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배정호]

[SPOTV NEWS=배정호 기자] 박미희 감독은 2006년 12월부터 KBSN 해설위원직을 시작했다. 중계를 함께 해왔던 KBSN 관계자에 따르면 박미희 감독의 성실성은 공공연한 사실이었다. 박미희 감독의 성실성이 돋보이던 일화가 하나 있다. “중계 전날 박미희 감독이 다리를 크게 다쳐 깁스를 했다. 잠시 동안 대체자를 구해야 겠다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박미희 감독은 목발을 집고 깁스 한 발로 경기장까지 왔다. 그 모습을 보고 놀랐다.” 

9년 동안 꾸준한 연구와 노력으로 여자배구 중계의 표본이 되었던 박미희 감독. 하지만 지난 시즌 그녀가 아쉬워했던 한 팀이 있었다. 공교롭게도 현재 팀을 맡고 있는 흥국생명이었다. 흥국생명 경기가 있는 날에는 유독 쓴소리를 마다하지 않았다. 가능성이 있는 선수들이었지만 제 실력을 발휘하지 못한 안타까움 때문이었다. 어찌 보면 ‘배구선배’가 보일 수 있는 당연한 애정이었다. 

필연일까, 우연일까. 박미희 감독은 지난 5월 류화석 감독 뒤를 이어 흥국생명 사령탑에 올랐다. “딱 6개월전, 시즌준비를 위해 훈련장에 왔던 기억이 생각나네요. 그 때는 제 3자의 입장에서 연습경기를 바라보았는데, 이렇게 흥국생명의 유니폼을 입고 있는 것이 신기할 뿐입니다.”

부임 후 박미희 감독은 선수들 기 살리기에 먼저 힘을 쏟았다. 자신감을 갖게 하려는 의도였다. 세터 조송화에게는 특별한 숙제를 부여했다. “송화에게는 일기를 쓰게 했어요. 지적받은 점과 칭찬을 동시에 기록하게 했죠. 특별하게 검사는 하지 않아요. 하지만 서로의 신뢰를 확인할 수 있는 좋은 시도라고 생각합니다.”

때로는 언니처럼, 때로는 어머니의 마음으로 선수들을 지도하고 있는 박미희 감독. 그녀의 꼼꼼함과 세심함은 현재 빛을 보고 있다. 흥국생명은 완벽하게 환골탈태한 모습이다. 지난 10월 26일에는 화성에서 지난 시즌 단 1승도 거두지 못했던 IBK(통산전적 1승17패) 를 3-0으로 완파했다. 

하지만 박미희 감독은 차분했다. 시즌을 반도 채우지 않았기 때문이다. 선수들이 지금처럼 훈련한 만큼의 성과를 얻었으면 좋겠다는 박미희 감독. 좋은 분위기 속에서도 아직까지 그의 목표는 오로지 플레이오프 진출이다. 하지만 박미희 감독의 속은 더 높은 곳을 향하고 있을지 모른다. 

2007년 입단하여 현재 팀내에서 가장 오래 선수생활을 한 김혜진이 해설위원으로 데뷔한 이숙자 위원에게 건낸 말이 있다. “지난 몇 년간 이렇게 배구를 재밌게 해본 적이 없는 것 같아요. 언니 요즘 너무 행복해요.” 

이렇게 박미희 감독 지도아래 흥국생명 선수들은 하나가 되며 ‘명가재건’을 꿈꾸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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