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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구 던지겠습니다" 경기전 했던 약속 지켰더니, 데뷔 첫 선발승으로 이어졌다

작성일: 2026.05.14 00:07 박승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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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정훈 ⓒ키움 히어로즈
▲ 박정훈 ⓒ키움 히어로즈

[스포티비뉴스=고척, 박승환 기자] "100구 던지겠습니다"

키움 히어로즈 박정훈은 13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6 신한은행 SOL Bank KBO리그 한화 이글스와 팀 간 시즌 4차전 홈 맞대결에 선발 등판해 5⅓이닝 동안 투구수 101구, 3피안타 4볼넷 4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하며, 데뷔 첫 선발승을 거뒀다.

박정훈은 지난 2025년 신인드래프트 3라운드 전체 28순위로 키움의 선택을 받았다. 그리고 지난해 16경기에서 1패 1세이브 평균자책점 7.43을 기록하며 경험치를 쌓았고, 올해는 키움의 필승조로 마운드에 올라왔다. 지난 2일 두산 베어스전이 종료된 시점까지 14경기에서 1승 6홀드 평균자책점 2.70을 기록 중이었다.

그런데 최근 키움 선발진에 구멍이 생기게 되자, 박정훈은 선발로 마운드에 오를 수 있는 기회를 제공받기 시작했다. 하지만 지난 7일 삼성 라이온즈를 상대로 시즌 첫 선발 등판에서 박정훈은 4이닝 동안 5피안타 2볼넷 4탈삼진 4실점(4자책)으로 이렇다 할 결과를 남기지 못했는데, 이날은 달랐다.

박정훈은 1회 선두타자 황영묵을 투수 땅볼로 돌려세우며 경기를 시작했다. 그런데 요나단 페라자에게 안타, 강백호에게 볼넷을 내주면서 1, 2루 위기를 맞았다. 여기서 박정훈은 노시환을 유격수 땅볼로 잡아내며 실점 없이 이닝을 매듭짓더니, 2회에도 2사 1, 2루의 위기를 가뿐하게 넘어섰다.

흐름을 탄 박정훈은 3회 페라자-문현빈-강백호로 연결되는 중심 타선을 삼자범퇴로 봉쇄, 4회에도 노시환-허인서-김태연을 완벽하게 묶어냈다. 그리고 5회에는 선두타자를 볼넷으로 내보냈지만, 병살타를 곁들이며 이닝을 마쳤고, 승리 요건까지 확보했다.

▲ 박정훈 ⓒ키움 히어로즈
▲ 박정훈 ⓒ키움 히어로즈
▲ 데뷔 첫 선발승을 거두고 축하를 받고 있는 박정훈 ⓒ키움 히어로즈
▲ 데뷔 첫 선발승을 거두고 축하를 받고 있는 박정훈 ⓒ키움 히어로즈

가장 큰 위기는 6회였다. 박정훈은 선두타자 페라자를 볼넷으로 내보낸 뒤 문현빈의 땅볼 타구에 선행 주자를 지웠다. 그런데 이어 나온 강백호에게 2루타를 내주면서 2, 3루 위기에서 교체됐다. 이때 김성진이 마운드를 이어 받았고, 무실점을 기록하면서, 박정훈의 승리 요건을 지켜냈고, 키움이 3-2로 승리하면서 첫 선발승으로 연결됐다.

경기 후 만난 박정훈은 동료들의 물폭탄 축하를 받았다. 첫 승은 아니었지만, 키움 선수들은 선발로서 첫 승을 거둔 박정훈을 향해 진심을 다해 축하했다.

선발승 소감은 어떨까. 그는 "오늘 타자들도 초반에 잘 쳐줘서 던지기 편했던 것도 있고, 수비에서도 형들과 선배님들이 정말 잘해주시면서, 3박자가 다 잘 맞았던 것 같아서 기분이 좋다"며 "오늘 1회부터 9회까지 다 떨렸던 것 같다. 첫 승은 만들어진 상황에 내가 막으러 올라간 것이었고, 오늘은 내가 경기를 만들어가는 입장이라 특별한 것 같다"고 말했다.

불펜으로 뛰다가 선발로 갑작스럽게 보직을 변경해 100구 이상을 던졌는데, 부담스럽지는 않았다고. 그는 "원래 공을 많이 던지는 것은 자신 있었다. 6회가 시작될 때 조금 힘들긴 했지만, 이겨내 보려고 했다. (김)성진이 형이 잘 막아줘서 이길 수 있었던 것 같다"고 미소를 지었다.

▲ 박정훈 ⓒ곽혜미 기자
▲ 박정훈 ⓒ곽혜미 기자
▲ 박정훈
▲ 박정훈

이어 "오늘 경기 전에 코치님께서 '몇 개 던질거냐?'고 하셨다. 그때 '100구 던지겠습니다'라고 했는데, 5회가 끝나고 내려오니 코치님께서 '힘드냐?'고 물어보시더라. 그래서 '안 힘듭니다'라고 했더니 '네가 100구 던진다고 했으니, 또 올라가서 던져봐'라고 하셔서, 잘 던져보려고 했는데, 마지막이 쉽지 않았던 것 같다"고 덧붙였다.

선발로 가능성을 보였지만, 박정훈은 막상 보직에 대한 욕심은 없다. 박정훈은 "오늘도 5회까지는 생각도 안 했다. 계속 한 이닝, 한 타자만 생각하면서 던졌다"며 "어디서 나가든 내보내주시면 잘 던질 수 있다. 나가는 것 자체 만으로 의미를 두고 있어서 보직에 대한 욕심은 없다. 어느 위치에서든 할 것만 열심히 잘 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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