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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스파→아일릿도 당했다…딥페이크 성범죄, 새로운 위협[초점S]

작성일: 2026.07.05 11:00 홍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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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룹 에스파 윈터, 카리나(위)와 아일릿. ⓒ곽혜미 기자
▲ 그룹 에스파 윈터, 카리나(위)와 아일릿.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홍혜민 기자] 인공지능(AI) 기술의 발전이 K팝 산업에도 새로운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다. 악성 댓글과 허위사실 유포를 넘어 이제는 아이돌의 얼굴을 합성한 딥페이크 성범죄가 음지 시장에서 조직적으로 유통되며 연예계의 새로운 위협으로 떠올랐다.

주요 기획사들은 경찰과의 공조, 전담 모니터링, 무관용 법적 대응을 앞세워 강경 대응에 나서고 있지만, 기술 발전 속도를 법과 제도가 따라가지 못한다는 지적도 적지 않다. 특히 제작·유포자에 대한 처벌은 강화되는 반면 불법 콘텐츠를 소비하는 구매자 처벌에는 허점이 남아 있어 보다 실효성 있는 제도 보완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최근 주요 기획사들은 소속 아티스트를 겨냥한 딥페이크 성범죄와의 전면전을 선언했다. 지난 29일 하이브 산하 레이블들은 각각 소속 그룹인 르세라핌, 뉴진스, 아일릿을 대상으로 한 딥페이크 음란물 제작·유포 사건에 대해 수사를 진행 중이라고 밝히며 어떠한 합의나 선처 없이 끝까지 법적 책임을 묻겠다는 방침을 재확인했다.

▲ 그룹 뉴진스, 르세라핌. ⓒ곽혜미 기자
▲ 그룹 뉴진스, 르세라핌. ⓒ곽혜미 기자

르세라핌 측은 법원에 엄벌을 요청하는 의견서를 제출했고, 뉴진스 사건에서는 피고인에게 징역 3년의 실형이 선고된 데 이어 항소도 기각됐다. 아일릿 역시 경찰 수사를 통해 피의자 신원이 특정돼 재판이 진행 중이며, 텔레그램 등 해외 플랫폼과 폐쇄형 채널을 이용한 범죄 역시 관계기관 공조를 통해 지속적으로 추적하고 있다고 밝혔다.

SM엔터테인먼트 역시 강경 대응 기조를 이어가고 있다. 에스파 카리나와 윈터를 대상으로 딥페이크 영상을 제작해 판매한 피고인은 항소심에서 징역 2년 6개월의 실형과 함께 성폭력 치료 프로그램 이수, 아동·청소년 관련 기관 취업 제한 명령을 받았다. SM은 팬들의 제보와 자체 모니터링을 기반으로 국내외 플랫폼에서 관련 증거를 지속적으로 확보하고 있으며, 딥페이크뿐 아니라 악성 게시물과 성희롱성 콘텐츠에 대해서도 무관용 원칙 아래 법적 대응을 이어가고 있다고 밝혔다.

딥페이크 제작물로 인한 피해가 심화되면서 기획사들도 기존의 사후 대응에서 벗어나 보다 적극적인 공조 체계를 구축하는 모양새다. 실제로 하이브는 경기북부경찰청과 딥페이크 범죄 근절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하고 전용 핫라인을 구축했다. 자체 모니터링과 팬 제보 시스템을 통해 확보한 자료를 수사기관과 공유한 결과, 하이브 아티스트를 대상으로 허위영상물을 제작·유포한 피의자 8명이 검거됐으며, 이 가운데 텔레그램 대화방을 운영하며 범행을 주도한 6명은 구속됐다. 디지털 범죄가 플랫폼과 국경을 넘나드는 만큼 민간과 수사기관의 공조가 실질적인 성과로 이어진 사례라는 평가가 나온다.

다만 업계에서는 기획사의 대응만으로는 범죄 확산을 막는 데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지난해 성폭력처벌법 개정으로 딥페이크 허위영상물 제작·배포에 대한 처벌은 대폭 강화됐지만, 시장을 유지하는 소비 구조에 대해서는 여전히 빈틈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실제 최근 법원은 미성년 연예인의 얼굴을 합성한 성착취 이미지를 구매한 피고인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제작자와 유포자는 처벌 대상이지만 합성물을 구매한 소비자는 현행법상 처벌이 어렵다는 판단이었다. 결과적으로 불법 시장을 유지하는 수요층에 대한 제재가 사실상 이뤄지지 않는 셈이다.

AI 기술 발전으로 딥페이크 범죄는 갈수록 정교해지고 확산 속도도 빨라지고 있다. 기획사들의 강경 대응과 수사기관의 공조가 일정 부분 성과를 거두고 있지만, 제작·유포뿐 아니라 소비까지 차단할 수 있는 법적 장치가 뒷받침되지 않는다면 범죄는 또 다른 형태로 반복될 가능성이 크다. K팝 산업이 세계 시장에서 영향력을 키워가는 만큼 아티스트를 겨냥한 AI 기반 성범죄 역시 새로운 산업 리스크로 떠오른 가운데, 기술 발전 속도에 걸맞은 제도 정비와 실효성 있는 대응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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