고, 그런 장치가 훨씬 더 길다는 걸 말씀드리고 싶다. 방송에는 나오지 않았지만 ‘기억의 만찬’은 ‘30라운드까지 진행한 이후에는 먼저 실수한 사람이 진다’는 룰도 있었다. ‘선공이 먼저 토큰을 다 털었다고 하면 후공이 실패해야 선공이 승리, 아니면 무승부’ 같은 룰도 있었다”고 설명했다.
‘데스게임’은 약 30분간의 분량에 달하는 짜릿한 끝판 데스매치를 집중해서 볼 수 있는 구조로 시청자들의 호응을 얻고 있다. 흥미진진한 전개에 일부 시청자들은 “일주일에 1편은 아쉽다”는 애정 어린 볼멘 목소리도 전하고 있다.
권대현 PD는 “‘데스게임’ 자체가 제 입장에서도, 넷플릭스 일일예능 입장에서도 처음 시도하는 장르다. 가볍게 시청하기 좋고, 해설도 있으니 보기 쉽게 느껴주시면 저희의 충분한 기획 의도를 달성하는 것 같다”라며 “항상 승패가 갈릴 때는 결정적 포인트가 있더라. 신선하게 다가갈 것 같다는 그런 장면도 있었다. 다양한 직군의 사람들이 자기가 살아온 인생이 녹아든 수가 ‘1:1 매치’에서 발현되는 경우가 많았다”라고 기대를 부탁했다.
‘데스게임’은 예상치 못한 반전의 반전을 이어가고 있다. ‘2의 남자’ 홍진호가 ‘2연승’을 위해 더 이상의 도전을 포기한다거나, ‘EBS 연습생’ 펭수가 동물 최초로 서바이벌에서 승리를 거두는 감동의 서사 같은 것들이 그렇다.
권대현 PD는 “이세돌의 경우가 너무 아쉬웠고, 홍진호가 연승 도전을 하지 않았을 때도 아쉬웠다. 관찰자 입장에서도 바라만 봐야 하는 그런 부분들이 어쩔 수 없이 나오는 것 같다. 이런 플레이를 해주길 바라면서 하는 게임인데 변수 많은 플레이를 하면서 제대로 발현되지 않았다거나, 그런데 반대로 그런 변수 때문에 신의 한수가 나오는 거겠지만”이라며 “늘 새로운 시도를 해보고 싶기도 하다. ‘추라이추라이’ 같은 경우도 그랬다. ‘데스게임’을 통해 시청자 분들이 일일예능 포맷에 익숙해지셨으면 좋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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